美사우스웨스트 항공 2600편 취소, '지각 대응'에 FBI수사

차미례 기자 2022. 12. 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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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크루즈 여행 연결 등 타지 비행계획 가족들 발묶여
27일 전국 취소 항공편 3000편 중 대부분 차지
연방 교통부, 항공사 인력운영 등 내사 착수

[덴버= AP/뉴시스] 27일 미국 덴버공항 활주로에 계류중인 사우스웨스트의 제트 여객기.

[댈러스( 미 텍사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그 동안 미 전국에서 크리스마스 휴가 여행을 망쳤던 대규모 눈폭풍과 혹한에 이어 27일(현지시간 ) 전국에서 수 천편의 항공기 운항을 무더기 취소한 것을 두고 연방정부가 다른 항공사에 비해 대처가 늦어진 것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다른 미국 항공사들이 폭풍 피해를 겪은 뒤 대부분 운항을 회복한 하루 뒤인 27일 밤까지 동부 해안 지역에서 2600편의 항공기 운항을 추가로 중지시켰다.

이는 27일 전국에서 취소된 항공편 3000편 가운데 80%가 넘는 숫자라고 항공기 운항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는 밝혔다.

혼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우스에스트는 21일 항공편 2500편과 22일 1400편도 취소해서 그 동안에 망가진 비행 스케줄 회복이 더 어렵게 되었다.

사우스웨스트가 취항 중인 전국의 공항에서는 탑승객들이 다른 항공편의 잔여 좌석을 구하기 위해서 길게 장사진을 친 모습이 계속되었다. 이들은 몇 시간이고 희망을 품고 기다렸다가 거절당하기 일쑤였고 일부는 더 빨리 가기 위해 아예 차량을 렌트하려고 애썼다.

어떤 사람은 아예 공항 바닥에서 잠을 자기도 했고 여러 공항의 곳곳마다 승객들의 짐이 산더미 같이 쌓여갔다.

66세의 은퇴한 건설노동자 콘래드 스톨은 캔사스시티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부친의 90세 생일을 위해 가려고 했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편이 27일 아침 취소되면서 88세의 어머니도 이번에 뵙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에 다니러 갔을 때 어머니가 '너를 다시 보기 어렵겠다'고 했다. 여동생이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데 두 분 다 빠르게 쇠약해서 급히 가봐야한다. 하지만 이제는 날씨 때문에 봄에나 갈 수 있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댈러스에 본사가 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27일 오후까지도 이번 사태에 대한 해명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 고객 전화 폭주로 전화통화도 어려워 일부고객들만 인터넷으로 항공편 취소나 변경이 가능하다.

이번 사태는 주말에 시작되어 항공사가 전체의 70% 항공편을 취소한 26일에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 날은 미국에서 사상 최악의 눈폭풍이 그친 날이었다.

항공사는 수 많은 조종사들과 승무원들이 항공기 탑승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지만 항공사 노조는 너무낙후된 인력 배치 소프트웨어와 회사측의 운영 잘못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조종사협회의 케이시 머레이 회장은 이 회사가 2021년 10월에도 똑같은 일을 겪었지만 운영 시스템을 고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방 가능한 일이 또 일어나서 정말 절망스럽다. 항공사가 항공기와 승무원들을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는 조종사들의 현재 위치 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머레이 회장은 회사 운영진이 이번 주 일부 공항의 조종사들에게 전화해서 중앙 본부로 연락을 해달라고 했으며 그 곳에서 조종사들의 명단을 일일히 손으로 적어서 본사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운수노조의 사우스웨스트 지부장 린 몽고메리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장관이 사우스웨스트의 항공대란을 비난하면서 이 항공사의 문제점에 대해 자신과 면담을 요청했다며 난감해 했다.

"결국 항공사가 아닌 국가 최고기관과 의논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건 정말 엄청난 파국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교통부 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상원 통상위원회가 조사에 나섰고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은 항공사에게 여행에 지장을 받은 탑승객들에 대한 배상을 촉구했다.

사우스웨스트 대변인은 이번 항공편 취소가 눈폭풍과 한파의 이동 경로가 변하면서 조종사와 승무원이 비행기와 연결되지 못한 탓이라고 변명했지만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출발해 멕시코로 가는 크루즈선을 12월 24일에 예약한 브라이스 버거 일가족은 덴버공항에서 예고 없이 항공편이 취소되어 캘리포니아주 버뱅크행 항공편으로 바꿨지만 이 마저도 탑승 게이트 앞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취소되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크루즈여행을 포기하고 일가족이 렌트카로 휴가여행에 나선 솔트 레이크 시티에서 AP와 통화하면서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 가족의 짐은 아직도 덴버 공항에 있지만 캘리포니아 행 비행기요금이나 크루즈 예약에 대한 배상은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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