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문화계 10대 뉴스]청와대 개방·18세 피아니스트 임윤찬·프리즈 서울 뜨거웠다

문화부 기자 2022. 12.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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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코로나로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면서 2022년, 올 한해 문화예술계는 활기를 되찾았다. K콘텐츠는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그 어느해보다 큰 힘을 발휘했다. 이수지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아동문학계 노벨상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는 낭보를 전했고,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청와대 개방은 국민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개방 44일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고, K콘텐츠 원조격인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되어 세계속에서 우리문화유산의 존재감을 빛냈다. 종교계에서는 천주교 유흥식 교황청 장관이 한국인 네 번째 추기경 탄생으로 화제를 모았다. 미술계는 키아프 아트페어가 사상 처음으로 영국 프리즈 아트페어와 공동 개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역대급 흥행 실적을 보였고, 공연계는 코로나로 움츠린 지난해와 달리 대형 뮤지컬이 쏟아지면서 코로나 전보다 티켓 판매액이 504억 증가했다. 기쁨과 슬픔은 공존한다. '시대의 지성인'이었던 시인 김지하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하늘로 떠났다. 출판 공연 종교 미술 등 2022년을 뜨겁게 달군 10대 뉴스를 월별 순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시스] 이수지 작가 (사진=비룡소 제공) 2022.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화부 기자 =

①이수지 작가, 한국인 최초 '아동문학계 노벨상' 안데르센상 수상

그림책 작가 이수지(48)는 3월 '아동문학계 노벨상'인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로 이룬 쾌거다. 이 작가는 지난 2016년 같은 부분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의 도전 끝에 안데르센상을 거머쥐었다. 2월에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 수상으로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로 거듭났다. 대표작인 '여름이 온다'는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이전보다 154배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일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런던= AP/뉴시스] 소설집'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가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5.27

②정보라 '저주토끼', 부커상 최종 후보...장르소설 부상

오랜 기간 장르소설을 써온 정보라 작가가 '저주토끼'로 지난 4월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 SF소설의 위상이 다시 한번 커졌다. 후보작에 올랐던 소설집 '저주토끼'는 5년 만에 재출간되며 이전보다 5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작가는 지난해 대학 강의를 그만두고 전업작가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0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약 11년간 시간강사로 연세대에서 강의를 했지만 퇴직금과 각종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4월 연세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주목받았다. 8월에 시간강사 비정규직의 현실을 고발하며 평등한 교육사회 건설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이어령 장례식장. 김지하 장례식장. 뉴시스DB.

③'시대의 지성' 이어령·'저항시인' 김지하 타계

지난 2월 이어령 선생이 암 투병 끝에 향년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이 전 장관은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원 설립, 도서관 발전 정책 기반 마련 등을 통해 문화정책의 기틀을 세웠다. 이후에는 문인으로 평생 집필 활동을 하며 '시대의 지성'으로 불렸다. 별세 이후에도 고인이 마지막까지 집필했던 유고집 '눈물 한 방울'을 비롯해 파람북의 '한국인 시리즈' 등 서점가에는 그의 숨결이 이어졌다. 인터뷰집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역주행하며 판매량이 5배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저항시인' 김지하는 지난 5월 1년간의 투병 생활을 한 끝에 향년 81세에 별세했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 한국 문학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1970년대 유신 독재에 대한 저항운동의 중심에 있던 그는 이후 생명 사상을 바탕으로 한 생명시로 문학적 변화를, 1991년 조선일보 칼럼 등으로 민주 진영과 멀어지며 정치적 변화도 거쳐왔다. 6월에 추모문화제가, 이후 추모문집이 출간되는 등 김지하에 대한 추모가 문화계에서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청와대 국민 개방 기념행사가 열린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왕가의 산책 행사가 열리고 있다. 개방행사는 오는 22일까지 열리며 온라인 신청자 중 당첨자만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6차례에 걸쳐 6500명씩 매일 3만90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2022.05.10. photo@newsis.com

④청와대, 74년 만에 국민 품으로…공연 전시 복합문화공간으로

청와대가 74년 만에 개방됐다. 지난 5월10일부터 일반 관람이 시작되어 개방 44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6~8월엔 주말 문화 행사도 열려 복합문화예술 역사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관람객을 위해 국가무형문화재인 줄타기 종목의 전승자 공연을 비롯해 서울시 협조로 진행된 태권도 시범단 공연 등을 선보였다. 지난 추석 동안에는 '청와대, 칭칭나네' 행사를 통해 풍물놀이, 강강술래 등 전통예술 공연을 선보여 연휴 기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7월20일부터 12일간 진행됐던 ‘청와대, 한여름 밤의 산책’은 1일 2회로 운영됐다. 주변 야경을 돌아보며 해설사가 청와대 곳곳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청 경쟁률은 92대1에 육박했다.
청와대 춘추관, 영빈문, 정문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종합 안내판도 세워졌다. 8월 춘추관에서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 프로젝트 첫 전시 행사로 장애예술인 특별전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열렸다. 이어 문학 특별 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가 12월22일 개막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개방 146일만에 200만명을 돌파, 현재 274만6868명을 기록했다.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게 '비레타'(빨간색 사제 각모)를 씌워준 뒤 포옹하고 있다. 2022.08.27.

⑤4번째 한국인 추기경 탄생…유흥식 대주교 임명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지난 5월29일(현지시간) 추기경으로 공식 임명됐다. 이로써 한국은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 추기경,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1943~) 추기경에 이어 네 번째 추기경을 배출했다.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 지 약 11개월 만이다. 그동안 서임된 추기경 모두 서울대교구장 출신이지만,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 출신 추기경이 탄생했다.
유 추기경은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 졸업 후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솔뫼 피정의 집 관장, 대전교구 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2003년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다. 2005년 대전교구장직을 수행하다 지난해 6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다.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차관보 이상 고위직에 오른 첫 사례다.
[서울=뉴시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MOC 프로덕션 페이스북 캡처) 2022.12.02. *재판매 및 DB 금지

⑥피아니스트 임윤찬, 18세에 반 클라이번 역대 최연소 우승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18살 나이로 세계적인 권위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 역사를 쓰며 클래식계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특별상 2개를 거머쥐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한국인 우승은 두 번째다. 만 11세에 데뷔해 15세인 2019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괴물 신예'로 불렸다.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10대 클래식 공연에도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연주가 포함됐다. 지난 3일 도쿄 산토리홀에서 일본 무대 데뷔를 마친 그는 내년에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데뷔를 비롯해 뉴욕 필하모닉 데뷔 등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이순재 신구 박정자 *재판매 및 DB 금지

⑦이순재·신구·박정자…연극계 '방탄노년단' 활약

연기 경력 50년 이상의 연극계 거목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해였다. 원로 배우들은 연륜과 내공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이며 티켓파워까지 자랑, '방탄노년단'으로 유명세를 누렸다. 연기 인생 60년을 맞은 신구는 올 초부터 '라스트 세션'과 '두 교황',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까지 세 작품에 내리 출연했다. 지난 3월 건강 문제로 공연 중 입원도 했지만, 연기 열정은 계속됐다. 지난해 세 시간 넘는 연극 '리어왕'을 이끌며 관록의 저력을 보인 이순재는 올해 연극 '아트' 출연에 이어 연말에 '갈매기' 연출로 나섰다. 데뷔 60년인 박정자도 연극 '햄릿'과 '러브레터'에 잇따라 출연했다. '햄릿'은 권성덕, 전무송,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6년 만에 다시 뭉쳐 화제가 됐다. 이들은 젊은 후배들에게 주연 자리를 내주고 조연·단역을 자처했고, 존재감은 더 빛났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엘리자벳'에 출연한 옥주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22.12.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⑧뮤지컬 시장 '옥장판 논란'...코로나 이전보다 역대급 호황 티켓판매 504억 증가

뮤지컬 시장은 어느 공연보다 뜨거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 이후 공연시장은 폭발세를 보였다. 티켓 판매액은 1분기 약 796억, 2분기 약 1244억원, 3분기 약 1411억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중 뮤지컬은 70%가 넘는 비율을 차지한다. 3분기만 살펴봐도 뮤지컬은 티켓 판매액 약 1103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504억) 보다 증가했다. 4분기에는 '물랑루즈!'와 '스위니토드', '영웅',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대형 뮤지컬이 줄줄이 무대에 올라 전망이 더 밝다. 뮤지컬계를 들썩이게 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 8월 개막했던 '엘리자벳'은 캐스팅 공개 후 논란에 휩싸였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의 글로 촉발된 사건은 옥주현의 '친분 캐스팅 의혹'으로 이어지며 옥장판 사건으로 일파만파 파문이 일었다. 이후 옥주현이 김호영을 고소했고,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은 입장문을 냈다. 파장이 커지면서 옥주현은 고소를 취하했고 양측의 화해로 일단락됐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2.09.04. xconfind@newsis.com

⑨영국 프리즈아트페어 키아프 공동 개최...미술시장 사상 첫 1조원 매출 돌파

지난 9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영국 런던에서 온 어트페어 '프리즈 서울'은 '예술에 굶주린 사람들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세계 3대 아트페어로 불리는 영국 프리즈가 프리즈 서울을 키아프 아트페어와 동시 개최하면서 입장객 제한까지 벌어질 정도로 컬렉터들이 몰렸다. 공식 집계된 방문객은 7만 여명으로 작품도 속속 팔려나가 두 페어는 1000억대 이상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 아트마켓 2022’에 따르면 올해 갤러리 매출은 5021억 원, 경매는 2420억 원, 아트페어는 3020억 원으로 추산됐다. 합산액은 1조 461억원으로, 한국 미술시장 전체 규모가 1조원을 넘기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하회별신굿탈놀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2.11.01. photo@newsis.com

⑩해학·풍자의 탈춤,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

탈을 쓰고 춤을 추면서 즐기는 우리 전통 연희 '탈춤'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탈춤'은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남녀 모두 연행과 전승에 활발하게 참여한다는 점, 보편적 평등의 가치와 신분제 비판 같은 주제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와 강강술래, 아리랑, 씨름 등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22건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 탈춤은 춤, 노래, 연극을 아우르는 종합예술로, 관객과 적극적인 환호와 야유를 주고받으며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크게 하나 됨을 지향하는 유쾌한 상호 존중의 공동체 유산이다. 탈춤은 가장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관객과의 단차도, 경계도 없다. 시대를 막론하고 탈춤이 펼쳐지는 마당에서만큼은 모두들 신분의 탈을 벗고 그저 함께 웃고 우는 '사람'의 얼굴이 된다. K콘텐츠 대세 속에서 세계에서 더욱 가치 있는 빛을 존재로 빛을 발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ultur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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