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한파 속 검정 천막 비닐하우스‥'이주노동자 기숙사'

김세영 2022. 12.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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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김세영 기자입니다.

연일 기록적인 강추위가 몰아치는 가운데 특별히 더 한파에 취약한 곳, 바로 이주노동자들이 기숙사처럼 쓰고 있는 비닐하우스입니다.

2년 전엔 캄보디아에서 온 여성노동자가 숨지는 사건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떨까요.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포천시의 채소 농장지대 쪽으로 가봤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닐하우스들 사이로 검정 천막이 덮인 곳 들이 눈에 띕니다.

사람이 산다는 뜻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지내고 있는 기숙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문이 망가져 닫히지도 않고, 비닐하우스의 축대는 무너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들어가 보니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는 '샌드위치패널'로 조립된 가건물이 보입니다.

비닐하우스 안인데도 고장 난 문과 찢어진 천막 사이로 한겨울 칼바람이 들이칩니다.

방 앞에는 기울어진 LPG 가스통이 밥솥, 전선과 엉킨 상태로 놓여 있습니다.

방문 잠금장치가 고장 났는지 녹슨 꼬챙이가 문고리에 걸려있습니다.

근처의 또 다른 비닐하우스 기숙사.

뒤편의 눈밭 한가운데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이렇게 기숙사 바깥에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제대로 된 시설이 아니라 천으로만 둘러싸여 있습니다.

고무대야와 나무만 설치한 재래식입니다.

한국에 와서 일한 지 3년이 넘은 캄보디아 출신 남성이 사는 방.

창틀에 테이프와 신문지를 붙이고, 전기장판과 난로, 옷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노동자] "(불이 날까봐) 잘 때는 끄고 추우면 켭니다. 날이 거의 밝았을 때가 가장 춥습니다."

어떻게 해도,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 만은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캄보디아 노동자] "문 앞에서 요리할 때 추워서 힘듭니다."

한국에 온 지 석 달 남짓 된 네팔 여성노동자도 비닐하우스 안에서 전기장판으로 몸을 녹이고 있었습니다.

[네팔 노동자] "<화장실 밖에 있잖아요. 갈 때 춥지 않아요?> 네 좀 추워요. 밖에 있어서. <밤에 화장실 갈 때 어떻게 가요?> 빨리 빨리. 추워서."

2년 전, 캄보디아에서 온 속헹 씨가 한파 속에 비닐하우스에서 자다 숨진 뒤, 정부는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나 조립식 패널 숙소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만난 이주노동자들은 모두 월세 20만 원 안팎을 내고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지난 4월, 네팔 출신의 또 다른 노동자가 쓴 근로계약서.

고용주가 '주택'을 제공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는 곳을 수소문해 찾아가 보니 역시나 천막을 친 비닐하우스가 나왔습니다.

[김달성/포천이주노동자센터 목사] "건축허가를 받은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 수가 없고 사람이 살아서는 안 되는 그런 시설물이고 주거환경이죠."

아열대나 열대지방인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국의 한파는 고역입니다.

[캄보디아 노동자] "가장 힘든 건 주방과 욕실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새 주거시설을 짓는 농가에 1천 5백만 원씩 지원하고 있지만 농장주들은 땅값에 자재 값, 상하수도와 전기 설비 등을 대기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노동자들도 주머니 걱정에 임시 숙소를 감내하고 있습니다.

[농장주] "농사지어서 무슨 큰돈을 벌어서 애들 기숙사를 해주냐고… (아파트나 주택은) 비싸잖아요. 자기네 돈 안 쓰려고 그래요."

농축산업 부문 이주노동자는 약 2만 2천여 명.

이들 중 70% 안팎이 비닐하우스 같은 임시숙소에서 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영상편집 :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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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강종수/영상편집 : 조기범

김세영 기자(threez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39038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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