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생활고 겪던 일가족 비극…"사회안전망 확충 절실"

김동수 기자 2022. 12. 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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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단란했던 초등학생 조모양 가족의 실종사건, 핼러윈데이 서울 이태원참사는 대한민국 사회를 온통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6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완도 초등학생 조모양 일가족 실종사건'은 부모의 우울증에 의한 극단적 선택으로 최종 결론났다.

조양 일가족은 장기간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양 부모는 지난 2020년부터 광주 한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진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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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10대뉴스]⑥조모양 일가족 실종사건

[편집자주] 새해 벽두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단란했던 초등학생 조모양 가족의 실종사건, 핼러윈데이 서울 이태원참사는 대한민국 사회를 온통 충격에 빠뜨렸다. 5·18 정신적 손해배상, 지속되는 극한 가뭄,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경쟁 역시 지역사회서 주목되는 주요 이슈였다. 3월 대통령선거에 이은 지방선거에서의 정치권력 교체, 누리호 발사 성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피란민 입국 지원, 대동고 시험지 유출사건도 화제를 모았다.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는 올 한 해 광주·전남을 뜨겁게 달군 주요 10대 뉴스를 선정해 5일에 걸쳐 나눠 싣는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실종된 조 양 일가족이 탔던 아우디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2022.6.29/뉴스1 ⓒ News1

(광주=뉴스1) 김동수 기자 = 지난 6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완도 초등학생 조모양 일가족 실종사건'은 부모의 우울증에 의한 극단적 선택으로 최종 결론났다.

하지만 부모의 극단적 선택에 의한 아이 생명권이 박탈된 아동학대 범죄로 아이 생명권에 대한 촘촘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 한달살이 간다며 떠난 일가족, 싸늘한 주검으로

광주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 조양과 조양의 아버지, 어머니는 지난 5월19일부터 6월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체험학습 기간이 지났지만 A양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6월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조양의 아버지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와 CCTV 등을 토대로 전남 완도 송곡항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

경찰은 바다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중 탐지 장비로 수사를 벌이던 중 잠수사가 직접 육안으로 조양 가족의 아우디 차량을 확인했다.

추가로 가족의 차량과 시신 3구를 수습, 3구의 지문을 대조한 결과 모두 조양 가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과수에 의뢰해 부검을 실시했고 '일가족의 신체에서 수면제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광주 남구의 조 양 가족이 살던 집 현관문 앞에는 조양과 조양 아버지 것으로 추정되는 자전거 2대가 놓여있다. 2022.6.29/뉴스1 ⓒ News1

◇생활고 겪던 일가족…암호화폐 투자 실패·카드빚까지

조양 일가족은 장기간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양 아버지는 컴퓨터 판매업을 했으나 폐업했고, 어머니는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부부가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다.

부부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투자한 금액에 비해 금전적 손해만 봤고, 금융기관과 카드사 등에 부채 역시 1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가족이 살던 집 현관에는 독촉장과 고지서가 수북이 쌓였다. 법원의 특별우편 송달(채무불이행 등 관련 우편물)을 안내하는 노란 딱지도 붙었다.

조양 부모는 지난 2020년부터 광주 한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진료를 받았다. 조양 어머니는 불면증과 공황장애를 호소해 의료기관 처방을 받은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극단적 선택 미연에 방지…사회안전망 확충해야"

조양 실종사건은 부모의 극단적 선택에 의한 아이 생명권이 박탈된 아동학대 범죄로 볼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 생명권에 대한 촘촘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된다.

죽음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는 부모의 극단적 선택에 휩쓸려 희생당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김철호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예방 팀장은 "스스로 의사표현을 하거나 저항할 수 없었던 아동의 생명권을 박탈한 극단적인 아동학대로 볼 수 있다"며 "독립된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 선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기에 생명과 죽음 등에 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며 "위기가정을 대상으로 철저한 교육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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