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동산 규제 다 푼다...다주택자 세금 낮추고 아파트 임대사업도 부활

정순우 기자 2022. 12. 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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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금지 등 다주택자가 집을 더 사는 것을 막기 위한 각종 중과 규제가 완화된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 조치는 부활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정부에서 대대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다. 지난 정부에서 대폭 강화됐던 다주택자 세금 규제를 풀고 주택 거래 과정에서의 실거주 의무도 완화하기로 했다. 주택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금지했던 아파트 등록임대 사업도 부활시키기로 했다. 서울 및 경기도 4곳이 포함된 규제지역도 일부 완화할 방침이다.

21일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 방향’에는 이런 내용의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들이 담겼다.

정부는 우선 내년 5월 9일로 예정돼 있던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을 2024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중과세율보다 20~30%포인트 낮은 기본세율로 집을 팔 수 있는 여유 기간이 1년 더 생긴 셈이다. 현재 양도세는 과세 표준에 따라 6~45%의 세율이 적용되는데 서울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광명 등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이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 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 포인트 세율이 추가된다. 3주택자는 지방세(양도세의 10%)까지 더하면 양도차익의 최대 82.5%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내년 5월까지 팔면 세율이 45%로 낮아진다. 정부는 또 내년 소득세법을 개정해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율을 근본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울 등 규제지역(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도 일부 해제하는 방안을 연초에 내놓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높아지고 양도세·종부세·취득세 등의 세금도 일제히 줄어든다. 경기도와 서울 강북권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현재 8·12%에 이르는 다주택자 취득세도 대폭 줄어든다. 2주택자까지는 1주택자와 마찬가지로 취득가액에 따라 1~3% 기본세율을 적용하되, 3주택자는 4%, 4주택 이상 보유자 및 법인에 대해서는 6%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취득세 완화는 지방세법 개정 사항으로,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면 법 개정 없이도 취득세가 낮아지기 때문에 정부 직권으로도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된 아파트 등록 임대주택 사업이 부활하고, 대폭 축소된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도 강화된다. 정부는 전용면적 85㎡ 이하, 취득가액 6억원(수도권, 지방은 3억원) 이하 아파트에 한해 등록을 허용하기로 했고, 면적에 따라 60㎡ 이하는 85~100%, 60~85㎡는 50% 취득세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조정대상지역 내 6억원 이하 임대주택 등록시 양도세 및 종부세 계산시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임대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하면 수도권 9억원(지방 6억원) 아파트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금지된 규제지역 내 임대사업자 담보대출도 다주택자(30%)보다 높은 수준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됐던 실거주 및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도 문 정부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내년 초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보유(3~10년) 및 거주 의무(2~5년)와 1주택자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고 2년 이내에 입주해야 하는데 이런 의무가 완화되거나 폐지될 전망이다. 1주택자가 12억원 이하 주택을 처분하면서 양도세 면제 혜택을 보려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 부분도 손볼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거래의 입구와 출구 모든 측면을 두루 검토해 실거주 의무 완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금리 급등으로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미루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도 나왔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PF 보증을 5조원 증액하고, 차환이 안되는 사업자를 위해 PF 기업어음(ABCP)을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사업자 보증을 신설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계부처 장·차관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경제정책방향 합동 발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스1

정부는 또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1년 이내로 보유한 주택(입주권·분양권 포함)을 팔 때 매기던 양도세는 70%에서 기본세율(6~45%)로 낮추기로 했다.

최근 빌라왕 사고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간 임대시장의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들도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담겼다. 임차인 알 권리를 위해 임대인의 선순위 보증금 및 임대차 정보, 세금 체납정보 확인권을 법령에 명시하고 범정부 차원의 전세 사기 특별 단속 결과를 내년 2월 발표하기로 했다.

2020년 7월 주택임대차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 상한제(임대료 인상 5%룰)는 연구용역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중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과다한 주택 공급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막기 위해 지난 8월 발표한 270만호 공급 계획도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 사업이 추진중인 3기 신도시는 내년 상반기 중 토지보상을 완료하고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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