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백약이 무효... 다주택자 성급하게 안 산다"

유엄식 기자, 방윤영 기자, 조성준 기자 2022. 12.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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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제정책방향] 부동산 시장 연착륙 대책 관련 전문가 평가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와 주택가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21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를 비롯한 거래 촉진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당장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긴축 정책에 대응한 국내 '금리인상'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격급락 등 시장 경착륙 방지엔 도움이 되겠지만 고금리 국면에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세금 낮추려면 법 바꿔야…다주택자들 추가 매수세 유입 제한적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 어떤 정책이나 규제 완화를 해도 가격이 오르거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상황이 아니"라며 "일부 저가 매물은 거래될 가능성이 있지만, 세법 개정 후 취득세 중과 완화가 확인될 때까지 서둘러 추가 매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등록임대주택 제도를 되살린 정책에 대해선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만 주택을 구입할 순 없다"며 "투자 수요를 지원해서 미분양을 줄여줘야 건설사가 건축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이자를 부담해 금융권도 위험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2주택자 취득세 중과를 폐지하고 3주택(조정대상지역 2주택)과 4주택(조정대상지역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한 취득세 중과세율 8%, 12%를 각각 4%와 6%로 낮춰 세부담을 절반 줄여주는 대책도 내놨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아파트 등록임대주택은 취득세뿐 아니라 양도세 감면 인센티브도 포함해야 원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며 "신규 분양에만 적용하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어렵고 조건에 따라 양도세 감면과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포함해야 시간을 두고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 및 2023년 재산세 부과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종부세, 양도세 등 추가 세제 완화 필요…현금 여윳돈 갖춘 수요층 경매·급매 관심 높아질 것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규제 완화로 다주택자, 법인, 임대사업자 등 투자 여력이 있는 분들이 대출이 가능해지고 세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들도 가격상승 기대감이 있어야 투자한다"며 "그런데 지금 시장은 워낙 금리가 높고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상태여서 백약이 무효하다. 이런 점에서 최대한 냉각을 막는 조치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임대사업자 규제 완화 중 종합부동산세 배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며 "어떤 임대사업자가 임대료를 5%만 올리고 10년을 보유하겠나. 예전처럼 해당 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 등 추가 인센티브가 없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정부가 강남3구를 제외하고 내년 초 대부분의 규제지역을 해제하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고금리 국면이 지속되면 분위기 반전이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시장이 이렇게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에서 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책을 내놔야 향후 거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 정상화에 일부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초 서울과 경기 과천·성남(분당·수정구)·광명·하남 규제지역이 해소되면 해당지역 일부 급매 소화와 시장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평소 대기 수요가 꾸준한 인기 지역은 가격하락과 매물 출회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함 랩장은 "경기둔화와 고용시장 냉각으로 자기자본 비율이 낮은 수요층보다 현금 여윳돈을 확보했거나 대출여력이 있는 여유 계층을 중심으로 알짜 지역 경매와 급매물에 관심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미분양을 고려해 당초 공약한 270만호 주택 공급 시기를 속도 조절한 것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다소 앞서 나간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2기 신도시도 실제 입주까지 10~15년 걸리는 마당에 당장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어렵게 확보한 택지의 공급 계획을 수정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꾸준할 것이란 기대감은 유지해 주는게 낫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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