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격 능력' 갖추고 국방비도 5년간 415조 쏟아붓는다

2022. 12. 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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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도 문제에 "강력 항의, 삭제 촉구" 입장 밝혀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일본 정부가 '반격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했다. 평화헌법 제9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전수방위(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최소한의 자위력 행사 가능)를 사실상 무력화 시키면서 전쟁 가능한 국가로 나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일본 정부는 각의를 통해 안보 문서를 개정했다. 개정본에서 일본 정부는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반격 능력을 명시했는데 "필요로 할 때 최소한의 자위 조처로서 상대 영역에 반격하는 능력을 보유한다. 능력 행사는 미국과 협력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날 "한반도 대상 반격능력 행사와 같이 한반도 안보 및 우리의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사전에 우리와의 긴밀한 협의 및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헌법 내 전수방위 개념을 변경치 않으면서 엄격한 요건 내에서 행사 가능하다는 내용을 주목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일본의 방위안보정책이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반격 능력을 담보할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 간 5조 엔(한화 약 48조 원)을 투입해 장사정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방위력의 근본적인 강화를 위해 위 기간 동안 방위비로 43조 엔(한화 약 415조 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9~2023 회계연도의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반영된 방위비 27조 4700억 엔(한화 약 264조 원)의 1.5배 정도 증액된 수치다.

또 일본 정부는 5년 뒤인 2027 회계연도에는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와 이를 보완하는' 목적의 예산을 현 국내총생산(GDP)의 2%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명시했다. 일본의 GDP 2%는 11조 엔(한화 약 106조 원) 정도인데, 올해 방위비가 GDP의 0.97%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약 두 배 정도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 외에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일본의 군비 증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지난 11월 29일 영국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일본 열도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국방비를 증액 안 하고 그냥 방치할 수는 없지 않았을까(추측한다)"라며 일본의 방위비 인상을 이해한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이에 20세기 초반 일본의 군사 팽창으로 인해 식민지 시절을 겪었고 이에 대한 명확한 사과도 받지 못한 국가의 지도자가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역사적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은 일본의 군비 증강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5일(현지 시각) "일본의 노력을 포함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가 자위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폭넓게 지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일본을 포함해 역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가 방어 역량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보존하고 공격을 억제하며 역내 안보와 안전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라며 중국 견제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이번 개정에서 독도 영유권을 또 다시 주장했다. 개정본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竹島,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의연하게 대응하면서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방침에 근거해 끈질기게 외교 노력을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포함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삭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의 부당한 주장이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우리 주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재차 분명히 하며, 독도에 대한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이같은 지침 개정에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국방부도 주한 일본대사관 방위주재관을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는 도쿄 및 서울 외교채널을 활용하여 각급에서 우리 정부 대상 사전설명을 시행했으며, 우리 정부 역시 일본 안보전략문서 관련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 일본 해상자위대 군기인 욱일기 ⓒ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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