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대우조선 품은 한화그룹…'진격의 M&A 역사'

김기훈 2022. 12. 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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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성장전략 주효…자산 100조 클럽 다가서
방산·친환경에너지 양대축 사업구조 재편 가속
분주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대우조선해양은 1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들과 9월 26일 투자합의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별도의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이날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전경. 2022.12.16 imag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16일 인수 본계약 체결로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된 한화그룹의 성장사는 인수·합병(M&A)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한화그룹 성장전략의 중심에는 M&A가 있었다.

한화그룹의 모태는 현암 김종희 회장이 1952년 설립한 한국화약이다.

한화그룹은 1964년 신한베아링공업을 인수하며 처음으로 화약 이외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제일화재해상보험(1968년), 동원공업(1973년), 성도증권(1978년·현 한화투자증권)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김승연 회장의 '뚝심'…사업다각화로 성장 지속

한화그룹의 M&A에 가속도가 붙은 건 1981년 김승연 2대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1982년에는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한화케미칼)을 인수하면서 10대 그룹으로 발돋움했다.

김 회장은 제2차 석유파동으로 세계 화학 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들 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1980년 7천300억원 규모였던 한화그룹 매출은 1984년 2조1천500억원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정아그룹(1985년·한화H&R), 한양유통(1986년·한화갤러리아), 골든벨상사(1995년·㈜한화무역)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외형을 키워갔다.

2000년대 들어서도 M&A를 통해 성장판을 열어갔다.

특히 2002년 대한생명(한화생명) 인수는 M&A의 최대 성공사례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인수 당시 2조3천억원이던 대한생명의 누적 손실을 6년 만인 2008년에 완전해소하고 연간 이익 5천억원을 창출했다.

2008년에는 제일화재해상보험(한화손해보험)과 새누리상호저축은행(한화저축은행)을 잇따라 손에 넣었다.

2010년에는 푸르덴셜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과 합병)과 솔라원파워홀딩스(한화솔라원)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당시 파산기업이던 독일의 큐셀(한화큐셀)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투자를 본격화했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김승연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하며 한화그룹은 석유화학과 금융, 레저 및 유통, 건설, 태양광에 이르는 수많은 사업을 거느리게 됐다.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2008년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겹치면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재수 끝에 본계약을 맺으며 결국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됐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자산총액은 92조원대까지 늘어나게 된다.

자산총액 기준 한화의 재계 순위는 7위로 기존 순위에 변화는 없지만 6위 포스코(96조원)에 바짝 따라붙게 되며, '자산총액 100조원' 클럽 가입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PG) [양온하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한화그룹 사업구조 재편 가속…중심엔 장남 김동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며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역시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은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뉘는데,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구축함과 경비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하며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선 대우조선해양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사업과 한화그룹의 기존 LNG 수입·발전사업 간 시너지가 예상되고, 대우조선해양의 풍력발전 사업 역시 한화솔루션과 협업할 수 있는 분야다.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으로 김승연 회장 이후의 그룹 승계 구도도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한화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축인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총괄하는데, 사업재편 본격화와 함께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금융사업을, 삼남 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아 오너 3세 중심으로 사업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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