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목포 시민 볼모로 다시 멈춘 시내버스…“또 세금 내놔라?”

정길훈 2022. 12. 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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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시내버스, 12일부터 운행 중단..시민 불편"
- "노조 파업 후 운행 정상화한 지 26일 만에 또 멈춰 서"
- "시내버스 회사, 천연가스 비용 23억 원 체납..가스 공급 끊겨"
- "시내버스 회사, 목포시에 체납 가스 비용 지원 요구"
- "목포시, 체납 가스비 지원 난색..비상수송 차량 58대 투입"
- "박용식 목포시의원, 시내버스 회사에 노선권 반납 요구"
[KBS 광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DAYTpngxvU8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한 달 가까이 멈춰 섰던 목포 시내버스가 또다시 멈춰 섰습니다. 시내버스 회사가 천연가스 연료비를 체납해서 가스 공급이 끊겼기 때문인데요. 애꿎은 목포 시민이 또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취재한 김대영 리포터,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목포 시내버스가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노조 파업 이후 가까스로 운행이 정상화 됐는데 26일 만에 또 멈춰 섰다고요?

◆ 김대영: 그렇습니다. 목포 시내버스가 연료비 체납으로 버스 운행을 정상화한 지 26일 만에 또다시 멈춰 섰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지난달 16일 파업 29일 만에 목포시내버스가 전 노선 정상 운행을 시작했는데요. 당시 노조 측 요구는 임금 인상과 줄어든 만근 일수에 따른 차익분 보전 요구였는데 협의를 통해 시내버스 운행이 정상화 됐었습니다. 칼바람이 부는 겨울인데요. 여기에 최근에는 눈까지 내려 목포지역 교통약자들의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사진 출처: 목포시청


-(목포 시민): 오늘도 택시 타고 왔어요. 병원에 들렀다 가는데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대표가. 가스비 안 냈다고, 저번에도 한 20일 동안 이러고. 목포 사람들 힘들게 돈 벌어서 세금 내는 거, 그거 받아먹고 살려고 그걸로 가스비 내라고 버스를 멈추고. 자기는 돈 벌어서 여태까지, 와, 진짜 실망이에요.

-(목포 시민): 와서 KTX에서 내려서 무안까지 가야 되는데 차가 안 다니니까 이거 어떻게 해요? 무안까지 택시비가 3만 원이야. 그런데 우리가 서민이 타는 게 버스인데. 있는 사람들은 다 자가용 타고 다녀요. 가스비 안 냈다고 이게 버스가 안 다닌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예요? 너무하는 거 같아요. 파업도 한 달도 안 됐을 거예요. 끝난 지가. 그런 나쁜 사람들이 어딨어요?

◆ 김대영: 들으신 것처럼 목포 시내버스 운행 중단으로 신안과 무안지역 주민에게도 여파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목포의 한 곳뿐인 가스충전소에서 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이 충전소를 이용하던 신안여객버스 4대와 무안교통 2대 그리고 하나고속관광 2대 등이 충전소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는데요. 이에 따라 현대삼호중공업 직원과 목포대학교 학생, 신안과 무안지역 주민의 불편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정길훈: 조금 전에 시민 인터뷰를 들어보니까 정말 내용이 절절한데요. 시내버스 연료인 천연가스, 이 가스비를 못 낸 게 지금 문제가 된 거죠?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가스는 목포 도시가스에서 가스 충전소에 공급한 뒤 시내버스 회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번 버스 운행 중단은 (시내버스 회사) 태원과 유진운수에 가스 연료를 공급하던 목포 도시가스가 23억 원가량 연체된 가스비를 문제 삼아 지난 10일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서 시작됐는데요. 사실상 이 가스 충전소 운영도 가족이 운영하고 있고 버스 회사 이한철 대표 역시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가스 충전소와 시내버스 회사 측에서는 지난 7월부터 밀린 미납금 23억 원을 내년 6월까지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는데요. 목포 도시가스 측이 가스 충전소에 채권 상환을 위한 담보 등을 요구하자 이를 충전소 측이 거부한 것입니다. 결국 가족끼리 외상 거래가 시내버스를 멈춰 세운 것인데요. 태원유진여객 한순덕 전무이사입니다.

-(한순덕/ 태원유진여객 전무이사): 담보를 제공할 물건도 없고요. 3억 5,000만 원 정도 매월 납부를 했는데 지금은 10억 정도가 됩니다. 한 달에. 저희들 당초 계획은 좀 지원을 해줘야 된다고 했는데. 아까 23억이 체납돼 있다고 했잖아요. (가스 회사는) 질권 설정이 안 된다 하더라도 2순위, 3순위, 후순위로 해달라고 하거든요.해주면 목포시에서는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잖아요. 네가 질권 설정 해놨기 때문에 네가 스스로 갚을 것 아니냐고 (나올 것으로) 의구심이 드는 거죠.

◆ 김대영: 질권 설정에서 질권은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담보 물건 중 하나입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전당포 같은 곳에서 담보로 물건을 채권자에게 인도하고 질권을 설정하는 것인데요. 만약 채무자가 기한 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채권자는 질권 설정한 물건을 경매로 처분하고 대금을 받아 채권을 회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회사 측은 여수와 강원도 원주 시내버스 사례 등을 언급하며 가스비가 증가했으니 목포시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계속해서 한순덕 전무이사입니다.

-(한순덕/ 태원유진여객 전무이사): 최근 사례 같은 경우 여수 같은 데는 15억 5,000만 원 정도를 지원해줬어요. 상승된 부분에 대해서. 강원도 원주 같은 데도 다 지원이 됐고요. 그런 사례는 많은 데가 있죠. 목포시는 시장이 너무 강력한 어조로 말씀을 했기 때문에 시장을 모시는 참모들이 감히 가스비 지원해줍시다, 얘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조직 특성상.

◇ 정길훈: 지난달 파업 때는 버스 기사들의 밀린 임금을 해결해달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체납된 가스비를 해결해달라. 시민의 세금에만 자꾸 손을 벌린다는 게 시민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 아닙니까?

사진 출처: 목포시청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말씀한 것처럼 지난달 목포시가 버스기사들의 29억 원 체불 임금 등을 버스 회사에 전달하면서 사측이 연말까지 자구책을 마련한다는 조건으로 버스 운행이 재개됐는데요. 하지만 연료비가 많이 오른 만큼 비용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회사 측은 버티고 있습니다.

◇ 정길훈: 광역자치단체인 전라남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섰습니까?

◆ 김대영: 전라남도에 따르면 가스 충전소 등과 관련해 도 차원의 지도 권한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포시가 방안을 내놓으면 지켜봤다가 중재 역할을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 정길훈: 그러면 목포시의 입장은 뭡니까?


◆ 김대영: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이번 목포 시내버스 운행 중단은 지난 파업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목포시가 재정을 빌미로 개입할 수 있었던 파업 사태와는 달리 연료비 미납 사태는 시내버스 회사 측이 감당해야 할 내부 경영 문제인데요. 목포시는 노조 등과 지난 달 합의 시 체불 임금 등을 지원했다며 연체된 가스비 등은 버스회사 측과 충전소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목포시 교통행정과 윤병종 과장입니다.

-(윤병종/ 목포시 교통행정과장): 본인의 사적 재산을 팔아라, 또 시에서 어떻게 하라는 말씀을 못 드리는데요. 특단의 조치는 회장께서 강구해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니까 하루빨리 대책을 버스회사가 내서 시에 제출해주고 협조할 부분이 있다면 요구하고 23억 전체에 대해서 다 해달라는 그런 의미로 이렇게 하는 건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시에서 어떻게 그것까지 다 해줄 수 있겠습니까? 임금도 저희 시에서 다는 아니지만 보조해드리고.

◇ 정길훈: 이렇게 시내버스가 멈춰 섰으면 지난번 노조 파업 때처럼 비상 수송 차량이 투입됐나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목포시는 지난 월요일부터 전세버스 52대 등 모두 58대의 비상 수송 차량을 투입해 대중교통 공백을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4,000여만 원의 목포시 예비비가 투입되고 있는데요.

사진 출처: 목포시의회


어제 목포시의회 제2차 정례회 5분 발언에서 운행이 중단된 목포 시내버스 정상화를 위해 시내버스 회사와 목포시, 목포도시가스가 시민을 최우선으로 두고 책임감 있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박용식 도시건설위원장은 태원여객과 유진운수가 20년 넘게 목포시의 재정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며 2018년 62억 원이던 지원 예산이 올해는 118억 원에 이르고 있지만 파업과 휴업이라는 카드로 시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줘 고통받고 있다고 했는데요. 시내버스 노선권을 반납하고 시내버스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목포시의회 박용식 도시건설위원장입니다.

-(박용식/ 목포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 예산이 (버스) 한 대 당 지금 기본적으로 88만 원 정도 들어가고요. 하루에 이것저것 해서 4,400만 원 정도 현재 예산 투입이 되고 있습니다. 시 재정이 아무래도 부담이 되지요. 시에서는 관련해서 예비비를 책정을 해서 운행을 우선 하는데요. 그래서 저희 의회에서는 그런 부분 하루에 혈세 4,400만 원 정도 투입되는데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라.

◇ 정길훈: 목포 시민의 발을 묶은 시내버스 회사, 앞으로 이 사안을 어떻게 풀어낼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김대영: 고맙습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김대영 리포터였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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