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비닐하우스 재배 농민들 치솟는 기름값에 '시름'

차지욱 2022. 12. 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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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농사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등윳값이 리터당 680원이었는데 지금은 1천450원이에요. 배 이상이 뛰었죠."

김씨는 "4년 전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 비해 등윳값은 배가 넘게 올랐는데 딸기 값은 다시 그때 가격으로 돌아갔다"며 "지난해보다 수익이 20∼30%는 낮아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전남 나주시 산포면에서 한라봉 농사를 짓고 있는 윤정권(41) 씨도 난방을 위해 최근 등유를 채우면서 작년보다 30%가량 오른 등윳값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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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파 몰아치면 난방비 가중… "내년 농사까지 걱정"
지자체 지원 '전무'…"정부 지원안 기다리는 중"
자식 같은 딸기들 (광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15일 오후 광주 광산구에 있는 한 딸기 농장에서 농부가 작물을 바라보고 있다. 2022.12.15 uk@yna.co.kr

(광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4년 전 농사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등윳값이 리터당 680원이었는데 지금은 1천450원이에요. 배 이상이 뛰었죠."

15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한 딸기 농가에서 만난 김창섭(43) 씨는 빨갛게 익어가는 딸기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말부터 수확에 들어갔지만, 기쁨보다 근심이 앞섰다.

작년보다 딸기값은 내렸는데 비료·자재·인력 값 등 농사에 투입되는 비용은 훨씬 올랐기 때문이다.

평균 온도를 10℃ 정도로 관리해야 하는 딸기 특성상 최근에는 비닐하우스 난방도 시작해 기름값 부담까지 덮쳤다.

지난달 말 4천L(리터) 기름통을 가득 채워 난방을 시작했는데 3주가 지난 현재 기름통에 남아 있는 기름양은 1천L뿐이다.

일주일에 1천L씩, 돈으로 따지면 145만원이 쓰인 셈이다.

지금은 하루 평균 11시간 정도 난방이 가동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한파가 시작되면 온종일 난방이 필요하다.

김씨는 "4년 전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 비해 등윳값은 배가 넘게 올랐는데 딸기 값은 다시 그때 가격으로 돌아갔다"며 "지난해보다 수익이 20∼30%는 낮아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내년에 대학에 입학하는 자식도 있고 빚도 갚아야 해 당장 들어갈 돈이 많아 걱정이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방한용 부직포 점검하는 농가 (나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15일 오후 전남 나주시 산포면 한 한라봉 농장에서 농부가 방한용 부직포를 점검하고 있다. 2022.12.15 uk@yna.co.kr

전남 나주시 산포면에서 한라봉 농사를 짓고 있는 윤정권(41) 씨도 난방을 위해 최근 등유를 채우면서 작년보다 30%가량 오른 등윳값에 깜짝 놀랐다.

기름을 넣는 데 지난해보다 500만 원 더 들었다.

난방을 최대한 늦추고 싶어 바닥과 벽, 천장에 부직포 등으로 한기를 막아뒀지만, 밀려드는 한파에 2주 전부터는 난방기를 가동해야 했다.

이달말 본격적인 수확을 앞두고 당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는 난방비를 아낄 수 없었다.

20년 동안 큰 변동 없이 판매가격을 유지해왔지만, 기름값마저 오르자 최근 판매가 인상을 고민하기도 했다.

윤씨는 "한 해 농사 수익은 투자 비용으로도 쓰이니 수익이 줄어 내년 농사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이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일반 농가들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절반도 안 남은 기름 (나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15일 오후 전남 나주시 산포면 한 한라봉 농장에서 농부가 남아있는 비닐하우스 난방용 기름양을 확인하고 있다. 2022.12.15 uk@yna.co.kr

1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실내등요 가격은 L당 1천586.6원으로 지난해(946.8원)보다 50% 가까이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어 등윳값 고공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지자체 차원의 지원은 없어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도에서 별도로 농업용 면세유를 지원했는데, 겨울철 기름값은 정부에서 유종별로 기준 가격을 설정해 차액을 지원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한다는 말이 있어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예산이 배정되면 자치구와 협의해 예산을 확보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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