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의 PI첨단소재 계약 파기…EQT파트너스로 ‘불똥’ 튀나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2. 12.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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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직전 발 빼 시장 반발 커져
BPEA-EQT 사전 교감 여부 ‘관심’
발렌베리家 ESG 명성에 균열
PI첨단소재 진천공장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가 PI첨단소재 매매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시장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도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베어링PEA를 인수한 글로벌 운용사 EQT파트너스의 투자 행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 6월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와 PI첨단소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가 이달 계약 파기를 통보받았다. 중국의 기업결합심사를 기다리는 도중 베어링PEA 측이 먼저 계약을 취소 의사를 밝히면서다. 양측이 합의한 PI첨단소재의 경영권 거래 가격은 1조2750억원이다.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 몇 안되는 조 단위 대형 거래였다.

거래 종결 직전 계약 파기 의사를 던진 베어링PEA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6개월 만에 거래가 무산된 배경으로 주가 급락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베어링PEA는 PI첨단소재의 주당 가격을 8만원 선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최근 증시에서 PI첨단소재의 주가는 3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달 들어 달러당 원화값도 1200원대에 진입해 환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베어링PEA가 계약금 포기를 감수하더라도 거래를 완주하지 않는게 남는 장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자금 경색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수개월간 PI첨단소재의 거래 종결을 기다렸던 투자자(LP)들은 당혹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 관계자들은 “인수합병 시장에서 나쁜 선례를 남겼고,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베어링PEA이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계약을 파기했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어링PEA의 이번 결정은 유럽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의 투자 행보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EQT파트너스는 아시아 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난 10월 베어링PEA 인수를 완료했다. 시장에서는 EQT파트너스 측에 인수된 직후 베어링PEA가 이같은 의사결정을 하자 계약 파기와 관련해 EQT파트너스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의사결정에 힘을 실었다면 EQT파트너스의 향후 투자 행보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협상 중인 SK쉴더스 인수건이 대표적이다. EQT파트너스는 한국에서 진행하는 첫번째 거래도 SK쉴더스를 낙점해 인수를 추진 중이다. SK쉴더스의 주요 주주인 SK그룹과 맥쿼리는 국내 LP들의 대규모 자금을 받고 있는 입장인데 주요 LP들이 거부감을 보일 경우 거래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기조를 강조해 왔던 EQT로서는 시장의 신뢰를 어기고 스스로 세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에도 자유롭지 않다. EQT파트너스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세운 투자전문 기업으로 ESG분야 최고 투자 기업으로 꼽힌다. 발렌베리 가문은 특히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지배구조, 배당금 사회 환원 등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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