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숙원' 유치원·어린이집 통합…2025년부터 가능할까

이호승 기자 2022. 12.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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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부마다 무산…15조 재원 확보 최대 난제
교사 자격 통합, 양성과정 일원화 등 난제 산적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성대학교에서 열린 '디지털 새싹 비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2.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유아 교육과 보육의 통합(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부총리가 '유보 통합'을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보통합은 김영삼 정부 때부터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사업이지만 이해관계자 간 이견 등으로 인해 매번 무산됐다. 이해관계자 간 이견뿐만 아니라 재원 마련 등 쟁점이 수두룩해 시행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13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어린이집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유보통합이 윤석열정부의 국정과제이긴 하지만 도입 시기가 구체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부총리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7일 취임사에서도 "교육이 출발선의 평등과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도록 국가교육책임제를 강화하겠다. 관계 부처, 관계 기관과 함께 유보통합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영유아 교육과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연말까지 '유보통합 추진단'을 구성, 유보통합과 관련된 쟁점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유보통합은 역대 정부에서도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이었지만 매번 무산되거나 좌초됐다. 김영삼 정부 때 '만 3~5세 담당기관 유아학교 통합' 방안을 발표했지만 무산됐다. 김대중 정부 때도 '만 3~5세 유아학교 통합정책'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 때도 임기 중 만 0~5세 교육을 통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역시 무산됐다.

유보통합의 가장 큰 쟁점은 재원 마련 문제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 7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유보통합 재정은 15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유아교육 및 보육재정의 총 재정 규모를 14조1000억원~14조5000억원으로 추정한 뒤 유아교육재정 추정치 산출 기준, 2022년 교육부 확정예산을 고려하면 유보통합의 총 재정규모는 15조2000억원으로 산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재원 확보를 위해 △증액교부금 활용 △특별회계 활용 △보통교부금 활용의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 증액교부금을 활용하면 한시 조항 성격으로 인해 안정성이 결여될 수 있으며, 특별회계를 활용하면 기존 유·초·중등 교육재정의 잠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보통교부금을 활용하면 재원 확보는 안정적이지만 타 부처의 저항 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쟁점은 교사 통합 문제다. 현행 자격제도를 보면 유치원 교사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 이수제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유치원 교사의 소관부처는 교육부지만 어린이집 교사는 보건복지부다.

유치원·어린이집 교사의 자격 문제도 쟁점이다. 신규 교사의 자격 취득을 위한 양성학과 또는 양성 교육과정을 일원화해야 하고, 유치원·어린이집 교사별로 차이가 있는 교직 교과목을 운영하는 방식, 근무시간 기준, 인건비, 수당 등도 일원화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유보통합으로 어린이집 교사 급여를 높일 경우 수조원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소관 부처를 조정하는 문제도 쟁점이지만 이 부총리는 지난 1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처 간 협의가 됐다"고 밝혀 소관 부처 조정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미취학 아동에 대한 교육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는 만큼 유보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만 3~5세의 경우 유치원·어린이집 양쪽 부처가 달라 교육 평등성에 차이가 있다. 장애영유아도 3~5세는 의무교육 대상자인데 어린이집을 선택하면 의무교육을 잘 받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진다"고 했다.

박 위원은 "교육과정으로는 이미 누리과정으로 통합이 돼 있고, 지난 정부에서 유치원도 돌봄 부분이 강조돼 운영시간의 차이가 없어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많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쟁점 중 하나인 교사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소관부처를) 교육부로 통합한다면 영유아 학교 시스템 속에 보육교사가 교원 자격을 획득하는 구조"라며 "보육교사가 교원 자격을 획득할 수 있게 지원하면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원칙을 세우고 얘기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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