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우려에도 규제 못 푸는 서울, 급등기 트라우마?

김희정 기자 2022. 12. 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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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는 둔촌주공 분양 성적표는 초라했다.

올해 초 2만여채에 그쳤던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10월 기준 4만7200여가구로 급증하자 정부가 주택가격 급등기에 맞춰 도입했던 규제를 속도감있게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월 기준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719가구에 그치지만 대구에선 이미 1만가구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미분양 물량 자체의 급증을 막기 위한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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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커지는 미분양 공포] ④주택시장 급등기에 맞춰진 규제 풀어야

[편집자주]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는 둔촌주공 분양 성적표는 초라했다. '10만 청약통장' 전망까지 나왔지만 1순위 마감도 실패했다. 분양 대박 기대는 미계약 우려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도 이 정도면 앞으로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공포와 대책을 짚어본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고강도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약시장 흥행불패 지역이던 서울에서도 미계약,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29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7일 기준 올해 전국에서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211개 단지 가운데 1개 주택형이라도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총 63곳에 달했다. 전체 단지의 29.85%가 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선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미분양은 179가구에 달했다. 현재 미계약 물량은 줄고 있지만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의 경우 내달 1일 5번째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사진은 2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2022.7.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초 2만여채에 그쳤던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10월 기준 4만7200여가구로 급증하자 정부가 주택가격 급등기에 맞춰 도입했던 규제를 속도감있게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발 위기가 미분양을 통해 재확대되는 악순환을 막으려면 PF대출 보증 확대와 함께 미분양 물량이 급속히 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정부는 앞서 11·10 대책에서 내년 1월부터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도 PF 대출을 받을 수 있게 5조원의 보증 상품을 신설하고 기존 PF 대출 보증대상 요건도 완화해 보증규모를 10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단, 분양가격 할인 등 건설사업자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지원키로 했다.

대책 발표 이후 한 달여만에 미분양 물량이 전국적으로 5000가구 이상 늘어나는 등 미분양 증가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서울 재건축 최대어인 '둔촌주공'조차 분양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지난 10월 기준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719가구에 그치지만 대구에선 이미 1만가구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미분양 물량 자체의 급증을 막기 위한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수백 대 1에 달하는 시장 과열기에 맞춰진 청약제도도 개편이 필요하다. 실거주 의무로 섣불리 청약에 참여하기 어려운 만큼 분양가 상한제 단지의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고, 지방광역시는 전매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을 비롯 경기도 일부지역에 남아있는 조정대상지역도 전면 해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부 내부에서도 주택가격 급락으로 규제지역 지정 취지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익명의 국토부 관계자는 "당장 서울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해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시장 급등기의 트라우마가 (국토부 내부에서) 강해 섣불리 해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부활 등 이미 방향을 확정한 정책은 속도감 있게 발표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 장기화에 대비해 신규 기금이나 유동성 공급을 위한 지원책을 만들되 민간매입형 임대사업자를 지원해 월세시장 안정과 수요 진작을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산업 종사자들(한국주택협회, 회원사 등 건설·주택사업 경력자 70명 대상 설문 결과)들은 LTV(담보대출비율) 및 DSR(원리금상환비율) 완화를 1순위 우선과제로 꼽는다.

다만 DSR은 채무자의 상환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금같은 고금리 시기엔 대출 규제를 풀어줘도 실제 대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단기적으로 일시적 2주택 기간을 연장하고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해야 실수요자의 신규 아파트로의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 연구위원은 "주택사업장의 부실이 확산되면 공공의 미분양 매입, 취득세,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등의 정책수단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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