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끌어안다간 망할판…건설사들, 부동산 한파에 분양 미뤄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 여파로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고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면서 주택 사업자가 분양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PF 대출 금리가 10%를 넘어서고 공사비도 급등한 상황에서 미분양을 끌어안고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다가 회사가 휘청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분양됐던 전남 광양시 ‘더샵 광양라크포엠’ 시행사가 최근 분양을 중단하기로 하고 계약자에게 계약 해제 및 위약금 지급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당초 이 단지는 890가구 모집에 530명이 신청해 대규모 미달 사태가 벌어졌었다. 최근 분양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분양 시점을 조정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분양을 진행했던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도 입주자 모집공고 취소를 위해 계약자들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전남 ‘함평 엘리체 시그니처’는 232가구 모집에 단 한 건의 청약 신청도 접수되지 않았으며, 2순위에서도 3건 청약되는데 그쳤다.
이처럼 분양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연초 사업계획에 잡아뒀던 분양 물량들을 연내에 쏟아내야 할 입장이어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집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는 이달 지방에서 16개 단지, 총 1만1411가구(일반분양 기준)의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지역별로 강원도가 2967가구로 가장 많고 충북(1319가구), 대구(1581가구), 경남(1965가구), 충남(999가구)도 많은 편이다.
연내 분양 물량이 몰린 지역 대부분 최근 미분양이 쌓여가고 있는 곳들이다. 강원도는 미분양이 올해 9월 1262가구에서 10월 2287가구로 한 달 사이 81% 급증한 상태이며, 대구는 10월 미분양이 1만830가구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다. 충북(1732가구·56%), 경남(4176가구·73.9%)도 미분양이 한 달 사이에 50% 넘게 급증했다. 10월 전국 미분양은 4만7217가구로 작년 말(1만7710) 대비 거의 3배로 늘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이달 135.8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4.4포인트 높아졌다. 숫자가 클수록 미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사업자가 많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앞으로 청약 당첨 후 미계약,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거래, 금융, 세제 부분에서 신속하고 강력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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