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아래 GTX 절대 안돼"… 은마, 조합 설립 위한 패권다툼
[편집자주]경기 수원과 양주를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건설사업이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지 4년 반 만인 2023년 2분기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에서 삼성역까지 26분 만에 닿을 수 있는 GTX-C 노선은 수도권 시민의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고 도심 집중화 문제를 해소하는 4조원대 국책사업이다. 계획이 이행될 경우 2028년 개통한다. 하지만 착공 반년여를 앞두고 강남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복병을 만났다. 1979년 준공된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지하를 관통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아파트 노후화로 지하 터널 굴착 과정의 지반붕괴 등 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은마 주민들의 "내 집 아래만은 안된다"는 지역이기주의로 몰려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GTX-C 노선이 주거지 지하를 통과하지 않도록 설계변경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당초 입찰에 참여한 GS건설은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를 통과하지 않는 설계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GTX 안전 문제가 아니다. 추정 사업비 5조원의 재건축 단지 은마아파트가 내년 조합설립인가를 앞두고 조합장 선거를 위한 패권 다툼을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 "내 집 아래 GTX 절대 안돼"… 은마, 조합 설립 위한 패권다툼?
(2) GTX-C 노선 바꾸는 자가 조합장 될 수 있다?
(3) "GTX 뚫어도 아파트 안 무너지지만 재건축 장애 될 수 있어"
이번 조사는 시공능력평가 2위(2022년 기준) 현대건설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내년 2분기 착공이 예정된 가운데 설계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함에 따라 주민들의 반대 투쟁에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현대건설 모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한남동 자택 인근에서 20일 넘도록 집단행동에 나서 현대건설과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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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울시가 아파트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해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반려된 이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28개동 4424가구인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5층 확정 시 은마 조합원의 분담금이 최대 1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35층 룰을 폐지하면서 은마아파트는 내년 조합 설립 이후에 50층 설계안을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현 최정희 추진위원장은 2014년부터 활동한 전임 위원장 이정돈씨의 부정선거 의혹 등을 제기하며 주민 지지를 받아 지난해 9월 집행부 해임을 성공시킨 후 올 초 새 위원장으로 뽑혔다.
이어 지난 10월19일 서울시의 재건축 심의가 통과됨에 따라 사업 절차가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 재건축추진위가 정부·서울시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가 반대 주민들과 합의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법적으로 착공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GTX 노선 변경 요구는 사실상 조합 내부의 정치적 경쟁과 내년 조합 설립을 앞둔 비대위 간의 공적 쌓기를 위한 도구일 뿐이란 게 외부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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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는 최근 외관 도색과 옥상 방수 페인트 공사를 진행했다. 외벽에 균열과 누수가 생긴 데 따른 조치다. 수년간 은마아파트 지하실에 방치된 대량의 쓰레기 처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약 2300톤의 쓰레기 처리 비용에 3억5000만원이 사용됐다. 비대위 측은 건물을 철거 시 주민에게 반환해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을 고의로 소진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새 집행부가 올 3월에 출범해 활동 기간이 9개월에 불과하고 수의계약이 가능한 용역도 공개입찰을 해 투명하게 운영했다"면서 "집회비 사용도 결재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집회 참가자들에게 알바비를 지급했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대치동에 사는 분들이 일당 5만원을 받으려고 영하 날씨에 이런 일을 벌이겠나. GTX 우회를 주장하는 것은 집행부뿐 아니라 비대위도 뜻을 함께 하는 부분으로 직장 업무 때문에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보상을 하자고 해 점심값 정도를 지급하려고 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과 대립하는 은소협은 그가 과거 국감에서 논란이 된 불법 쪼개기 임대사업의 당사자라는 의혹과 함께 교사직을 면직 당했다고 주장하며 도덕적 해이 논란마저 제기하고 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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