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에 ‘설설’긴 차량들…‘눈 예보 없어 대응 늦었다’는 청주시
6일 오전 충북 청주에 내린 눈으로 인해 출근 대란이 벌어졌다. 기상 예보를 파악하지 못한 청주시의 늑장 대처로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오전 11시까지 상당구 미원면에는 1.6㎝의 눈이 내렸다. 금천동은 0.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청주지역에 내린 눈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이날 새벽 5시부터 시작된 눈은 도로에 그대로 얼어붙어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출근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7시 30분쯤 흥덕구 신성동 서청주IC 부근에서는 3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시각 흥덕구 평동에도 4중 추돌사고가 났다. 이어 오전 9시 2분쯤에는 용암동에서 교통사고로 1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날 충북경찰청에 접수된 청주지역 차량사고 건수는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 51건에 달했다. 교통불편 신고도 210건이나 됐다.
흥덕구 송절동에 사는 이모씨(39)는 “평소 20분 걸리던 출근길이 1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제설작업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상당구 용암동에 사는 한 시민도 “도로가 얼어붙어 출근길 정체가 극심했다”며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고 했다.
청주시청 홈페이지에는 시의 늑장 제설을 질타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한 시민은 자유게시판에 “10년 넘게 청주에 살고 있는데 제설이 안 돼서 화가 난 적은 처음”이라며 “전날 예보에 눈 온다고도 돼 있었는데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청사 규모는 확장해 세금으로 잔치하고 정작 시민의 안전은 뒷전인 청주시의 업무처리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했다.
충북도청 구내식당도 식자재 배송이 지연돼 운영에 불편을 겪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식자재 차량이 도착하지 못해 점심 운영 시간이 30분 정도 늦춰졌다”고 말했다.
제설작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청주시는 기상청에서 눈 예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평상시 눈 예보가 있으면 24시간 대기하며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며 “기상청에서 6일 저녁부터 7일 오전까지 눈이 내린다고 해 이에 맞춰 준비했다. 오늘 새벽에 눈이 내릴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눈이 내리기 시작한 이후 오전 8시부터 제설차 20대와 인력 47명을 동원했지만 차량 정체로 제설차가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제설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전날(5일) 오후 5시에 6일 0시부터 충북 전역에 1~5㎝ 정도의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었다”고 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갑작스러운 폭설도 아니고, 겨울철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날씨였지만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라며 “오늘을 교훈으로 청주시가 안전불감증을 버리고 행정에 온 힘을 다해 시민 불편과 안전에 철저히 대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만명 몰린 대학축제서 술 먹고 춤춘 전북경찰청장 ‘구설’
- 국정원장 출신 박지원 “9·19 효력 정지, 윤 대통령 집권 중 가장 잘못한 정책”
- “남편 관리 잘해” 황재균 벤치클리어링, 티아라 지연에 불똥
- 1630마리 중 990마리 돌아오지 않았다...30대 직장인이 밝힌 진실
- 유명 가수 집 직접 찾아간 경찰관…알고 보니 개인정보 무단 조회
- 개혁신당이 ‘김정숙 특검법’ 내는 국힘에 “쌩쑈”라고 비판하는 이유는?
- 장경태 “이원석, 바다 위에 떠 있는 돛단배···마지막 검찰총장 될 수도”
- 성일종 “윤 대통령 지지율? 인기 없는 엄격한 아버지 모습이라 그래”
- [단독] 세계유산 병산서원 인근서 버젓이 자라는 대마…‘최대 산지’ 안동서 무슨 일이
- 아이돌 출연 대학 축제, 암표 넘어 ‘입장도움비’ 웃돈까지…“재학생 존 양도” 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