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집 사면 땅치고 후회” 무주택자 3가지 실수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2. 12.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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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기자의 부동산봉다방>
이현철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 인터뷰-하
재테크 성공은 좋은 입지보다 좋은 시기
청약통장만 고집하다 구입 기회 상실
다음 상승장은 대형 평형이 주도할 것
지방 반등 시기 서울보다 빨리 올 듯

“7년의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40%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현철 아파트사이클 연구소장은 하락기가 끝나면 집값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처럼 장기간 부동산이 침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소장은 하락장이 지속되면 정부가 빚 내서 집을 사라는 식의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양도세 감면 혜택까지 주면서 다주택을 권하는 정책을 펼 때가 집값이 바닥권에 근접한 시기, 즉 내집마련의 적기라고 했다.

경기도의 한 모델하우스 내부. 이현철 아파트사이클 연구소장은 청약만 고집하다가 내집마련의 기회를 날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선DB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인가? 시기인가?

“좋은 입지의 부동산을 선택하면 ‘만사 오케이’라는 식의 입지론이 유행이다. 나는 입지보다는 시기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하락장에서 집값이 폭락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좋은 입지는 대체로 가격이 비싸다. 좋은 입지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다 보면 집값은 이미 폭등해 있다. 무리하게 빚을 내서 좋은 입지의 아파트를 사도 하락장이 되면 결국 집값이 폭락하고, 하락 기간이 길어지면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을 겪다 바닥에서 집을 파는 경우도 많다. 상투에 사서 바닥에 파는 실수를 의외로 많이 한다. 좋은 입지를 선택하는 것보다 좋은 시기를 고르는 것이 부동산 투자의 성공을 보장한다.”

-분양가 상한제 덕분에 청약통장 활용이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 아닌가?

“무주택자들이 일반적으로 범하는 오류가 항상 싸게 집을 사려는 것이다. 잘못하면 땅을 치고 후회할 독이 된다. 일반 공산품을 구입할 때 가격을 비교해서 저렴한 것을 사는 것은 합리적이다. 전제는 상품 가격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은 항상 변한다. 부동산 초보자들은 집값이 안 올라갈 것이라는 전제를 갖고 판단한다. 저렴하게 집을 사려는 수단으로 청약과 경매를 선택한다.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 집값 깎으려다 구입 적기를 놓치는 사례도 많다.

그러나 상승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집값이 올라 있다. 상승장이라고 판단되면 자신이 가진 돈으로, 자기 기준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사면 된다.

특히 빠지기 쉬운 오류가 입지론이다. 입지가 좋은 물건을 사기위해서는 자금을 더 모아야 한다. 좋은 입지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려면 가점이 높아야 한다. 가점이 높아지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상승장 초반, 중반 다 놓치고 결국 상투에서 집을 산다.”

-신도시는 청약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락장에서는 청약통장도 쓸모가 없다. 신도시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아파트보다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청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락기에는 주변 아파트 가격이 계속 내린다. 상승기에는 분양가에 프리미엄이 붙지만 하락기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는다. 신도시는 무조건 청약해야 한다는 상식도 상승기에 해당한다. 하락기에는 상승기의 관점을 버려야 한다. ”

-흔히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고 한다. 적정 매수시점은?

“2013년과 2018년에 집을 산 사람 중에 누가 더 돈을 벌었을까. 보통 2013년에 집을 산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2013년 4억원에 산 집값이 2018년이나 2019년이 되면 6억~7억이 되는데,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서 집을 판 경우가 의외로 많다. 실제 그때 거래가 상당수 이뤄졌다. 반면 2018~2019년에 집을 산 경우, 사자 마자 급등하기 시작해 2배 이상 오른 경우도 많다. 바닥에서 집을 사서 꼭대기에서 팔기는 정말 어렵다. 부동산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사도 늦지 않다. 부동산 사이클에 대해 연구하면 어렵지 않다. 미분양 감소, 전세가격 급등 등 하락장이 상승장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현상을 기억하면 반등의 시기를 잡을 수 있다.”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아야 하나?

“가능하면 집 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하락장이 본격화되면 훨씬 더 좋은 기회가 많다. 하락장이 지속되면 정부는 양도세 면제 등 경기부양책을 펼 것이다. 하락이 길어지면 세금 혜택을 주면서 다주택을 장려하는 정책이 나온다. 그때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보면 된다.”

-갭투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승장에서 최고의 투자가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리스크가 거의 없다. 다만 적당히 수익을 내고 팔아야 한다. 갭투자 물건을 끝까지 끌고 가면 결국 하락기를 맞게 된다.”

-다음 상승장은 소형 평형보다 대형 평형이 주도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집값 폭등이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소형 평형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나는 그 분석에 의문을 갖는다. 시장에서 누적효과가 중요하다. 상승장이 되면 건설사들은 당시에 가장 인기가 있는 평형을 주로 분양한다. 2000년 초반에는 대형 평형이 인기가 있었고 건설사는 대형위주로 분양했다. 상승장에서는 이른바 투자수요, 가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대형평형이 초과 공급됐고 그 이후 과잉 공급된 대형 평형이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상승장에서 공급이 부족했던 소형이 상승을 주도하면서 과잉 공급됐다. 앞으로 하락장에서 소형이 가격 하락을 주도할 것이다. 다음 상승장은 공급이 부족한 대형이 주도할 것이다.”

-인구감소로 지방은 부동산에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도시도 집값이 많이 올랐다. 한국은 거주수요가 아니라 투자수요 위주이다. 지방의 경우, 집값이 상승세를 타면 외지인 수요가 급속도로 유입된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로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30년, 50년후에 발생할 일을 내일 일어날 일로 앞당겨 생각하는 것이다. 지방도 사이클이 있고 그 사이클에 맞게 투자하면 된다. 서울보다 하락이 일찍 시작된 지방이 서울보다 더 빨리 상승할 것이다. "

-일본식 장기 불황가능성은?

“일본 부동산이 장기 침체한 중요 원인은 정책 실패이다. 1000만채에 육박하는 빈집을 방치해 집값 반등을 가로막았다. 빈집이 급증한 것은 정책의 실패이다. 잘못된 정책이 수정되지 않았던 것은 일본 국민의 정치 무관심도 한 몫했다. 우리 국민은 정책의 실패를 결코 방치하지 않는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전세라는 제도가 있다. 집값이 급락해도 전세가격이 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처럼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

-집값하락이 리먼쇼크 때처럼 위기를 초래할 것인가?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우리나라 건설사는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아파트 현장 하나만 미분양 비율이 높아도 건설사 전체가 위태위태해진다. 집값이 떨어지면 미분양이 급속도로 늘어난다. 어떤 현장이든 미분양 비율이 높아지면 자금 경색이 온다. 자금 회전이 막힌다. PF 금리도 올라가는 등 악순환이 발생하면 건설사와 제2금융권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도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다. 효과가 있을까?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미 대중심리가 싸늘하게 식었다. 규제 완화 몇번한다고 대중 심리의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이 싸늘하게 식으면 미분양 주택 양도세 면제혜택이 있어도 구입자가 많지 않을 것이다. 양도세 면제도 집값이 올라야 효과가 있다. 하락이 시작되면 하락장이 계속 될 것 같은 공포에 빠진다.”

-정부가 좀 더 강도 높은 부양책을 쓸 가능성은?

“정부는 집값 안정을 바라는 국민을 의식해서 한꺼번에 부동산 부양책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시간이 흘러서 하락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면 고강도 정책을 들고 나올 것이다. 하락기가 지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선택하면 결국 전세난이 발생한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집값은 하락하는데 전세가격은 급등했다. 박근혜 정부는 결국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을 들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규제를 완화하는 정부에서 집값이 하락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에서 집값이 오른다.

“우연이 겹친 결과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우연하게 새 정부가 출발하는 시점에 시장의 방향이 정해져 있었다. 대중심리는 한번 방향이 잡히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번 정부의 시작이 집값 하락기로 출발했고 집권 기간 내내 하락이 지속될 것이다. 정부가 시장을 상승세로 돌릴 수는 없다. 물론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강력하게 펴면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집값 하락을 원하는 국민도 많아 그렇게 하기 어렵다.

정부는 항상 뒷북정책을 펼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오만했다. 시장을 잘 모르면서 시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사실 내가 국토부장관을 했더라도 집값을 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집값을 잡으려면 과한 정책을 펴야 하는데,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 원희룡 장관은 비교적 시장을 잘 알고 잘 대응하고 있지만, 경착륙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장 붕괴를 막는다고 서울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풀면 상승세로 전환하겠지만, 집값 폭등에 지친 국민들이 반발할 것이다. 단계적으로 규제를 풀겠지만, 별 효과는 없을 것이다.”

-극단적인 폭등론과 폭락론이 유행한다.

“부동산도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쉽다. 요즘 부동산 정보를 유튜브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리즘에 의해 상승에 관심이 많으면 상승론에, 하락에 관심이 있으면 하락 관련 정보만 집중적으로 접한다. 부동산 전망은 신앙이 아니라 과학이다.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으려면 다양한 정보를 접해야 하고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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