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해 피격’ 수사 비판한 문 전 대통령 향해 “자백한 셈”

조문희 기자 2022. 12. 2. 11: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를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2일 “본인이 보고받고 관여한 사실을 스스로 자백한 셈”이라고 공격했다. 원내 지도부는 물론, 차기 당권주자들까지 일제히 나서 “대국민 사죄를 하라”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문 전 대통령은) 선을 넘지 말라고 했는데, 법치주의에 따라, 법에 따라 조사하는 것이 왜 선을 넘는 건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왜 대한민국 국민이 월북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자신이 대야 하나”라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을 보면, 당국이 처음에 추락 사건이라 한 것을 (문재인 정부가) 월북으로 만들어 갔다”고 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은) 기무사 계엄령 사건은 어떻게 처리했나. 전직 국정원장 한두 명도 아니고 4~5명을 어떻게 처리했나”라며 “그러고도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종사한 사람을 존중해달라니, 도대체 어떤 인식을 갖고 있길래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지난 4월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시민으로 살겠다, 잊혀지고 싶다고 했던 분이 현직 국회의원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게 과연 보통시민의 태도인가”라며 문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왜 이 시기였겠나.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바 있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오늘 결정되는 등 관련 수사가 점차 본인에게 다가왔음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더니, 문 전 대통령의 관종 본능이 또 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되고 시신이 소각됐는데 정부가 도리어 ‘월북 몰이’를 했다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 ‘안보 무력화’가 될 수 있나”라며 “구차한 자기변명을 할 것이 아니라 대국민 사죄를 하라”고 했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수사 중인 사안에 왈가왈부하는 것부터 부적절하다”며 문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SNS에서 “국민과 역사 앞에 당당하시면 검찰에 출두하셔서 조사 받으라”며 “‘도를 넘지 말라’고 경고를 날리셨던데, 문 전 대통령님이야말로 ‘선’ 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며 “당시 안보부처들은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획득 가능한 모든 정보와 정황을 분석하여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실을 추정했고, 대통령은 이른바 특수정보까지 직접 살펴본 후 그 판단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입장문은 과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대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되었던 부처의 판단이 번복되었다”면서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보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