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세대 스텔스폭격기 B-21 베일 벗는다…한반도 전개에도 주목
'확장억제 강화' 상징될 수도…북중의 반발 및 신경전 예상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미 공군의 첨단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가 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베일을 벗고 모습을 드러낸다.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 중 하나로 북한의 중대 도발 때마다 한반도에 전개돼온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대체할지가 주목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날 캘리포니아 팜데일에 있는 미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의 시설에서 B-21의 공개 발표회를 갖는다. B-21의 첫 정식 비행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B-21는 미 공군의 B-1B와 B-2를 대체할 신형 폭격기로서 외형은 B-2와 비슷하지만, 크기는 B-2보다 조금 더 작아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은 강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무인 조종도 가능한 B-21는 미래의 첨단 위협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B-21는 재래식 탄약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항속거리 1만4000㎞를 바탕으로 대륙간 비행이 가능해 미 본토에서 출격하면 중간 급유 없이 세계 어디에든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21는 2014년 7월 미 공군의 제안요청서 발송을 시작으로 개발사업이 본격화됐고, B-2를 만든 노스롭그루먼이 2015년 10월 제작사로 선정됐다. B-21 1대당 가격은 약 6억3900만달러(약 9190억원)로, 미 공군은 레이더를 앞으로 100대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미 공군의 B-21 도입은 우리나라에도 의미가 크다.
북한의 중대 도발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전개돼온 B-1B를 대신해 B-21가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B-1B는 B-2와 함께 이르면 오는 2030년대 초 현역에서 물러난다. B-1B의 경우 1980년대 초도비행을 한 후 한때는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노후화와 유지보수 비용 증가 등으로 운용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따라 이미 B-1B 17기는 작년 9월 퇴역했으며, 현재 45기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1B와 B-2 등이 맡고 있는 임무는 2020년대 중반부터 B-21이 점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RFA에 "북한의 방공 체계는 매우 낡았기 때문에 스텔스 폭격기를 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환경에서 B-21은 임무를 매우 잘 수행할 수 있다. 이 폭격기는 북한의 목표물에 다가가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B-21이 B-1B를 대신해 당장 한반도에 전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B-21는 고도의 스텔스 기능이 생명이기 때문에 최대한 노출을 꺼릴 것이란 분석이다.
류성엽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B-21은 B-2보다 더 좋은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 현지에서 열리는 공개 행사에서도 전체 외형이 아닌 특정 각도의 특정 사진만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류 위원은 "B-21은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미 공군의 주력 폭격기라고 봐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기술 베끼기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B-21의 노출을 상당 기간 꺼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 작전 등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B-21의 한반도 전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B-21에 대항하기 위해 2016년부터 스텔스 전략폭격기 '훙(轟·H)-20'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B-21 공개시점이 다가오면서 중국에서도 곧 H-20의 모습을 공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H-20의 항속거리는 8500㎞으로 중국에서 출격하면 하와이까지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이륙중량은 200톤, 최대 적재중량은 45톤으로, J-20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비롯해 LS 계열 핵폭탄, DF-10 계열 탄도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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