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증 40%에 쏟아진 택시들…이제 택시대란 아닌 ‘빈차 대란’

2022. 12. 2. 10: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일 밤 11시 30분께 광화문역.

1일 부터 중형 택시 할증 시간은 자정~다음 날 오전4시에서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4시로 2시간 늘어났다.

택시 수요가 높은 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2시 할증료율은 40%다.

함께 있던 정모(38)씨는 "택시가 많아져서 좋긴 하지만, 할증 40%는 엄두가 안난다"며 "아직 12시가 넘지 않았으니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며 역으로 뛰어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일 서울 택시 할증료율 최대 40% 인상
심야시간 운행 대수 전주 대비 7000명 증가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은 아직
법인 택시 유인할 정책 필요
서울 택시요금 심야할증료율 인상 첫날인 1일 오후 11시경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고 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목요일 밤만 되도 이 일대에서 택시 잡기 어려웠는데 오늘은 금방 잡히네요. 광화문에서 홍제동으로 찍었더니 1분 만에 잡혔습니다.” (시민 오모씨)

지난 1일 밤 11시 30분께 광화문역. 택시를 잡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사라졌다. 일주일 전만 해도 손바닥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택시 호출 앱(애플리케이션) 화면을 초조하게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다. 이날은 달랐다. 시민들은 주머니에 손을 푹 집어넣고 호출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타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직장인 박상은(32)씨 역시 “광화문에서 집까지 택시비가 만 원이 넘지 않아 택시 타기 어려웠는데 오늘은 금방 잡혔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12월부터 서울택시 심야 할증률을 인상하면서 1년간 지속됐던 택시 대란에 ‘숨통’이 트였다. 심야 운행을 꺼리던 택시 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운행 대수 역시 40% 넘게 껑충 뛰었다.

1일 부터 중형 택시 할증 시간은 자정~다음 날 오전4시에서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4시로 2시간 늘어났다. 또 일괄 20%였던 할증료율은 시간대에 따라 20~40%로 차등 조정됐다. 택시 수요가 높은 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2시 할증료율은 40%다.

문제는 10시부터 할증이 적용되면서 영업을 하려는 택시가 너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택시기사 이모(82)씨는 “외대 쪽에서 광화문까지 10㎞를 손님 없이 빈차로 왔네요. 택시 대란이 아니라 ‘빈차 대란’”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정모(38)씨는 “택시가 많아져서 좋긴 하지만, 할증 40%는 엄두가 안난다”며 “아직 12시가 넘지 않았으니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며 역으로 뛰어갔다.

1일 강남역 인근에서 서울시 직원과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시민들의 택시 탑승을 돕고 있다. [연합]

실제 이날 심야 시간대 택시 수는 지난주보다 많아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주 1만6553대였던 심야 시간대 평균 운행대수는 1일 2만3649대로 42% 증가했다. 특히 심야 개인택시가 1만6195대로 전주 대비 60.6% 상승하며 증가를 견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이었던 2019년 12월 평균(1만 4953명)에 비해서도 8.3% 증가했다. 심야 할증료 인상에 개인택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 셈이다.

서인석 서울시 택시정책과장은 “개인택시 운행이 2019년보다 증가한 것을 보면 심야 할증 개편 효과가 확실히 있다”면서도 “개인택시 운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도 택시가 부족한 것은 법인 택시 기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액관리제 개편 등 법인택시 대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심야시간대 평균 택시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12월 심야 시간대 평균 택시 운행대수는 2만7979대였다. 택시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아직 4000대가량이 부족하다. 특히 법인 택시 기사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1일 심야 법인택시는 7454대로 2019년 12월(1만 2843명)의 절반 수준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