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기 신도시 첫 삽 '인천계양'… 아파트값 1억~2억 뚝

신유진 기자 2022. 12. 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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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고금리·고분양가 난관… 암초 만난 주택공급대책] (2)

[편집자주]부동산 거래시장이 고금리 여파에 꽁꽁 얼어붙었다. 집값은 반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정부가 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출 규제 완화에 이어 서울·과천·성남(분당·수정)·하남·광명을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하지만 매수 대기자들은 높은 금리에 집을 살 엄두가 나지 않고 정부는 연이어 주택공급대책을 내놓고 있다. 역대급 공급폭탄이 예상된다.

지난 11월15일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가 첫 삽을 떴다. 3일 뒤 지난 11월18일 현장을 찾았다. 각종 쓰레기들이 쌓여있었다. /사진=신유진 기자
지난 11월18일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사흘 전 3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착공식을 가졌다. 2차선 좁은 도로를 지나 좌회전하니 비포장도로가 나왔다. 현장은 훤한 대낮이었지만 스산한 분위기였다. 비포장도로 양옆에는 잡초가 무성했고 나무판자와 많은 양의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착공식 때의 화려했던 축제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착공식이 열렸던 곳 주변엔 높은 방음벽이 설치돼 있어 내부를 아예 볼 수 없었다. 부지 주변으론 당산초등학교와 한진해모로아파트가 눈에 띄었다. 해모로아파트 벽면에는 '소음·분진 못살겠다! 주민피해 해결하라', '지역주민 희생 강요 말고 생존권 보장하라!', '주민의견 무시하는 LH는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있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앞서 착공식 현장에선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 등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는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2019년 10월 최초로 지구 지정됐다.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상야동 일대로 총면적은 333만㎡다. 공공주택 9000가구 등 약 1만7000가구가 공급되며 오는 2026년 상반기 입주가 목표다. 판교테크노밸리의 1.6배 규모(69만㎡)의 자족용지를 계획해 서울에 집중된 일자리 기능을 인천으로 분산·수용할 계획이다.

사진=신유진 기자



"인천, 규제·조정지역 해제로 문의는 있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인근에 있는 한진해모로아파트. 아파트 벽면에 3기 신도시를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신유진 기자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가 첫 삽을 뜨면서 일대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금리 인상 등 여파로 거래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아파트값은 1억원 이상 하락했고 마음 급한 집주인들은 급매물을 내놓기도 했다. 계양구 박촌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봄까지만 해도 5억원 중반대에 거래됐던 전용 84㎡ 아파트 매물이 4억원 선까지 밀렸다"며 "최근 3억7000만원에 나온 급매물이 팔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인천이 규제·조정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전세는 매물이 빠지지 않아 고생했다"며 "공인중개사 생활 20년 동안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동양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4억 중반~5억원 하던 전용 84㎡가 3억원대 중반까지 내려갔다"며 "거래가 끊겨 걱정이긴 한데 현재가 최저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2억원가량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소화되고 있다"며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때문에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급매물 아니면 문의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귤현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른 지역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입주를 위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직전 거래가격보다 1억5000만원 이상 싼 값에 매물을 내놓기도 하지만 일단 수요가 너무 없어 추가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호재는 있지만 분위기 반전 쉽지 않을 듯"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인근에 위치한 당산초등학교. /사진=신유진 기자
전문가들은 개발 호재로 반짝 주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집값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호황기의 개발 호재는 집값 상승을 이끌 수 있지만 현재 금리 인상에 다른 거래절벽이 지속하는데다 특히 인천은 지난해 급등의 반작용으로 하락폭이 큰 상황이어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계양구 일대 아파트 분양가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에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55㎡ 분양가가 3억3922만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일대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와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평수가 더 넓은 단지도 있었다.

귤현동 아이파크 전용 84㎡(5층)는 네이버 매물정보에 매매가 3억8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박촌동 한화꿈에그린 59㎡(11층)는 3억5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돼 있다. 동양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양동 일대에 아파트도 별로 없어 인근 동네서 매물을 찾는 이들이 많다"며 "현재 집값 하락시기여서 분양가의 메리트를 더욱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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