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도아의 또다른 도전 “연기 고픈 이들 위해 ‘밥상’ 차렸다”

강석봉 기자 2022. 11. 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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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 출신 이도아, 다작 배우로 이름보다 연기 알려
스타 꿈보다 배우의 길 가기 위해 ‘연기학원’ 통해 또다른 도전
배우 이도아


구슬은 차고 넘친다. 몸매 역시 우월한 유전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슈퍼모델 출신 배우 이도아를 이르는 말로, 그의 필모그래피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들로 가득하다.

스타보다 연기, 인기보다 실력


데뷔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170㎝의 키에 몸무게 48㎏인 이도아의 모델 포스는 여전하다. 그는 “배고픈 게 제일 힘들다”며 “원래 22살 때 모델로 시작을 했다가 연기에 관심이 있어 노선을 바꿨다”라고 데뷔 과정을 설명했다. 히딩크의 유행어로 말문은 연 이도아의 연기 욕심은 채울 수도 없고, 채워지지도 않는 화수분과도 같다.

그는 지난 2007년 슈퍼 엘리트 모델 5기로 연예계 첫발을 들여놓았다. 사실 이도아는 평범한 직장을 다니다가 지인의 부탁으로 우연히 잡지 화보 일을 시작하면서 슈퍼 엘리트 모델이 됐다.

이후 작품은 꼬리를 물었다. 2008년 케이블채널 드라맥스 ‘알리바이 주식회사’에 출연했다. 이어 영화 ‘우리 만난 적 있나요’ ‘하모니’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단편 ‘무대는 나의 것’(2011)을 거쳐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반창꼬’(2012)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넓혀왔다. 영화 ‘노리개’에서는 톱스타 고다령 역을 맡아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연기에 대한 이도아의 욕심은 차고 넘친다. 그는 “신인들은 다 힘들지 않나.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열심히 트레이닝을 했다. 집에서 카메라를 놓고 연기 연습도 하고 주변에 모니터링도 부탁하기도 했다”며 연기 연습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후 영화 ‘가시’, ’내 아내의 모든 것’, ‘간신’, ‘명당’, ‘결혼전야’ 등에 출연했고. 드라마 ‘처용 시즌2’, ‘가족을 지켜라’, ‘웰컴 투 힐링타운’ 등을 통해 연기력을 쌓았다.

스캔들보다 스타킹, 오지랖보다 오디션


연기의 맛을 알아갈 때 이도아의 연기에 힘을 준 사람이 있었다. 배우 마동석이다.

“당시 같은 소속사였고 동네 큰 오빠처럼 성격도 좋았다. 귀찮을 수도 있는데 내가 무엇을 물어 볼라치면 친절하게 답도 잘해줬다. 나뿐이 아니라 스태프들이나 관계자들에게도 정말 잘하는 모습을 봐왔고,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었다. 덩치와는 다르게 굉장히 섬세해서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었다. 덤벙거리는 스타일인 내겐 배울 게 많은 선배였다.”

하지만 존경이 화를 불렀다. 마동석과 스캔들이 났다. 연인이 있던 마동석이기에 불상사는 커지지 않았다. 이도아는 그 일을 통해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게 쉽지 않음을 당시 깨달았다.

한차례 폭풍우가 지나갔고,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이도아만의 강점을 찾아내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다행히 연이어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쉽게도 스포트라이트는 비켜 갔다. 티아라를 바란 것은 아니지만, 고행을 이어가야 할 가시 면류관을 떨칠 기회는 잡지 못했다.

사람들에게 이도아라는 이름을 대면 ‘신인 배우인가’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돌아보면 손에 꼽는 배우 몇 명 빼놓고는, 사람들의 반응은 다 이렇다. 하지만 이름을 알려야 하는 배우에게 사람들의 반응은 리트머스 시험지와 다를 바 없다.

적지 않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대해 감은 정비례해 늘어갔지만, ‘운칠기삼’인 인기는 쉽게 맞닥뜨릴 수 없었다. 로또와 같은 인기는 쉽게 그의 품 안을 파고들지 않았다. 스타의 꿈을 애저녁에 접었다. 이때, 누구나 불만은 확대 재생산되고 불안은 바람 앞에 등불이 된다. 그래도 이도아는 배우라면 그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스타의 길을 바라기보다 배우의 길을 가기로 작정한 탓이다.

연기에 경륜이 쌓이고 나이란 연륜이 붙으면서, 이도아 역시 생각이 많아졌다. 이도아에게 있어 영화 ‘가시’는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다. 심지어 이 때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장혁·선우선·조보아 등은 시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는 선후배가 됐다.

이도아는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서 잘 찍을 수 있었다. 배려도 많이 받았다. 연기에 대한 고민 때문에 혼자 속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연기에 대한 마인드도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진정성 있게, 절실함이 묻어나게 연기를 했는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을 했다. 흔히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들을 빗대 ‘메소드 연기’라고 하지 않나. 캐릭터를 철저히 분석해 자신의 모습을 ‘등장인물화’하더라. 나도 등장인물처럼 먹고 마시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연기, 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돼야 겠다라고 절실하게 느꼈다”는 말을 덧붙였다.

로또의 행운보다 연기하는 행복 “공부합시다”


배우 이도아


연기 활동의 롤모델은 따로 없다. 다만 연기를 가르치는 연기 선생들의 탄탄한 기본기와 그 속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런 연기는 언제나 그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든다. 그 경험을 연기에 꿈을 둔 신인들과 나누기 위해 서울 강남 학동에 ‘도움연기학원’을 최근 런칭했다. 그에게는 또 다른 도전인 셈이다.

“오래 연기하는 게 목표라 이런저런 소화할 수 있는 역할들은 다 해보고 싶었다. 한계에도 부딪혀보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지더라. 연기도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 허황된 목표를 애드벌룬처럼 띄워놓고 그것을 쫓기보면 끝내 배우의 길을 멀어진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걸 언제나 콕 짚어 눈앞에 보여주는 스승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 내가 가진 무기를 나만의 장점으로 살리고 싶고, 그 길을 연기 동반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

이도아의 연기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 그는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싶냐”는 질문에 “멜로나 로맨스를 보면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사랑이 나오지 않나. 그런 연기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고 말했다. 여전히 꿈을 꾸는 배우 이도아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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