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한민 감독 “‘한산 리덕스’ 단순 확장판 아닌 완결판”
2014년 영화 ‘명량’으로 1761만 관객을 사로잡은 데 이어 코로나로 보릿고개를 보낸 극장가에서 올여름 ‘한산: 용의 출현’은 700만이 넘는 관객의 선택을 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6일 김한민 감독은 확장판 ‘한산 리덕스’를 공개했다.
‘한산 리덕스’는 1592년 임진왜란 초기 조선의 운명을 건 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박해일 분)의 고뇌와 전투에 임했던 이들의 못다 한 이야기를 담았다. 본편에 등장하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과 어머니의 대화신을 비롯해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모습은 물론, 왜군 진영의 연합 계기와 더불어 의병들의 이야기 등 한층 더 풍부해진 캐릭터와 서사를 만나볼 수 있다.
김한민 감독은 ‘한산 리덕스’에 대해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서 내가 그렸던 이 작품의 느낌을 충실히 반영하려 노력했다. 관객들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이고, 조금 더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여름 극장 개봉 당시에는 러닝타임에 대한 스스로 압박이 있어서 압축적으로 준비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감독은 “이번 ‘한산 리덕스’는 21분의 단순 확장판 아니다. 관객들에게 사랑받아서 확장했다는 개념보다는 영화를 훨씬 더 농밀하고 완벽하게 완성한 느낌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앞서 여름 극장판은 러닝타임 때문에 회상하는 식의 구성이었다면, 이번엔 원래 시나리오대로 서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타임라인을 변경했다. 해전 CG 추가 신도 상당하다. 극장판에 다소 미진했던 CG 완성도도 높였다”고 설명하면서 “한층 더 웅장해진 느낌을 받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산 리덕스’에는 김 감독이 직접 권율 장군으로 등장, 연기에 도전한 모습도 공개된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제가 하려고 했던 아니다”면서 “이번 작품에서 권율 장군은 한신 정도 나온다. 아우라 있고 연기적 이해도와 밀도감 있는 배우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인 내가 출연하는 것도 관객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겠다 싶었다. 사전에 헤어, 분장, 카메라 테스트도 해보고 나름 스스로 오디션을 해봤다. 다행히 괜찮겠다는 주변 반응도 있어서 하게 됐고 관객들에게 소소한 기쁨을 드렸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작품에서 배우 김한민을 만나볼 수 있을까. 그는 “제 이미지나 어떤 인연이 닿는 다른 작품이 있다면 출연 생각은 충분히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리덕스가 다시 돌아가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있어요. 그런 심정으로 조금 더 완결된 완벽해진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다행히 반응이 긍정적이라서 감독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습니다. 쇼케이스 시사 후 배우들과 같이 영화를 봤는데, 왜 이걸 여름에 개봉 안 했냐면서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뒤풀이 가서 새벽까지 배우들과 뜨겁게 이야기를 나눴고요. 그냥 확장판이 아니라 진정한 완결판, 완성판으로 만들었는데 배우들 반응도 뜨거워서 저도 너무 좋습니다.”
그는 “감사할 따름이다. 어떤 감독이 열심히 안 만들겠나. 열심히 만들고 어느 지점에 영혼도 갈아 넣는다. 작품을 만들었을 때 관객들이 좋아해주는 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배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한 감독이 배우들을 만나서 그 배우들과 완벽한 팀워크를 촬영 전부터 후까지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서로 간의 어려운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한산’은 거의 완벽할 정도로 팀워크 궁합이 좋았다. 박해일 변요한 등 배우들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코로나 이후 한국 영화 시장에서 나름의 사명감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뜨겁게, 열심히 하는 무대인사로 이어졌다. 그런 지점에서 배우들과 이 영화를 사랑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김 감독은 “‘명량’이 한산보다 더 흥행했는데, 지금 제가 느끼는 체감은 ‘한산: 용의 출현’이 더 만족스럽다. 우리가 코로나를 겪었는데 극장이 아직 완전히 살아난 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산’에 대한 사랑과 흥행에 감사드린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한국 영화에 쭉 이어지기를 바랐는데, 다시 소강상태에 빠져서 안타깝다”며 한국 영화의 부흥을 기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영화도 계속 시대의 변화에 맞게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 한 작품일지라도 여러 가지 루트로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일 수 있는 시도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한산 리덕스’도 그런 지점을 찾아가고 있는, 몸부림치는 작품이다. 어떤 식으로든 전략적인 방법들을 찾아가야 하는 지점에서 리덕스도 돌아온 것”이라며 ‘한산 리덕스’의 의미를 짚었다.
김 감독은 “앞으로는 어떤 세계관의 싸움이다. 그 세계관은 슈퍼IP, 멀티IP와 연결되어 있다. 제가 이순신 3부작을 기획한 건 10년 전이다. 어쩌다 보니 이순신 세계관, 이순신 월드라는 지점에서 앞으로 나아갈 멀티 IP에 가까운 개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순신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게 됐고 좋은 인연을 누리게 됐다. 지금은 갈등과 분열이 심한 시대다. 그런 지점에 화해와 화합의 원초가 되는 인물이 이순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서 이순신을 많이 사랑하는 것 같다. 화합과 갈등의 치유와 긍정적인 영감을 주는 계기로 이순신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그 이후에는 큰 범위 내에서 역사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가 다뤄야 할 것은 근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근대사에서 대한제국이라는 역사적 지점은 우리가 다시 한번 재발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것에 대해 기획 중이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