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욕 해소하려 구멍 뚫어”···신병 성폭력 예방교육 시간에 성희롱 발언한 강사

윤기은·김세훈 기자 2022. 11. 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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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혐오·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자 모욕도
공군 측 “해당 업무서 배제, 법에 따라 조치할 것”
군대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공군 성폭력 예방교육 강사가 신병을 교육하면서 성희롱 발언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경향신문 취재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접수된 제보를 종합하면, 성폭력 예방교육 교관인 A상사는 지난 14일 공군 제17전투비행단 신축면회실에서 신병 30여명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했다. 이 자리에서 A상사는 “페미(페미니스트)들 때문에 남자들이 미투 당하게 생겼다. 그걸 예방하는 것이 이 교육”이라며 “연예인 B씨가 미투 당했는데 무죄가 뜬 건 성관계 계약서를 내밀고 거기에 (여자가) 사인을 해서이다. 이게 미투 운동의 폐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를 저질러서 범죄자가 된다기보다는 누군가의 고의적 행동으로 범죄자가 돼버리니 우리는 그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A상사는 특정 여성 연예인을 겨냥해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성폭력 예방교육 자료에 딥페이크 피해 사례가 나오자 “나도 연예인 C씨의 얼굴이 나온 딥페이크 영상을 봤다”며 양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고, “얼굴이 3개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자가 조심해야 할 세가지 끝은 손끝, 혀끝, XX끝”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했다고 한다.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A상사는 “동성애는 병이다. 나한테 (동성애자를) 데리고 오면 치료시켜줄 수 있다” “고속터미널 3층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동성애자들이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거다”라고 말했다.

A상사가 “이태원에 있었던 사람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사망자다. 자기들이 놀러가놓고 뭔 피해냐”는 참사 피해자 모욕성 발언을 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A상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달에 한번씩 신병들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인 대상 성폭력 예방교육 교관으로 임용되려면 군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 위탁해 진행하는 ‘성인지 교육 군 전담 교관 양성과정’ 교육을 받아야 한다.

A상사는 통화에서 “군 양성평등센터(현 성고충예방대응센터)에서 성폭력 예방교육 교관 과정 이수증을 받았다”며 “교본에 있는 그대로 내용을 강의한 것이고 정상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공군 측은 “교육 당시 부적절한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된 지난 15일부터 A상사는 성폭력 예방교육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사안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교관 선발 과정과 교육 운영 전반에 대한 미비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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