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시벨' 황인호 감독 "소리보다 선택이 핵심, 과거를 되짚어보라는 메시지 담았다" [인터뷰M]

김경희 2022. 11. 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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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싹한 연애', 2014년 '몬스터' 이후 정말 오랜만에 '사운드 테러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영화 '데시벨'로 돌아온 황인호 감독을 만났다. 연출뿐 아니라 다수의 작품의 각본에서 스릴러, 액션, 멜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로 관객을 웃고 울렸던 그가 올겨울 둘도 없을 액션으로 돌아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대본 작업부터 시작해 준비하는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이 영화에 대해 황인호 감독은 "처음 받은 시나리오에서는 폭탄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그 대본을 보다가 다른 생각이 났다. 폭발물의 빨간 선을 끊을지 파란 선을 끊을지에 포커스를 맞추면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가 안될 거 같았다. 그때 어릴 때 갔던 수영장이 생각났다. 10분의 휴게시간이 끝난 뒤 안전요원의 호각소리에 맞춰 와르르 수영장에 들어설 때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 그런 상황이라면 주인공이 통제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폭발을 빌런이 만들고, 주인공이 막아야 하는 상황이면 차별화가 될 것 같았고 역순으로 올라가 왜 빌런은 소리와 관련된 폭발을 만들고 주인공을 함정에 몰아넣었을까를 생각하며 스토리를 만들었다"라며 소리를 소재로 한 스토리를 기획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소리'가 아닌 '선택'이었다. 황인호 감독은 "소리로 작동하는 폭탄도 중요하지만 진짜 포인트는 빌런이 주인공에게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이다. A 인지 B 인지, 둘 중의 하나를 꼭 선택하게 한다. 그 선택이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 소리는 사실 트리거 역할이다. 핵심적인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니다. 재미를 주기 위한 소재일 뿐"이라며 '데시벨'의 핵심적인 플롯은 선택에 있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주인공은 어떻게 해도 폭탄을 해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빌런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도 막을 수 없는 폭발물을 만들어 놓고, 이미 선을 넘어버린 주인공의 과거 선택에 대한 응징을 하려 한다. 주인공을 사지에 몰아넣고 그로 인해 과거를 되짚어보라는 메시지를 주려 했다"라며 영화 속 주인공에게 매번 떨어지는 선택의 미션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다.

잠수함의 이야기인 '데시벨'을 보다 보면 온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참사인 천안함이 떠오르기도 한다. 황인호 감독은 이 같은 연관성에 대해 "천안함과 관계없이 폭탄이라는 소재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이야기를 쓰다 보면 최악의 상황을 만들에 되고 그 안에 주인공을 가두게 되는데 공교롭게 현실이 더 참혹하다. 영화를 아무리 참혹하게 만들어도 현실만큼은 아닌 거 같다. 천안함이 떠올라도 어쩔 수 없다. 해석은 관객의 몫"이라며 직접적으로 모티브로 삼은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극의 후반부에 보이는 최악의 선택에 대해 황인호 감독은 "글을 쓰면서도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걸 깊게 생각하니 트라우마가 올 것 같더라. 극중 인물에게 선택을 맡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어떤 관객도 어느 선택이 현명하거나 나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없을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며 "트롤리 레버를 건드린 사람의 이야기, 그 이후를 담고 있는 거라 그 안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그려내는 건 너무 힘들다. 그래서 그 장면은 최소한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44명의 승조원들의 캐릭터가 보이고 개연성이 보이는 선까지만 보여주는 게 목적이었다. 최소한만 한다고 했는데도 그렇게 나왔다. 모든 배우들이 진심으로 연기를 해줬고 현장에서 리얼로 찍어서 정말 힘들었다. 악당이 죽어서 깔끔해지는 영화가 아니라 그래서 더 먹먹해지는 영화 같다"라며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이 가슴 가득 먹먹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황인호 감독은 "이 영화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봤다. 후반의 스토리를 가슴 아프게 받아들여서 웃고 떠드는 것뿐 아니라 시원하게 영화를 볼 수 있고 뜨겁고 먹먹하게 볼 수 있는데 이건 관객의 취향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11월에 '블랙 팬서' 말고 12월의 '아바타'까지 한국 영화에서는 액션 영화로 '데시벨'이 유일하다. 시원하고 뜨거운 영화로 여성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지점이 있다. N 차 관람이 가능하게 요소마다 포인트가 숨겨겨 있어서 모든 장면을 눈여겨보시고 되짚어 보시면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을 영화"라며 '데시벨'을 소개했다.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 '데시벨'은 11월 16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주)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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