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수험생] ‘입맛 찰떡공략’ 찹쌀떡…‘만점답안 공략’ 응원

지유리 2022. 11. 1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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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에게 딱!
익산농협 떡방앗간 ‘생크림찹쌀떡’
새벽부터 긴 줄…매진행렬 이어져
연일 SNS에 ‘구매 인증글’ 올라와
MZ세대·할매니얼 고객 사로잡아
수험생 세트 라이브커머스서 완판
 

팥소 대신 크림을 넣은 전북 익산농협의 ‘생크림찹쌀떡’. 존득한 반죽과 부드러운 크림의 조화로운 맛이 MZ세대의 입맛을 저격한다. 익산=김원철 프리랜서 기자


초·중·고등학교 12년 학창시절의 성과를 평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고생한 수험생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전할 때다. 우리 땅에서 난 농축산물로 만든 먹거리만큼 건강과 행운을 선사할 선물이 또 있을까. 시험 당일 속을 편하게 하고 두뇌회전을 빠르게 해줄 식단도 놓치지 말자.

찹쌀떡은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에게 건네는 대표 선물이다. 쌀로 빚은 떡은 속을 든든히 채워주고 달큰한 소는 공부하느라 받은 스트레스를 달래기 좋다. 수험생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면 조금 더 특별한 찹쌀떡을 선물해보자. 팥 대신 생크림으로 속을 채운 전북 익산농협의 생크림찹쌀떡이다.

화요일 오전 5시30분. 익산농협 떡방앗간 앞에 긴 줄이 섰다. 새벽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인데 벌써 쉰명이 넘게 모였다. 아침 9시에 문이 열리자 기다리던 사람들이 차례로 번호표를 받는다. 한쪽에선 번호표를 쥐고 환호하고 다른 쪽에선 몇분 차이로 놓친 기회를 아쉬워한다. 이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건 찹쌀떡이다.

올 8월 첫선을 보인 익산농협의 찹쌀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처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구매 성공을 인증하는 게시글이 연일 올라온다. 2일엔 ‘수험생 선물세트’로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상거래)를 진행했는데 방송을 시작한 지 2분 만에 2000세트가 완판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고거래 사이트에 1만2000원짜리 상품을 5만원에 내놓는 일까지 벌어진다.

생산설비에서 ‘생크림찹쌀떡’이 나오고 있다. 완성된 제품은 냉동해 유통·판매한다.


익산농협이 떡을 생산·판매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이전에는 주로 인절미 같은 전통 떡을 만들었다. 품질은 좋았지만 판매량은 그리 높지 않았다. 거래처도 점차 줄었다. 이대로 있다간 쌀 소비가 크게 줄 것이 우려돼 시장에 먹힐 만한 ‘퓨전 떡’ 개발에 나섰고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팥소 대신 크림을 넣은 생크림찹쌀떡이다.

수능에 맞춰 내놓은 수험생 선물세트.


정홍선 익산농협 상무는 “요즘 사람은 떡을 잘 먹지 않아 처음 출시할 때 큰 기대는 없었다”면서 “조합원 설명회 때 시식용을 제공했는데 먹어본 이들이 온라인 ‘맘카페’에 후기를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비화를 들려줬다. 옛 감성을 좇는 MZ세대(1980∼2000년대 태어난 세대)의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입맛을 저격한 셈이다. 여기에 찹쌀떡 캐릭터를 활용해 SNS 중심으로 홍보전략을 펼친 것도 소비자에게 먹혔다. 그 결과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물건을 구입하는 ‘오픈런’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생크림찹쌀떡은 두가지 맛이다. 기본맛 찹쌀떡은 반죽 속에 식물성 크림을 넣고 겉에는 카스텔라 가루를 묻혔다. 쫀득한 피 속에 부드러움이 느껴지면서 달곰하다. 카스텔라 가루가 어우러지면 흡사 빵 같은 맛이 난다. 다른 하나는 흑임자맛으로 한입 베어 물면 흑임자향이 입 안에 확 퍼지면서 고소한 맛이 난다. 이달 중엔 초코맛도 출시할 예정이다.

찹쌀떡은 냉동상태로 판매된다. 먹기 전 해동 시간이 짧은 편이다.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상온에서 10분 정도 꺼내두었을 때가 가장 맛이 좋다. 떡인 듯 빵인 듯 아이스크림 같은 묘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냉동고에서 꺼내 따로 해동하지 않고 바로 먹어도 딱딱하지 않아 먹기에 불편하지 않다. 소비자 후기 가운데는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찹쌀떡 아이스크림보다 낫다는 평가도 많다. 떡방앗간에서 제조과정을 총괄하는 안정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팀장은 “얇은 반죽이 맛의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생크림과 조화를 이루면서 씹는 맛이 적당한 반죽 두께를 찾느라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었다.

무엇보다 생크림찹쌀떡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맛이다. 정 상무는 “지역산 찹쌀을 도정해 이튿날 가공한 다음 바로 떡을 빚는다”면서 “신선한 재료에서 전해지는 풍미를 다른 건 따라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쌀과 흑임자 같은 주요 재료도 국산을 쓴다. 수능을 앞두고 컨디션 관리에 신경쓰는 수험생에게 추천하는 이유다.

생크림찹쌀떡은 익산농협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한다. 직접 방문 구입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가능하다. 기본맛은 12개, 흑임자맛은 10개에 1만2000원이다.

익산=지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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