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유럽레터] 1시간 30분을 걸어서, 베네벤토 그리고 칸나바로

이형주 기자 2022. 11. 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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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을 걸어야 했지만 치로 비고리토는 아름다웠다.

하지만 베네벤토의 홈구장인 치로 비고리토로 다시 열차를 타는 3시간 내에 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베네벤토 기차역에서 치로 비고리토까지는 도보로 3.5km다.

베네벤토 역에서 치로 비고리토로 가는 과정에는 베네벤토 두오모(대성당)가 축구 팬들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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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벤토역과 치로 비고리토 사이에 위치한 베네벤토 두오모.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베네벤토/베네벤토 두오모)

[이탈리아(베네벤토)=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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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을 걸어야 했지만 치로 비고리토는 아름다웠다. 

이탈리아는 남북 간 경제력 격차가 심한 편이다. 이는 축구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자연히 북부들보다 가난한 남부이기에, 선수 영입 등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는 한 시즌에 20개 밖에 될 수 없는 세리에 A 클럽들이 대부분 북부 클럽이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중에도 남부의 자존심을 지키는 클럽들이 있는데, 베네벤토 칼초는 이 중 하나다. 물론 완전히 족적을 남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세리에 A 무대를 누비곤 하며, 북부 클럽들이 중심이 된 헤게모니에 저항해왔다. 이탈리아 내 수많은 도시와 수많은 클럽들이 있음에도 베네벤토와 베네벤토 칼초를 들러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는데, 다른 도시들을 돌 때 너무도 도움이 됐던 지도 앱 상에서 베네벤토 역과 베네벤토 경기장 간의 거리가 나오지 않았다. 

베네벤토 기차역에 내리자 택시와 버스들이 보였다. 하지만 베네벤토의 홈구장인 치로 비고리토로 다시 열차를 타는 3시간 내에 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때문에 선택지는 걷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 

베네벤토 역에서 치로 비고리토까지는 이처럼 경사가 가파르다.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베네벤토)

베네벤토 기차역에서 치로 비고리토까지는 도보로 3.5km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걸어서 44분의 시간이 걸린다. 어쩌면 충분히 걸을 수도 있는 거리지만 짐과 가방을 함께 가진 상태였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걸음을 내딛었다. 

베네벤토 역에서 치로 비고리토로 가는 과정에는 베네벤토 두오모(대성당)가 축구 팬들을 반긴다. 계속해서 꾸역꾸역 걸음을 내딛다보니 치로 비고리토의 모습이 보였다. 

베네벤토 칼초의 홈구장 치로 비고리토.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베네벤토/치로 비고리토)

햇빛이 내리쬐 훌륭한 날씨의 치로 비고리토는 44분 그리고 이후 내딛을 44분을 더한 1시간 28분의 걸음을 걸을 가치가 있었다. 옛스러운 정취 속 베네벤토의 엠블럼 등 팬들이 반기는 요소가 곳곳에 보였다. 

베네벤토는 지난 2020/21시즌 눈물의 강등을 당했다. 당시 강등 이후 눈물을 흘리며 땅을 치던 센터백 카밀 글리크를 포함 베네벤토 선수들의 모습은 여전히 축구 팬들에게 각인돼있다. 

지난 2020-21시즌 강등이 확정된 뒤 얼굴을 묻은 글리크는 절규하며 한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사진|세리에 A 공식 SNS

베네벤토는 올 시즌을 세리에 B에서 보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006년 월드컵 우승 때의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를 감독으로 선임해 야심차게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2승 5무 5패로 현재 상황을 좋지 않다. 칸나바로 감독과 베네벤토가 눈물의 역사를 청산하고 다시 세리에 A 무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이탈리아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주장이자, 현 베네벤토 칼초 감독 파비오 칸나바로. 사진|뉴시스/AP

[이탈리아(베네벤토)=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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