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 약속 어겨 신뢰 깨뜨려… “엄 대장님, 죄송합니다”

2022. 11. 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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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뜬 나뭇조각은 물이 흐르는 대로 흘러갈 뿐이다.

그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2년 동안 무려 38번 도전했다.

그런데 '축 승진·영전을 축하합니다' '산악인 엄홍길'이라는 축하 문구가 적힌 축하 난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그해 말에 '엄홍길휴먼재단'의 한 행사에 초청을 받고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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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합니다 - 엄홍길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물 위에 뜬 나뭇조각은 물이 흐르는 대로 흘러갈 뿐이다. 하지만 생명력이 있는 물고기는 그 물을 역류해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하듯 사람도 도전과 응전을 겪을 땐 힘이 들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뛰어넘었을 때 훌륭한 업적과 가치 등을 이룩할 수 있다.

대한민국 산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고봉 16좌 완등의 대기록을 세운 산악인이다.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결과이기도 하다. 거의 초인간적이다. 그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2년 동안 무려 38번 도전했다. 또 그 과정에서 후배 6명과 셰르파 4명을 잃었다. 이외에도 14좌 등정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고통, 아픔은 말과 글로는 형용할 수 없다고 한다.

엄 대장 하면 의리의 사나이로 통하기도 한다. 2005년에는 에베레스트 등정에서 숨진 박무택과 정민, 백준호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 원정대’라는 팀을 꾸려 사체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박무택은 발견했으나 눈이 많이 내리고 혹한으로 인해 사체가 거의 돌덩어리처럼 단단하게 얼어 100㎏이 넘었다. 결국 사체 수습을 포기하고 햇볕이 잘 드는 동쪽에 돌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다른 대원들의 사체는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자신을 희생하며 본인을 도와준 산악인과 셰르파의 유족을 도우며, 본인을 받아준 산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공무원으로 생활할 때의 일이다. 승진하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지방 근무를 해야 하는 인사규정에 따라 한 지방의 직장 사무실에 첫 출근을 했다. 그런데 ‘축 승진·영전을 축하합니다’ ‘산악인 엄홍길’이라는 축하 문구가 적힌 축하 난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너무 고마웠다. 그해 말에 ‘엄홍길휴먼재단’의 한 행사에 초청을 받고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직장에서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약속을 어기는 것은 신뢰를 깨는 행위다. 정말 면구스럽기 짝이 없었다. 사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 면목이 없어 연락하지 못했다. 너무 늦었지만 이 지면을 빌려 엄 대장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엄 대장은 겉보기엔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 고봉 16좌 등정 성공,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등 강렬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또 자신에게 가혹하고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마음속은 한없이 따뜻하고 정이 많으며, 다른 사람에게는 굉장히 너그럽고 관대하다. 특히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이면서도 합리적이고 추진력이 매우 강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더욱이 친절하고 겸손하며 좀처럼 화내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해군 시절 경주시 감포에서 독도까지 5박 6일간 수영을 해서 가기도 했다. 다시 말해 강인한 정신력과 강철 같은 체력의 소유자다. 같은 해군 출신이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다.

지금은 인생의 17좌인 엄홍길휴먼재단의 상임이사로 휴머니즘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자 네팔 등 저개발국가에 대한 교육과 의료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국내외의 청소년 교육사업과 소외계층 지원사업, 환경보호를 위한 환경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정말 대단하고 훌륭하며 존경스럽다. 아낌없는 응원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끝으로 엄 대장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언제나 함께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문영호 ㈜천신CSK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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