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ICT멘토링, 지식나눔 멘토링 통한 직장인의 제2의 커리어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2022. 11. 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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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태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강석태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20세기를 하루라도 살아본 세대라면 영화 ‘여인의 향기’를 기억할 것이다. 사고로 시력을 잃은 퇴역장교 프랭크(알 파치노 분)가 레스토랑에서 처음 만난 여인(가브리엘 앤워 분)과의 탱고 장면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화자되는 명장면이다. 교내 사건에 휘말린 찰리(크리스 오도넬 분)가 학교 청문회에서 퇴학 위기에 처했을 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찰리를 대변해주는 알파치노의 숨소리, 눈빛, 그리고 동작까지 또렷하게 기억난다. 인생영화 ‘여인의 향기를 볼 때마다 “저 나이가 되었을 때 나도 누군가에게 롤 모델이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길을 제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들은 누군가에게 멘토가 되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나이 스물에 봤던 그 영화는 어느덧 30년이 흘렀고, 나 또한 프랭크의 나이가 됐다. 프랭크처럼 격렬한 삶의 굴곡을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은 하나의 삶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의 나이테가 겹겹이 생겼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정도는 아닌듯 하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인생 멘토가 되긴 힘들어도 지식 멘토는 될 수 있을 듯하여 2012년 ICT멘토링을 시작하게 되었다.

ICT멘토링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이하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원장 전성배 이하 IITP)이 2004년부터 ICT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향상시키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해 오고 있는 사업이다. 실무 경험을 보유한 현업 멘토와 함께 프로젝트 주제, 적용 기술을 고민하고, 약 8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ICT멘토링에서 멘토는 IT프로젝트 실무에 대한 지식을 전달한다. 모바일을 포함한 IT기술부터, IT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대한 지식까지 포괄하며 팀 단위로 특정 아이템을 선정하여 개발 실습을 진행한다. 필자는 직장생활에서 유용한 아이디어 발상방법, 기획서나 보고서 작성 방법도 상세하게 알려주고, 그 외에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기도 한다.

2012년 시작된 멘토링의 첫 멘티는 단 3명이었다. 이렇게 적은 인원의 멘티들과 함께 시작한 ICT멘토링이 10년이 지난 지금은 대략 180명이나 되는 멘티들의 멘토가 될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그때의 멘티는 이제 멘토가 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우가 되었다. 긴 시간 어떻게 가능했을까? 생각해보니 몇 가지 이유가 떠오른다.

먼저, 바쁜 일상 속에서 실무 경험과 지식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수많은 프로젝트, 이를 통해 축적되는 실무 경험을 별도로 시간을 내서 정리하는 게 쉽지는 않다. ICT멘토링은 멘티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멘토가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실무 프로젝트를 프로세스화하고 시각화하거나, 나 자신만의 업무 스킬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정리하게 된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복기해야 하고, 그 복기를 통해 멘토인 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통해 신사업 아이템을 찾는 게 중요한 나에게 그들이 어떤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는지, 어디에 관심이 많은지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다.

둘째로, 회사나 사회에서 만나기 힘든 20대 세대와 자주 소통할 수 있다. 회사에서도 20대를 만나지만 팀장으로서 만나는 관계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ICT멘토링을 통해 만나는 20대는 수평적 관계로서 그들의 생각, 생활, 그리고 깊은 고민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또한, 저에게 ICT멘토링은 제2의 커리어가 될 수 있었다. ICT멘토링을 하면서 지식, 경험, 노하우를 구조화하고 개념화하는 능력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를 ICT멘토링 커리큘럼으로 만들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책으로 출간했다. 꾸준히 하다보니 늦은 나이에도 할 수 있는 제2의 커리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많은 나이, 더 많은 경험, 더 많은 지식이 선생, 멘토, 코칭으로 정의된다. 그렇지만 시간이 상대적인 개념이듯 멘토도 상대적 개념이다. 누군가에게 멘토가 되는 사람도 누군가의 멘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멘티도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다. 영화 ‘여인의 향기’는 실명으로 인해 실패한 인생이라 느낀 프랭크가 순수한 영혼과 신념을 가진 찰리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 순간만은 프랭크가 멘티이며, 찰리가 멘토가 된 것이다.

실무 경험에서의 멘토링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인생의 멘토링도, 실무경험의 멘토링도, ICT멘토링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 자리에 함께 하는 당신에게도 멘토링이 될 수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ICT멘토링은 잠재적 멘토가 될 수 있는 여러분을 위해 항상 열려 있다. 지금 멘토에 도전해 보시라.

필자 약력

-2012년 한이음 멘토 위촉

-2022년 한이음 ICT멘토링 프로젝트 총 4개 참여(자율형 2건, 학점연계형 2건)

-ICT멘토링 한이음, 프로보노, 이브와 프로젝트 지도 멘토(프로젝트 참여 건수 총 47건, 지도 멘티 수 189명)

-2021년 ICT멘토링 공모전 장려상, 동상 등 수상 경험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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