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은 ‘1타강사’, 이상일 용인시장은 ‘일타쌍피’ 강사

2022. 11. 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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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헤드테이블 앉아 용인 현안 거침없는 발언
원희룡 국토부장관, 용인시장실 찾아와 현안 논의…현직장관 지자체장 방문, 대한민국 최초
원장관 “이상일 시장, 언론보도 댓글까지 봤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슈퍼맨 르네상스’ 행보 선보여
우상혁 선수 용인직장운동경기부 입단…글로벌 용인 홍보
이상일 용인시장이 원희룡 장관에게 현안을 설명하고있다.[용인시 제공]

[헤럴드경제(용인)=박정규 기자]모처럼 이상일 용인시장과 점심을 같이했다. 특별한 현안도, 부담도 없는 자리였다. 개인적으로 언론사 선배이기도 하지만 궁금한게 많았다. 특히 예술품에 대한 조예가 이토록 깊은 정치인은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예술품에 대한 조예가 깊을수 있냐고 물었다. 그가 멋쩍은 듯 씩 웃었다. 개인 취미이긴 하지만 재능기부로 용인 노인대학 등에 예술 강의를 나간다. 그에겐 밤낮이 따로없다. ‘슈퍼맨 시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윤석열대통령과 원희룡 국토부장관에게도 거침없는 요구와 설득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이건 좀 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신상에 지장이 있겠느냐”고 멋쩍은 듯 씩 웃었다. 배짱이 갑(甲)이다. 이상일 용인시장 강점은 수평적 관계로 모든 사안과 사물을 본다는 점이다. 지위나 권력이 높거나, 낮거나 하는 수직 개념을 싫어한다. 할 말은 분명히 전한다. 설득 방식도 독특하다. 횡설수설이 없다. 짧은 포인트로 이해시킨다. 이만하면 상대방을 읽어내는 기술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2년 10월25일 ‘1타강사’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이상일 용인시장실을 찾았다. 현직 장관이 지자체장 집무실을 직접찾은 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다. 원희룡 장관은 대권도전했던 인물이고, 현재도 강력한 대권잠룡이다. 그가 용인시청 집무실을 찾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례적이다. 소위 1기 신도시하고 용인은 관계도 없다. 이 시장 설득 스타일을 분석하면 원인→효과→대책으로 이어진다. 상대가 고민할 시간을 확 줄여준다.

둘은 바로 현안에 돌입했다. 이 시장은 용인시 발전과 도시 혁신,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 확충에 대한 국토교통부 적극 지원을 요청했다. 6개 주요사업계획을 설명했고 요약 건의서를 원 장관에게 전달했다. 이 시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옛 경찰대·법무연수원 부지 개발 문제와 관련해 광역교통개선 대책이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은데 대책이 꼭 마련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가 꼭 챙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시 발전에 긴요한 건의사항을 한 보따리 준비했다”며 “용인이 난개발 지적을 받았던 것은 과거 중앙정부에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우지 않고 개발규모를 50만㎡ 미만으로 쪼개서 국지적인 도시개발을 했기 때문인 만큼 이제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용인의 반도체 역량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려면 용인 동서를 관통하는 반도체 고속도로 신설, 원삼으로 이어져 있는 국지도 57호선 확장, 철도 경강선의 용인 연장 등 도로망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서수지IC ‘묘안’도 내놨다. 용서고속도로 서수지IC에서 수원·오산으로 연결되는 도로 신설계획과 관련해 “서수지IC에서 판교를 통해 경부고속도로로 연결되는 제2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최소한 동시에 개설되지 않으면 ‘용서가 안 되는 고속도로’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용서고속도로 서수지IC~성남(금토TG) 구간은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며 “원 장관이 이 문제도 꼭 살펴봐 달라”고 했다. 용인 중앙시장과 주변의 현대화를 위해 국토교통부 주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참여했고, 서류심사에 통과된 사실을 언급하며 원 장관과 국토교통부의 관심과 배려를 요청했다.

원희룡 장관은 “이상일 시장이 용인특례시 발전을 위해 역동적으로 일하는 점을 잘 아는 만큼 특별한 관심을 갖고 돕겠다”며 “교통과 택지개발은 동시에 진행돼야 맞다”고 했다.

원 장관은 “광역교통대책을 세워놓지 않고 개발하면 결국은 지자체만 부담을 떠안게 되고 시민이 불편해진다”며 “국토교통부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 시장이 동천동 고기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상진 성남시장과 만나는 등 적극 노력했다고 하는 언론보도뿐 아니라 댓글까지도 살펴봤다”며 “이 시장 취임 이후 용인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있다. 용인 발전 노력을 응원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사진 맨 오른쪽)이 윤석열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 앉아있다.[용인시 제공]

이번엔 대통령이다. 대통령에게도 할말은 한다.

2022년 10월 2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간담회에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윤 대통령,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앉았다. 대통령 앞이지만 주눅은 그에겐 없다. 이 시장 거침없는 발언은 오히려 화제가 됐다. 이 시장은 오는 2026년 7월로 예상되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철도 수요가 늘어나는 곳이 많고, 철도 개설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하는 곳도 적지 않은 만큼 계획 수립 시기를 2023년이나 2024년으로 앞당기는 것을 중앙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문재인 정부 때인 작년 7월에 발표됐는데,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게 된다면 5차 계획은 윤 대통령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때에 세워지게 된다"며 "대통령의 철도 관련 공약을 순조롭게 추진하려면 5차 계획 수립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는 ‘불의 전차’처럼 달렸다.

이 시장은 "지난해 4차 계획에서 추가검토 사업으로 분류된 철도 사업들 가운데 윤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된 것은 경강선 경기도 광주~용인 연장을 비롯해 5개 노선"이라고 했다. 이어 "수도권 뿐 아니라 영호남, 강원 등 전국에 해당되는 추가검토 사업 5개가 대선 때 윤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된 것은 노선에 들어가 있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철도 개설을 강력히 희망한다는 뜻이므로 가능한한 속히 충족하는 방안을 중앙정부가 마련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GTX 노선 확대 및 확충도 역시 속히 추진될 필요가 있는 만큼 계획 수립의 유연성을 발휘해 내년이나 내후년에 5차 계획을 만들어 추진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용인·수원·고양·창원) 시장협의회 대표회장이기도 한 이상일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특례시 행정·재정권한이 더 확대돼야 하는 상황에서 특례시에 이미 주어진 권한사무라도 잘 처리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가 시군구에 맞춤혐 특례를 부여해 지방분권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는데 특례시에 걸맞는 자치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증원에 협조해 달라"고 했다.

이 시장은 이 장관과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에게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안에 따르면 지방시대위원회를 설치하게 되는 데 광역시에 준하는 대도시인 특례시의 입장을 전달할 통로가 빠져 있다. 지방시대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특례시장협의체 대표가 포함돼야 한다"며 "국회 법안 심사과정에서 특례시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 시장은 대통령실에는 용인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국지도 57호선 마평~고당 구간 확장, 경강선 연장 등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에 중앙정부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자료를 전달했다.

용인시 올해 민원 행정 서비스 만족도는 91.6점이다. 지난해 80.2점보다 11.4점(약 14.21%)이나 올랐다. 시민만족도가 최상이다. 5개 항목중 특히 시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응대친절성 항목이 92.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상일 용인시장(왼쪽)이 우상혁 선수 입단을 축하했다.[용인시 제공]

이 시장은 세계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이자 한국 높이뛰기 최고기록(2.36m) 보유자인 우상혁 선수을 주목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 선수가 용인특례시와 함께하면 글로벌 용인이 자연스럽게 전세계에 알려진다. 이 시장은 우상혁 선수를 지난달 20일 용인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입단시켰다. 원희룡장관이 ‘일타강사’이면 이상일 용인시장은 ‘일타쌍피( 一打雙皮)’ 강사다.

이상일 용인시장만큼 전국 광역·지자체중 문화예술품에 조예가 깊은 정치인은 없다. 그는 용인을 돌며 ‘스토리가 있는 그림의 세계’를 주제로 2시간여 동안 특강을 이따금 한다.

이상일 시장은 “피렌체 메디치 가문이 큰 부를 이룬 후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지원하고 양성하면서 ‘융합’이 생기고 ‘창조’가 생기고 ‘르네상스’를 이룬 것”이라며 “소통을 통해 배움이 생기는 만큼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방식처럼 용인 르네상스를 이끌 준비를 하고있다는 직감이 왔다. 그는 슈퍼맨이자 창조자이다. 하지만 ‘역대 용인시장 몰락’이라는 용인시 오명을 그가 바로 세워야 할 책임도 있다. 예술을 아는 이상일 시장이 용인 르네상스를 진두지휘하는 새로운 지자체 세상이 열렸다. 이상일의 올곧은 신념과 배짱은 용인을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할 듯 싶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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