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떨어져야 된다더니"…내달 수도권 규제 확 풀리나
서울 외곽·세종도 후보군
이번 대책 놓고 긍정 우려 공존
"높은 금리로 집값 상승세 반등은 어려워"
정부는 지난 27일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도 집값 대비 대출비율을 50%까지 높여주는 대책을 내놨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최근 발언을 정면으로 뒤엎은 것이다. 부동산 하향 안정화도 거래량이 좀 늘어야 가능한 것 아니냐는 명분인데, 일각에서는 15억원 이상 주택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이 지역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다음달 규제지역의 추가 해제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거론되는 지역은 주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다. 시장에서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서울 외곽 지역과 지방에서 유일하게 규제 지역으로 남아있는 세종도 해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1일 부동산 및 주택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의 추가 해제를 위해 원 장관이 다음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에서 돌아오면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을 열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열린 주정심에서 투기과열지구 43곳 중 4곳, 조정대상지역 101곳 중 41곳을 해제한 바 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경기 등 39곳, 조정대상지역은 서울·경기·인천·세종 등 60곳이 남아있다. 투기 지역은 서울 15곳이다.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모든 규제 지역이 해제된 만큼 사실상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만 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규제지역 지정·해제 기준에는 직전 3개월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조정대상지역) 초과 여부와 청약경쟁률, 분양권 전매 거래량 등이 있다. 올해 1∼9월 수도권 아파트값 누적 하락폭이 10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면서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의정부시는 지난 주정심 이후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조정대상지역 지정 취소를 요청했으며 고양시의회는 고양시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투기과열지구인 구리시와 군포시는 각각 시의회 차원에서 규제 해제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포, 인천 검단 등에서도 규제 해제지역에서 제외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1∼9월 수도권 아파트값은 2.37% 하락했다. 동기 기준으로 2012년(-4.13%) 이후 10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67% 떨어지며 2013년(-1.89%)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경기(-2.57%)와 인천(-3.18%)도 10년 만에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41만779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1만8948건, 국토부 자료) 대비 49.0% 감소했다.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호로, 전월(3만2722호) 대비 27.1%가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7813호로 전월(5012호) 대비 55.9%가 급증했다. 지방은 3만3791호로 전월(2만7710호) 대비 21.9%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11월 1만4000호 규모로 바닥을 찍은 뒤 올해 들어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 청약 규제와 함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가 완화된다. 또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도 함께 줄어든다. 투기과열지구 내 청약당첨자의 기존주택 처분 기한(1주택자)은 6개월 이내에서 2년으로 확대된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예정된 주정심에서 최근 집값 하락폭이 큰 지역 중 세종을 포함해 의정부·의왕·화성·오산·광주·시흥·김포 등 경기 지역과 인천 등 수도권 일대가 대거 해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의 경우 조정대상지역은 유지되더라도 투기지역 해제와 더불어 서울 외곽의 투기과열지구가 추가 해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계 대출 완화와 규제지역을 추가로 해제하는 이번 정책에 대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도 시장 경착륙을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선도 있다. 금리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빚 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로 완화돼도 대출 한도를 높이는 효과는 고액 연봉자나 맞벌이 가구에 집중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대부분 가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에 먼저 걸리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경기도와 노·도·강 같은 서울 외곽 지역은 가격이 급락하면서 재산권 행사가 안되고 있어 강력한 규제가 불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달 주정심에서 수도권 지역 규제가 해제되면 일부 실수요가 살아나면서 지금과 같은 하락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금리가 급등하고 있고 자산시장 거품이 빠지고 있어서 집값이 상승세로 재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다음달 열리는 주정심을 통해 가격 하락 폭 등을 감안, 규제지역을 해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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