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을 향한 네 가지 시선 "꿈꾸는 황홀, 완전한 순간에 스.며.들.다." (上)

제주방송 김지훈 2022. 10. 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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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전시들이 반가운 계절입니다.

일상에 예술의 의미를 더하고, 복잡다단한 공간미에 질문을 던지는 설치들이 독특합니다.

혹은 ‘제주’에 초점을 맞춰 온 장인들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무속 현장으로, 서투른 물질 현장을 찾아 자맥질을 거듭하다 ‘꾼’이 되버린 작가도 있습니다.

회화적 상상력을 언어적인 유희로 공간에 직조해 내는 박윤경 작가. 반려인으로 따스한 교감의 장을 목공예로 펼쳐내는 김유한 작가입니다.

그리고 ‘제주다운’ 작품, 작업들로 주목받고 있는 강정효·양종훈 작가는 사진전 그리고 바다 건너 이국의 전시장을 찾아 시선을 확장했습니다.

사뭇 달라보일 수 있지만, 살피다 보면 비슷한 맥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어 들춰봤습니다.

(上)
① 우연히 마주치는 아름다움, 완벽에 관한 소품.. 박윤경 전시
② 그들과 나,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김유한 목공예전


(下)
③ 어머니의 마음, 남은 이들을 향한 사모곡.. 강정효 사진전
④ 히말라야에서 제주해녀까지, 절정에서 바라보다.. 양종훈 작가


박윤경 作 '어디에도 없었던 아침'


■ 'A Decent Moment. take1.'.. 박윤경 전시, 27일~30일 환이정

현 시대 언어들을 실로 '그려낸' 직조(織造) 작품에 촘촘히 새겨 담아냈던 박윤경 작가 전시가 서귀포시 표선면의 인문예술공간 '환이정'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누구나 일상의 치유를 얘기할 때, 나서서 '감염'을 권유합니다.

잠깐의 순간에 완벽한 그때를 만날 수 있다고 '드러내’ 손 내밀지만, 뻔하지 않아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시입니다.

작가의 전시는 우리 삶 안에서 예술(회화)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프레임, 혹은 화면 안에서 다양한 텍스트가 이미지로 전환되고 그 의미는 상실 혹은 소멸됩니다.

끝이 아니라 그 과정에 촉발되고 증폭되는 소통의 불가능함은 되려 적극적인 공감과 이해를 요구하고 이런 과정과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고, 생겨납니다.

사실 작품 하나하나가 잘 읽히지 않게 독특한 형태로 직조한 듯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문자 그 자체로 충족되는 추상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직관적으로 받아들여 품을지, 한층 더 상상력을 발휘할지 선택은 온전히 관객의 몫입니다.

박윤경 作 '보드라운 우리'


페인팅과 설치 작업을 주로 하던 작가는 제주로 이주하면서 변화된 환경에 따라, 그동안의 작업에 대해 더 깊게 사유하게 됐습니다.

앞서 최근 예술곶 산양에서 터프팅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 ‘실로 그리다’를 선보였습니다.

'미완'에서 시작해 끝날 때 쯤 완성되는 전시이자 시간이 흐를 수록 안팎이 풍성해지는게 특징으로, 이 기간 참가자들이 ‘소통’과 ‘노동’의 연장선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어떤’ 차별화된 지점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에 묘미를 더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전시를 기획한 김정혜·차은실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돌연 마주치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많은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예술이 일상 안에서 우리에게 어떤 감동을 주는지에 대한 작가의 즐거운 도전"이라며 "환이정에서 만나게 되는 (우연한) 그 완전한 순간에, 잠시라도 작가의 의도나 혹은 환이정의 나무 바람과 스친다 해도 좋다. 그렇게 '예술'에 서서히 감염되기를 기대한다"고 전시 취지를 전했습니다.

전시작들은 환이정 마당의 어느 나무 아래에서 4일 동안 오후 2시부터 6시 사이, 하루 4시간만 만날 수 있습니다. 모레(28일) 오후 2시 작가와 대화도 마련됩니다.

김유한 作


■ '개와 고양이가 있는 방'.. 김유한 개인전, 30일까지 새탕라움

목공예 작가인 김유한 개인전 ‘개와 고양이가 있는 방 Canine, Feline, and Adeline’이 제주시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에서 30일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주로 거주, 생활하는 ‘방’이라는 공간에 동물의 이야기가 겹칩니다.

개와 고양이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맞물려 만들어진 전시로, 같은 시간과 장소에 각각의 개체가 활동하는 층위가 덧대고 입혀져 작은 방은 복수 개체가 생활하는 공간으로서 입체감을 갖습니다.

전시는 소품과 설치작품, 동물과 함께 사용하는 가구 등으로 구성됩니다.

가구는,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본래 용도보다 상호 고저와 배치로 의미를 갖고 사람의 것처럼 보이지만 개나 고양이의 사용을 주로 의도한 소품 등이 부조화 속에 공간 자체로는 또 의미를 갖게 되면서 스스로 메시지를 찾아보도록 유도합니다.

김유한 作


작가 또한 개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와 십수 년 이상 동거하고 있는 소위 반려인이라, 이들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잘 반영돼 있습니다.

19일 시작한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집니다.

제주시 서사로 ‘새탕라움’에서 전시기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하고, 사전 방문 신청을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한 전시로, 배변봉투 등 기본 용품을 지참하고 목줄은 착용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새탕라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유기동물 후원 단체전 ‘집으로’ (2015), 개인전 ‘A (work)Room of One’s Own 자기만의 방’(2021), 어린이날 100회 기념 특별기획 단체전 ‘평화의 정원’(2022) 등 각종 개인전과 단체 등을 개최, 참가했습니다. 우드워킹 스튜디오 ‘크래프트401’, 제작소 ‘다람쥐와 기계’ 대표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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