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아본 적 없는 MZ세대 부모, "아이와 가을 숲에서 어떻게 놀면 좋을까?"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숲’만한 것이 있을까요.
울긋불긋 오색 단풍과 ‘토독, 토독’ 떨어지는 작고 귀여운 열매들, 바스락 바스락 낙엽의 노래까지.
가을 냄새가 폴폴 나는 숲은 그냥 거닐기만 해도 좋지만, 아이들과 놀기에 더없이 좋은 놀이터.
하지만 “라떼는 말이야~ 동네 뒷산에 올라 이리 뛰고 저리 숨으며 총싸움, 칼싸움하고 놀았어”하는 옛 어른들과 달리 지금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세대는 숲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조경희 충청대학교 유아숲지도사교육원장과 아이들과 해볼 수 있는 ‘숲 놀이’ 방법을 알아봅니다.
Q. 인터넷, 스마트폰 등에 노출이 점점 빨라지면서 자연에서 뛰노는 것이 정말 중요해졌어요. ‘유아숲지도사’가 등장한 것만 봐도 그렇죠. 유아숲지도사가 등장한 배경과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유아숲지도사는 지역의 유아숲체험원에 배치되는 산림교육전문가를 의미합니다.
산림청이 숲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영유아의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 교육자들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유아숲지도사’라는 국가자격증과정을 만들어 양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숲이라는 공간이 영유아의 자유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유아교육기관은 숲을 찾는 시간을 점점 늘리고 있습니다.
유아숲지도사는 숲을 찾는 유아들에게 발달특성에 적합한 방식으로 숲에 대한 정보와 숲과 교감할 수 있는 경험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며, 유아교육현장에서도 많은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Q. 아이들이 자연에서 노는 것이 좋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장점이 있나요?
자연이 주는 해방감은 영유아들에게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고 4계절의 변화가 주는 새로움과 다양성은 영유아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즐거운 놀이터가 됩니다.
자연 속의 생명체들과의 만남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친환경적인 태도를 기를 수 있죠.
특히 늘어나는 소아비만, 아토피, 주의력결핍등의 영유아 건강문제를 치유해주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부족한 신체활동을 지원하고, 흙을 만지며 노는 과정 속에서 몰입의 즐거움 등이 영유아를 건강하게 키우도록 돕습니다.
Q. 최근에는 충북 세종 지역의 가정을 모집해 ‘유아 숲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셨죠. 참여한 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숲 놀이’가 낯설기도 하지만 끝날 때보면 굉장히 만족해 하셨어요.
부모님들도 좀 절은 세대다 보니까 숲과 약간 거리감이 있는데 열린 공간이라는 거, 그리고 또 아이가 즐거워하고 자연에서 놀이하는 것들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아 가면서 숲이라는 공간에 열린 마음을 가지시는 것 같아요.
저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빠들 중에도 핸드폰을 못 놓으시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애들 보고 “놀아라”하는 거예요. “사진 찍어 줄게” 하면서 숲에 흠뻑 빠져들지 못해요.
그런데 거의 끝날즘에는 아이들과 나뭇잎 날리면서 숲에서 자연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갖는 즐거움을 아빠가 공감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숲 놀이를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아빠가 새삼 느끼는 장면을 보게 돼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에서 숲에서 즐겁게 논 경험이 있어야 하는 건데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가정을 모집해서 진행한 프로그램이 의미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Q.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해볼 수 있는 ‘숲 놀이’ 방법 자세히 알려주세요.
지금은 알록달록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죠.
아이들이 떨어진 나뭇잎을 색깔별로 주워 모아 만다라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색깔 파레트를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또 커다란 나뭇잎을 연결해 왕관을 만들어 써보는 경험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산책을 가다 주운 도토리는 팽이 놀이를 하기에도 좋은 최고의 장난감이기도 합니다.
이쑤시개를 도토리에 끼워 쉽게 팽이를 만들 수 있죠.
또 떨어진 메타쉐콰이어 열매로 팔찌나 반지, 목걸이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가을 선물로 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가을 숲을 나가보시면 자연물로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가 무궁무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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