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숲이 폐철길에 신바람을 불어넣다!
집 근처 바람길숲을 가끔씩 찾아가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의 ‘수인선 바람길숲’은 작년 이맘때쯤 준공이 되었고, 2021년 산림청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도시숲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곳이다. 1년 사이 이곳은 녹색 오아시스 역할만 한 것이 아니다. 식목일엔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했고, 6월엔 책 읽는 쉼터 마을책방도 개관했고, 10월에는 주민축제가 열렸다. 환경을 위한 도시숲으로 조성된 곳이지만, 주민 행사가 두루 열리는 지역문화 플랫폼이 되어있다.

바람길숲은 산림청이 도시의 열섬 현상을 막고 대기 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조성한 도시숲이다. 전국에 17개소의 바람길숲이 있는데, 2027년까지 도시와 숲이 공존하는 도시를 25개소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철도와 역사 부지, 군부대 이전지처럼 도심 안에서 방치된 유휴부지에 숲과 숲길을 조성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고 있다.

수인선 바람길숲도 협궤열차가 다니던 옛 철길이다. 인천지하철 숭의역과 인하대역 사이 약 1.5km에 달하는 수인선 옛 철로변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폐기물이 쌓이고, 무질서한 경작으로 버려지다시피 한 공간이었다. 지금은 아름다운 숲길을 품은 쾌적한 도시공원으로 재탄생됐다.
얼마 전 주말에는 수인선 바람길숲이 주민축제의 무대 역할을 했다. 잔디광장부터 산책길 가득 문화공연, 전통문화체험, 벼룩시장이 열렸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친환경 마켓을 열었고, 우리농산물 직거래장터도 함께 열렸다. 버스킹 공연과 자원순환 캠페인에 오전부터 활기찬 걸음들이 이어졌다.

의미 있는 지역 행사에 공간을 제공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식목일에는 시민을 위한 ‘라일락 동산 만들기’를 위해 라일락 350그루를 바람숲길 안에 심었다. 환경보호와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 기관 후원으로 주민들이 함께 모인 행사다.
또 주민자치회는 이곳에 문화활동 공간을 더했다. 책을 통한 쉼을 제공하고 책 읽는 마을 환경을 만들고자 ‘바람길숲 책방’을 개관했다. 인근 아파트에서 기증한 장소, 주민들이 기부한 도서, 태양열을 활용한 서가로 자원순환의 의미도 살린 곳이다. 아동도서도 많이 구성해 어린이들도 자유롭게 책을 읽는 공유 서가를 바람길숲 안에서 누린다.

바람길숲 산책로 옆으로 맞닿은 주택가는 도시재생과 맞물려 예쁜 벽화들로 담과 지붕, 골목을 채색해 외부인들에게는 사진 명소가 되었다. 네모난 창과 자전거가 그려진 파랗고 노란 벽은 주민축제 버스킹 공연의 배경 역할도 했다. 가까운 버스정류장도 인상 깊었는데, 버스 모형 창가마다 마을의 추억과 역사를 알려주며, 바람길숲이 시작되는 숭의역 가는 길을 안내한다.
수인선 바람길숲에는 놀이터도 있고, 하트 모양 그네와 운동시설, 기차역 대합실을 옮겨놓은 듯한 기차 파고라까지 그 자체로도 산책과 운동이 가능한 자연친화적인 여가활동 공간이 많다. 여기에 주민축제와 주민을 위한 차별화된 공간들이 더해지니 지역문화 플랫폼으로도 역할이 커 보인다.

폐철길이 산책로와 녹지공간으로 돌아왔을 때, 단순히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단이라는 환경적인 부분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주민의 여가와 공동체 문화의 중심지가 되는 역할까지 하는 걸 보며 녹지공간의 역할을 다시금 새겨봤다. 지금도 각 지역에서 도시숲 조성이 한창이다. 일상의 가까운 곳에서 푸르름을 느끼며 휴식과 건강, 문화활동을 두루 누리게 해주는 힐링 공간들이 반갑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유정 likk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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