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임기 내 270만호 주택 공급" 약속..국민 10명 중 7명은 "글쎄"

2022. 10. 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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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의원, 정부 부동산 정책 설문조사
집값 아직도 비싸다 76.1%..하방 압력 커
재초환, '환수해야 한다' 답변이 절반 넘어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임기 내에 27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전국적으로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주택 가격에 대해서는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아직도 비싸다”고 평가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DNA에 의뢰해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 정책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1.8%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내 부동산 27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기 내 270만호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은 21.9%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3%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5.2%에 그친 반면, ‘잘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이 넘는 56.4%에 달했다.

규제완화 계획에 대한 의견은 응답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의견이 크게 갈렸다. 먼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질문에, ‘투기를 부추기므로 환수해야 한다’는 응답이 50.5%로 나왔다. ‘시장에 도움이 되도록 완화해야 한다’는 38.4%였다. 나머지 11.1%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비아파트 거주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세대/다가구 거주자의 59.2%가 초과이익을 강력히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을 통제하는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46.2%로 부정 평가(36.7%)보다 8.5%포인트 더 많았다. 다만 역지 지역 상황에 따라 입장 차이가 컸다. 대구·경북(43.0%), 광주·전라(46.4%)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부정 평가가 많았는데, 청약 미달과 미분양이 늘어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규제를 풀어 분양 상품을 다양화하고 분양가를 차별화하는 게 최근 어려워진 분양시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18세~29세 구간에서는 49.3%가 분양가상한제를 나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싸 ‘로또’로 평가되는데, 이들 세대에선 청약가점제 적용 등으로 당첨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유의 ‘공정론’이 작용한 것으로 허의원측은 해석했다.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저축 가입기간 등을 통해 점수를 산출하고 있는 현행 청약가점제의 방식에 대해서 49.8%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40대 이하에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던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지금의 제도가 합리적이라는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50대 이상의 경우, 현행 청약제도 하에서 주택 청약에 성공했거나 이미 다른 경로로 주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제도에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임대에서 공공분양으로 예산이 옮겨가는 국토부 예산안이 불합리하다는 평가는 50.3%나 됐다. 모든 계층에서 골고루 부정평가가 높았는데, 60세 이상에서만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섰다. 월세 거주자의 경우 61.1%가 이번 국토부의 예산안 수정이 불합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집값이 적정하다는 응답은 12.0%에 그쳤고, 너무 내렸다가 9.1%, 아직도 거품이 끼어있어 비싸다는 응답이 76.1%로 가장 높게 나왔다. 주택유형별로도 자가(73.9%), 전세(81.0%), 월세(81.4%) 구분 없이 모두 지금의 부동산 시장가격이 비싸다고 평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허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과오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는데, 취임 5개월 만에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 못한다고 답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인을 따져보는 등 정책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분양 위주 정책, 재초환 완화 정책 등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가운데, 내집마련과 다주택자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것은 지난 정부의 정책을 온고지신하라는 뜻으로 분석된다”라며 “집값 하향 안정화를 기조로 원도심과 신도심 등 지역 현장 상황에 맞는 부동산 공급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열심히 일하면 내 집을 가질 수 있는 공정한 사회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표본수는 1032명, 무선 100%로 진행하였으며 조사 대상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로 표본추출은 RDD 방식에 의한 무작위 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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