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빵, 우리쌀이라 영양만점..맛까지 좋아 매력 '빵빵'

박준하 2022. 10. 2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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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빵이 뜬다]
세종명가 쌀빵
밀가루빵 먹다 탈나…‘쌀’ 주목
반죽 부드럽고 쫀쫀…단골 줄서
 

세종시 도담동에 있는 세종명가쌀빵의 대표 메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우리쌀 팥카스티야’ ‘쌀롤케이크’ ‘대니시’ ‘크레존’ ‘크로켓’ ‘슈크림빵(가운데)’.


“이게 진짜 쌀빵 맞아요?”

세종시 도담동에 있는 ‘세종명가쌀빵’은 눈을 의심할 정도로 다양한 쌀빵을 취급한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쌀빵 종류만 60여가지. 단팥을 넣은 맘모스·베이글·롤케이크·카스텔라·모닝빵·슈크림빵 등 여느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세종명가쌀빵의 최선묵 대표(64)는 빵만 40여년간 만든 제빵 장인이다. 그는 대전에서 오랜 시간 빵을 굽다가, 3년 전부터 쌀빵에 도전해 세종으로 터전을 옮겼다. 남들과 비슷한 제품으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였다. 그의 승부수는 제대로 먹혔다. ‘맛 좋고 건강한 빵’으로 금세 세종시 학부모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고, 학교급식과 로컬푸드직매장에 빵을 납품하게 됐다.

“코로나19 때문인지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쌀빵이 그 대안이라고 할 수 있죠. 소화도 잘되고, 쌀로 만들어서 포만감도 좋아요.”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대표 빵은 쌀로 만든 롤케이크다. 종류도 4∼5종은 된다. 쌀로 만든 반죽을 잘 굽고 그 안에 우유생크림을 가득 넣어 돌돌 말아서 만든다. 폭신폭신한 빵과 부드러운 크림의 조화가 예술이다. 야채범벅을 가득 넣은 쌀빵 ‘크레존’도 인기다. 옥수수와 양배추를 넣어 아삭한 식감을 살렸다. 크레존과 비슷한 쌀크로켓은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 만들었다. 이밖에도 달걀과 버터를 넣어 고소하게 구워낸 쌀버터스틱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쌀누네띠네 등은 간식으로 제격이다.

최 대표는 최근 가루쌀(분질미)로 만든 쌀빵 개발에도 나섰다. 현재 가루쌀을 1t 이상 사용한 곳은 전국 9곳인데, 세종명가쌀빵도 그 중 하나다. 가루쌀은 가격이 일반 멥쌀보다 10% 정도 비싸지만, 물에 불릴 필요 없이 바로 가루로 만들 수 있다. 일반 멥쌀은 단단한 탓에 가루로 만들기 전에 물에 불리는 ‘습식 제분’을 해야 한다. 11일 세종명가쌀빵에서 만든 빵이 정부 세종청사 국무회의실 사전환담장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기도 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가루쌀로 만든 쌀빵을 다른 부처 국무위원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롤케이크·단팥빵·마들렌 등 우리빵을 먹은 국무위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기사를 접했죠. 뿌듯했습니다. 정부에서 먼저 쌀빵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국민도 시나브로 이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어요.”

쌀빵이 비싸다는 것도 옛말이다. 쌀모닝빵은 8개입 기준 4000원대, 크레존은 1개당 3000원, 모닝쌀롤케이크는 5000원대다. 오히려 다른 유명 빵집보다 저렴하다. 쌀케이크도 1호 기준 2만6000원이다.

“쌀빵이 자리 잡으면 쌀농사를 짓는 농민도 행복하고, 소비자도 맛있고 건강에 좋은 우리쌀빵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겁니다.”

세종=박준하 기자

부산 김정욱 쌀빵
밀가루빵 먹다 탈나...‘쌀’ 주목
반죽 부드럽고 쫀쫀...단골 줄서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김정욱쌀빵에서 파는 다양한 쌀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단팥빵’ ‘식빵’ ‘시폰케이크’ ‘무화과 깜빠뉴’ ‘소금빵’. 세종=김병진 기자, 부산=김원철 프리랜서 사진기자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는 유명한 쌀빵 맛집 ‘김정욱쌀빵’이 있다. 아담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식빵·바게트·소금빵 등이 놓여 있는 진열대가 보인다. 하루에도 빵을 5번 넘게 구워내는 바쁜 주방에서 김정욱 대표(53)가 열심히 빵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쌀빵은 갓 구워 나왔을 때 구수한 맛과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며 “손님에게 최상의 맛을 보여주고 싶어 방부제도 쓰지 않고 시간을 정해 하루에 여러 번 빵을 구워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빵을 만든 지는 32년이 넘었다. 쌀빵집을 시작한 건 2년째다. 그는 처음엔 유명 빵집에서 제과장으로 일하며 수입 밀가루로만 빵을 만들었다. 바쁜 탓에 아침을 빵으로 때우는 일이 많았는데, 그러다가 병원에서 위가 안 좋다는 진단을 받았다.

“매일 아침을 거르고 밀가루빵만 먹다보니까 위 건강을 못 챙겼어요. 나를 위해서라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쌀빵을 만들게 된 거죠.”

쌀빵은 김 대표처럼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이 식사 대용으로 많이 찾는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 좋은 식빵과 모닝빵이 특히 반응이 좋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밀가루 반죽보다 찰기가 좋아 부드러워 맛도 으뜸이다. 바게트나 깜빠뉴(천연발효빵)도 찾는 이가 많다. 둘 다 겉이 단단하고 바삭한데, 쌀로 만들면 겉면에서 마치 누룽지 같은 구수한 향이 난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팥빵이다. 전북 정읍에서 가져온 유기농 팥으로 소를 만들어 달지 않고 고소해 손님들이 줄을 서서 사간다. 

“2∼3년전만 해도 쌀빵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식빵 같은 기본적인 빵만 만들었어요. 하지만 최근엔 일부러 맛있는 쌀빵을 찾아다니는 열혈 팬층이 생겼죠. 오랜 연구 끝에 소시지빵·카스텔라·스콘 등 다양한 빵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어요.”

‘딸랑’소리와 함께 가게 문이 열리고 60대 어르신이 들어온다. 단골인지 김 대표와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고 빵을 고른다. 가게를 찾는 손님 중엔 어르신이 많은 편이다.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빵을 먹으면 자주 속이 더부룩해 고민이었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오랜만에 놀러 온 손자·손녀에게 건강한 간식을 주고 싶어서 두 손 가득 사 가기도 한다. 젊은 손님들은 이곳의 소금빵을 가장 좋아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소금빵은 진열장에 펼쳐놓자마자 동난다. 가격대는 평균 3000~5000원대다.

김 대표는 “버터의 부드러움과 소금의 짭짤함이 쌀 반죽과 만나 풍미가 더 깊어진다”며 “쌀빵이 맛없을 것 같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도 이렇게 각양각색의 쌀빵을 맛보다 보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큰 봉지로 사간다”고 소개했다.

부산=서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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