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 "100억 횡령한 사람에서 출발"[N인터뷰]②

안은재 기자 2022. 10. 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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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tvN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100억 횡령한 사람의 이미지에서 '작은 아씨들' 출발했죠." 정서경 작가가 '작은 아씨들'의 작은 출발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극본 정서경/연출 김희원)은 세 자매가 거침없이 질주하는 이야기로 인기리에 마무리됐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영화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으며, 드라마 '빈센조' '왕이 된 남자' '돈꽃'의 김희원 감독이 연출했다. 1회 시청률 6.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했으며 최종회인 12회에서는 11.1%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에서는 방영 중이던 9월2주차와 4주차에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9월3주차에는 2위에 올랐다.

'작은 아씨들'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현대 한국 사회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오인주(김고은 분), 오인경(남지현 분), 오인혜(박시후 분) 세 자매의 현실에서 시작해 거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극 말미에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진화영(추자현 분)이 법정에 등장해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진화영은 원상아(엄지원 분)의 죄를 증언해 오인주는 700억원 횡령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폭발한 원상아는 자신을 배신한 장사평(장광 분)을 살해하고 진화영을 납치했다. 오인주는 진화영이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그의 자택으로 향했다. 결국 오인주, 최도일(위하준 분), 진화영이 힘을 합쳐 원상아에 대항했고, 결국 그는 자신이 계획한 염산 물에 빠져 숨을 거뒀다.

'작은 아씨들'은 가장 큰 권력에 대항한 한국의 작은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담으며 호평 속에 많은 드라마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희원 감독의 통쾌한 연출과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및 엄지원, 엄기준, 위하준, 김미숙 등 배우들의 열연, 류성희 미술감독의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작은 아씨들'을 완성시켰지만, 단연 그 중심에는 12부작으로 세 자매의 이야기를 끌어간 정서경 작가가 있었다. 그동안 유수의 영화들을 집필하며 스타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정 작가는 '작은아씨들'을 통해 두 번째 드라마에 도전했다. 뉴스1은 최근 정서경 작가와 만나 배우들의 열연부터 결말까지 '작은 아씨들'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세 자매 이야기가 개별적으로 형성되지만 나중에 큰 줄기를 이룬다. 분량 안배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그리고 가장 애정이 간 자매 캐릭터가 있나.

▶세 자매는 앞부분에서만 모여있고 문자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감독님이 세자매 있는 장면이 가장 재밌는데 (잘 안나와서) 그리웠다고 하셨다. 시청자 분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가족이 잘 살려면 각자 자기 생활이 있어야 하듯이 인주, 인경 인혜도 각자 플롯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으로 시작했다.

최애 캐릭터는 인주, 인경이다. 인주는 평범한 사람의 작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돈이 나타나면 쓸려고 하고, 돈의 크기를 실감하지 못하면서 갖고 싶다는 꿈을 꾸는 사람이다. 700억에 욕심을 내고 목숨걸고 싸우다가 그것을 놓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나중에 인주가 돈을 얻게 됐을 때 돈의 무게를 깨달아서 이 돈을 기회로 삼아서 다르게 써야 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극 후반부 300억을 얻게 된 인주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작은 마음으로 시작해서 큰 마음을 갖게 된 인주를 좋아했다.

인경이는 변치 않는 사람이다.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끝까지 밀고 가서 자기 것을 성취한다. 그거에 대해 즐거움이 있었다. 연기를 하는 남지현 배우 얼굴이 너무 재밌었다.

사진 제공=tvN

-세 자매 중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가 있나.

▶인주가 소심한 순간이 저와 비슷하다. 인주가 화영 언니와 있던 순간이다. 인경이는 20대, 30대 초반의 제 모습이 담겼다. 인혜는 배은망덕한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 '사랑, 그거 꼭 받아야해?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랑을 갖고 싶어'이 말이, 이제까지 제가 엄마, 아빠, 박찬욱 감독님에게 저렇게 행동하고 있었나 싶었다.(웃음)

-인주로 분한 김고은이 '작은 아씨들'에서 연기력을 폭발시켰다.

▶인주는 화영 언니와 있을 때는 동생처럼 매력적이다. 동생들과 있을 때는 큰 언니처럼 보인다. 인혜 손잡고 상아 집에서 데리고 나올 때, 지지않겠다는 걸음걸이가 인상적이었다. 인경이는 이성적인 캐릭터여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에서 가는 감정의 변화를 인주가 표현해야 했다. 인주를 연기한 고은씨가 감정의 고저를 잘 표현해줬다. 저는 늘 고은씨에게 사랑한다고 문자했다.

-'작은 아씨들' 결말은 만족하나.

▶처음에 이 드라마를 기획할 때, 이런 결말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인공이 범죄에 휩쓸리는 끝나면 안된다고 했다. 하하. 700억이 합법적인 결말을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자문을 구했다. 횡령액이기 때문에 세금을 떼고 출처로 돌아간다고 하더라. 인주는 700억을 포기한 사람이다. 나중에 인혜에게 300억을 받고 나서는 그 돈 앞에서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상아가 사법적으로 처리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고통받는 형식이 좋겠다고 했다. 난실을 처리하기 위해 불이 나고 상아가 체포되는 것을 먼저 제안했다. 하지만 난실이 세트여서 불을 지를 수 없었다. 미술 감독님이 염산이 어떻겠냐고 말씀해주셔서, 가장 극적인 결말이 상아가 염산에 빠져 죽는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런 결말을 내봤다.(웃음)

사진제공=tvN

-'작은 아씨들'을 집필하는데 얼마나 걸렸나.

▶이 작품을 쓴지 2년6개월이 걸렸다. 계속 고쳤다. 나이가 들수록 명확한 이야기가 하고 싶다. 조금 더 단순한 플롯이면 쉽게 다가가면서도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 이 작품은 급박하게 써야했기 때문에 미묘하고 복잡한 채로, 관객이 잘 받아들이길 바라면서 썼다, 6, 7회는 정보가 많다. 돈의 생애를 보여주는 플롯을 포기하지 못했다. 그때는 사건 사건으로 전개돼서 관객들이 힘들어한 부분도 있다. 다시 이야기를 쓰게 되면 쉽고 단순하게 전달할 수 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 모티프는 주로 어디서 가져오나.

▶제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남는 이미지가 있다. '작은 아씨들'을 집필할 때 남은 이미지는 100억 횡령한 사람이었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큰 돈을 횡령하고 죽은 사람 이야기를 해보자 생각했고 이를 '작은 아씨들'과 연결지었다. 자문 변호사 만나면서 700억 횡령이야기를 했다. 시대적인 분위기와 관련도 있다. 이렇게 하다 잡히면 망한다는 것을 알지만 잠깐이라도 달려보고 싶은 사람의 욕망을 반영했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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