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라던 골프채 쏟아진다

노현주 2022. 10. 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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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골프포위민 노현주 기자]

한때 품귀현상을 빚었던 인기 모델이 중고 거래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엔데믹과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골프를 포기한 골린이들이 내놓은 매물인지, 침수 골프채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 봄, 본격적인 골프시즌을 앞두고 골프용품을 구매하려는 골퍼들이 쏟아져 골프채 대란이 일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골프 인기 급증으로 골프채 품절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아 판매 중단에 까지 이르는 상황이었다. 이때 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골프용품 거래액이 22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8억 원) 대비 185% 급증했다. 일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중고품이 새 제품에 준하는 가격에 팔려 이슈가 되기도 했다.

여름이 되자 중고 매물은 더 불어났다. 지난 8월 중고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 올라온 골프 관련 상품의 판매 게시물만 5000개가 넘었다. 분당 3.5개 이상의 골프 관련 중고 제품이 올라온 꼴. 대표적인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벼룩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한때 품귀현상 을 빚었던 인기 드라이버 모델도 어렵지 않게 매물 리스트에서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급증한 매물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나는 엔데믹으로 인해 골프를 그만두는 골린이들이 골프채를 내놓았다는 시각이다. 안 그래도 비쌌던 골프장 이용료와 각종 용품, 의류 가격에 부담을 느낀 젊은층 골퍼들이 이탈하며 생긴 현상이라는 것.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급증하는 수요에 경쟁적으로 오르던 그린피가 제한적이나마 조정 기미도 보이고 있어 이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담당자 A씨는 “중고 거래 시장에는 젊은층에서 인기 있는 골프클럽 의 등록이 어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 상황에 민감한 백화점의 매출을 볼 때 수요가 꺾이는 지표가 당장 없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다”고 일축 했다.

태풍·폭우로 침수 피해 입은 골프채도 있다

또 다른 의견은 침수 골프채가 정상 제품인 양 매물로 올라온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 내린 폭우, 제주·경북 지역을 강타한 태풍으로 피해가 큰 가운데 침수된 골프채가 중고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일부 상인이 침수된 골프채를 매입해 세척한 후 정상적인 골프채로 판매하거나 피해를 겪은 이들이 상품을 저렴하게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을 머금은 침수 골프채는 강하게 공을 때리는 순간 샤프트가 부러지거나 헤드가 분리될 우려가 있다. 그립 끝부분에 있는 작은 공기구멍으로 물이 들어가 내부가 손상되고, 클럽 헤드와 샤프트를 이어주는 페럴 내부에 도포된 접착제(에폭시)도 산화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정상적인 골프채에 비해 수명이 오래가지 못하고, 제대로 성능을 낼 리 만무한 제품을 사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당분간 중고 골프채를 구매할 때는 침수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품귀 골프채 쏟아지는 지금, 구매 시 주의사항을 숙지하자

어떤 이유에서 건 간에 애타게 기다리던 골프채가 중고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클럽을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중고 매물 거래 시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먼저 앞서 언급했던 침수 골프채를 피하기 위해서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지, 그립 끝부분을 뒤집어 침수된 흔적(진흙)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판매자가 그립 안쪽의 흔적을 닦아내고 물기를 말린 골프채는 겉으로 보기에 깨끗하지만 샤프트 내부는 녹이 슬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침수 골프채인지 아닌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 그리고 중고 드라이버를 구매할 때는 그립 부분을 땅에 두세 번 쳐 보는 것을 권한다. 이때 헤드 내부에서 작은 알갱이가 돌아다니는 소리가 난다면 헤드의 깨짐 현상이 일어난 제품을 들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속은 망가져 있다는 뜻. 중고 거래 시 애프터 서비스(AS)는 일찌감치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쓸모없는 제품을 돈 주고 떠안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밖에 실물을 확인해 볼 수 없는 온라인 구매는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아무리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고 활성화 된다고 해도 구매자는 보호받기 어렵다. 쉽게 구 할 수 없었던 매력적인 제품이 매물로 보이더라도 덜컥 구매하지 말고 하자 여부를 꼼꼼히 파악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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