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향안정' 필요하다는 정부..元 "난폭한 조정 되지 않게 지원책"[집값불황]③
이달 말 청년주거안정대책..공시가 역전·규제지역 추가해제 이목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부동산시장이 뚜렷해진 집값 하락세에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례적인 금리 인상 속도에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실수요자와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의 충격을 완화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주 전보다 0.03%포인트(p) 확대된 낙폭으로, 부동산원이 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0년6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특히 지방(-0.17%)보다 수도권(-0.28%) 하락세가 가팔랐는데, 서울은 -0.22%를 기록하며 20주 연속 하락했다. 주간 기준 서울 하락세 최대치는 2012년 6월11일 -0.36%다. 인천은 -0.38%, 경기는 -0.3%씩 하락했다.
집값 하락 속도는 금리 인상과 맞물려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달 12일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두 번째로 단행했다. 지난 4·5·7·8월에 이은 한은 사상 최초 5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자, 1년 동안 8번째 인상이다.
여기에 한은이 올해 11월 남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현 시 연말 기준금리는 3.25~3.50%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8%선을 넘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들어 나타난 집값 하락세를 전 정부에서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집값의 정상화 과정으로 해석하는 듯한 시각을 보였다. 문제는 집값 빠르게 하락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들이다. 당장 국정감사에서 공시가격과 집값의 역전 현상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실수요자와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의 '내 집 마련'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 하락 우려에 "가격이 너무 높아 상당 기간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부는 경착륙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만 관리해야 한다"고 대책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급격하고 난폭한 강제적인 (집값) 조정 과정이 되지 않도록 금융을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지원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정부가 투기성 거래 실패까지 모두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모의 자산을 증여·상속받거나,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부모가 자녀 이름으로 집을 마련한 경우는 지원 및 구제 대상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방만한 전세대출과 갭투자 등으로 가격 하락기에 발생한 깡통전세 문제를 우리가 다 떠안아야 할지는 매우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청년·신혼부부 등에 대한 지원책은 이달 말 발표될 청년주거안정대책에 일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에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85㎡ 이하 소형평형에 추첨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현재 '청약가점제 100%'가 적용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청약통장 가입 및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 수가 적은 청년층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역전 우려에 대한 조정도 이뤄질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내달 공시가 현실화 계획 수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12일 국감에서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지적처럼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목표 현실화율을 하향하고, 목표 달성기간을 조정해 매매가보다 공시가가 높은 부분을 적극 수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연말 규제지역 추가 해제 여부도 이목이 쏠린다. 경기도에서는 최근 고양시의회, 군포시의회, 구리시의회 등이 규제지역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상태다. 국토부는 9월 열린 마지막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수도권 대부분과 세종을 제외한 지방 규제지역을 대폭 해제한 바 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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