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가구 모집에 청약 1명"..대구경북 미분양에 시름시름

연규욱 2022. 10. 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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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3만가구 육박
두 지역이 전국 절반 차지
경기·전남도 5천가구 넘어
"더 쌓이면 보증 사고 우려"
실수요자 입주 지연 등 피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168곳에서 총 2만9390가구로 집계됐다. 사진은 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경. [매경DB]
지난달 당첨자 발표가 이뤄진 힐스테이트 칠성 더 오페라가 576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89명에 그쳤다. 대구지하철 1호선 대구역과 직선거리로 약 200m에 위치한 초역세권 아파트에다 전 가구가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로 구성되는 등 장점에도 미달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302가구가 공급된 특별공급에는 단 한 명만이 청약을 했다. 대구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건수는 5012가구로 2019년 12월(6202가구)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분양 단지가 급증하면서 주택분양보증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분양보증사업장 중 미분양 사업장이 2018년 12개소에서 올해(9월 말 기준) 168개소로 증가했다. 가구 수로 따지면 190가구에서 2만9390가구로 약 155배 늘었다. 주택분양보증이란 분양사업자가 파산 등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분양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HUG가 대신 분양을 이행하거나 납부한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환급해주는 보증을 의미한다.

지역별로 보면 분양보증사업장 중 지난 5년간 미분양이 가장 많았던 곳은 경북(8192가구)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미분양 무덤'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대구(7511가구)가 뒤를 이었다. 이후 경기(6965가구), 전남(5558가구), 충남(3766가구), 경남(3412가구), 서울(2685가구) 등 순이었다. 이 기간 분양보증사고로 인해 HUG가 채무를 대위변제한 뒤 처분권을 취득한 환급 사업장은 총 6건(3542억원)이고, 공매도는 총 25건(686억원)이다. 조 의원은 "최근 청약시장 분위기가 꺾이고 미분양 사업장이 급증하면서 보증사고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으로 인한 건설 원자재 가격 폭등과 미분양 증가에 따른 주택건설경기 악화가 자금력이 약한 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연쇄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시공사 변경 같은 절차로 입주가 수개월 지연되는 등 분양받은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편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HUG가 대위변제한 전세보증금 규모는 4년간 1조663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HUG에서 받은 전세보증금 대위변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지급한 전세보증금은 2019년 2837억원에서 2021년 5040억원으로 78% 증가했고, 올해는 8월 현재 4341억원 수준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빌라)이 8245억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아파트가 6232억원이었다.

아파트는 2019년 2121억원에서 2021년 1334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최근 깡통주택 등 전세사기가 급증하는 다세대주택의 경우 2019년 496억원에서 2021년 3015억원으로 6배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6912억원, 경기 5585억원, 인천 2090억원 등 수도권이 1조4587억원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최 의원은 전세금 반환 보증제도가 전세사기 등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시지가 비율을 낮추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UG는 전세금 반환 보증 시 KB부동산 시세 등을 기준으로 삼지만 다세대주택 등 시세 확인이 어려운 경우 공시지가의 150%까지 보증을 해주고 있다. 2022년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시세의 70%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HUG의 전세금 보증 금액이 매매 금액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해 악성 임대인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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