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일가족 5명 목숨 앗은 '보일러 가스 누출'..사전점검·경보기 설치 꼭!

9일 전북 무주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이 일산화탄소(CO) 가스에 누출돼 5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연통이 망가지면서 유독가스가 실내에 유입돼 중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사고는 84세 어머니의 생일을 맞아 두 딸과 사위들, 손녀딸 등이 모였다가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모인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맥박이 살아 있던 큰 딸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중이나 중태다. 숨진 5명의 가족들은 시신이 경직된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전날 저녁부터 발견된 날 새벽 사이에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이미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소리없이 파고 드는 가스중독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비슷한 사고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수능시험을 마치고 팬션에 놀러 왔던 고3 학생 10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3명은 숨지고, 7명은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 사고 역시 가스보일러와 배기관이 어긋나 이곳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대형사고였다. 2020년 4월에는 충남 공주의 한 신규주택에서 밀폐된 상태의 가스보일러를 가동하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그 해 11월에는 경기 수원의 한 빌라에서 보일러 폐가스가 창문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면서 거주하고 있던 2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지기도 했다. 가스안전공사 집계한 가스보일러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유형을 보면 배기통 이탈로 유해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발생한 사고가 전체 사고의 70% 이상이나 된다.
액화석유가스(LPG)나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연물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무서운 것은 무색·무취·무미기 때문이다. 반면 독성은 강하다. 가스 누출이 시작됐다해도 이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잃게 된다. 집단으로 가스중독이 발생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이유다. 가스안전공사는 인체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는 50ppm으로, 1600ppm에 2시간여만 노출돼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날씨가 쌀쌀해 지면서 보일러를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가동전에 배기관과 배기구 등을 꼼꼼히 점검하는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보일러 설치장소 천장에 반드시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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