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 열차'였는데..하락기 더 크게 떨어지는 재건축

이덕연 기자 2022. 10. 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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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기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접어들자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투자재' 성격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의 특성이 반영돼 악화하는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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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 -0.1%로 낙폭 확대
일반 아파트 보다 가파른 하락세
정부 규제 완화 기대에 못미치고
'투자 성격' 시장악화에 민감 반응
서울 양천구 내 한 재건축 단지 전경. 이덕연 기자
[서울경제]

집값 상승기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접어들자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투자재’ 성격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의 특성이 반영돼 악화하는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9월 30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10% 하락해 일반 아파트 하락률(-0.02%)을 앞질렀다. 앞서 그 전주 재건축·일반 아파트가 각각 0.06% 내린 것에 비해 일반 아파트는 하락 폭이 축소된 반면 재건축은 낙폭이 커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에서는 연식이 20년을 초과하는 노후 아파트 가격이 8월 0.50% 하락해 준공 5년 이하 신축(-0.35%) 등 총 5개 연령대군 가운데 하락률이 가장 컸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5월(0.01%)이나 6월(-0.07%)만 해도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7월(-0.24%)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의 가격 하락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3단지’ 전용 98.63㎡는 올 9월 17억 4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액인 20억 1000만 원으로부터 2억 7000만 원 하락했다. 강남 권역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82.61㎡는 6월만 해도 30억 4600만 원에 실거래됐지만 9월 26억 7600만 원에 손바뀜되며 3억 7000만 원 떨어졌다.

최근 들어 재건축 아파트값의 낙폭이 커지는 원인으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 꼽힌다. 정부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출범 후 수차례 내놓은 대책들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개편의 경우 가격 조정 폭이 기존 대비 1.5~4.0%에 그친 점이나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에서 부과율 상한을 기존과 동일하게 50%로 유지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정부가 다소 미온적인 정책을 내놓으면서 재건축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가 꺾이고 매수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재 성격을 지닌 재건축 아파트의 특성도 최근 하락세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노후화된 재건축 단지는 거주 여건이 떨어지고 각종 규제 대상이 되는 반면 미래 가치가 가격에 반영돼 있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재건축은 실거주보다는 투자를 목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투자자산처럼 재건축 단지도 변동하는 시황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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