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업계 '양대 산맥' 쿠쿠 vs 쿠첸, 시작은 같았지만..

김현주 2022. 10. 6. 08: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업다각화 통한 영역 확장 vs 기술력 기반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 시작은 '밥솥'이라는 주방가전으로 동일 / 추후 전략 다른 두 업체, 향후 어떻게 시장서 자리잡고 평가받을지 귀추 주목
기술력 기반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vs 사업다각화 통한 영역 확장 / 시작은 ‘밥솥’이라는 주방가전으로 동일 / 추후 전략 다른 두 업체, 향후 어떻게 시장서 자리잡고 평가받을지 귀추 주목

국내에서 밥솥 명가로 유명한 쿠첸과 쿠쿠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가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비전선포식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쿠첸은 주력 제품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해 주방가전 톱5 자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쿠쿠는 주방가전에 이어 렌털, 펫 제품 등 생활가전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선다. 밥솥으로 시작한 두 기업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며 어떻게 재도약에 나설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쿠첸, 기술력 기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밥솥 인덕션 주력으로 내세워

5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쿠첸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며 밥솥, 인덕션 등 주력 제품 중심으로 본업인 주방가전에 힘을 쏟는다.

지난 8월 쿠첸은 비전선포식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선포하고 미래 비전으로 ‘도전 2025년, 555’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매출 5천억원, 영업이익률 5% 달성, 주방가전 톱5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쿠첸은 비전 달성 전략으로 차별화된 제품 출시와 IH압력 및 모터기술의 고도화, 신기술 영역으로의 과감한 투자 등을 강조했다. 46년간 쌓아온 전문 인력들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에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기능이 좋은 제품을 넘어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쿠첸만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비전선포식에서 포부를 밝힌 후 쿠첸은 올해 9월 업계 최초로 3개 압력을 탑재한 ‘쿠첸 트리플’ 밥솥을 출시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건강 트렌드가 확산하며 잡곡 수요가 높아진 점에 주목해 국내 최초 2.1초고압을 탑재, 잡곡밥에 특화된 ‘121 밥솥’을 선보이며 포화 상태인 밥솥 시장에 ‘잡곡 밥솥’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 쿠첸이 이번에는 ‘쿠첸 트리플’로 3개압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쿠첸 트리플’ 밥솥은 기존 1개였던 압력 밸브를 2개로 늘려 2.1초고압부터 1.3중압, 1.0무압까지 세밀하게 조절 가능해 누구나 자기 취향에 맞는 밥을 취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2.1초고압을 이용하면 잡곡을 따로 불릴 필요 없이 바로 빠르게 잡곡밥을 만들 수 있다. 초고압과 무압 중간 정도의 찰기를 구현하는 1.3중압으로는 구수한 풍미의 솥밥과 제철 덮밥을 즐길 수 있다. 압력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1.0무압은 고슬고슬하고 부드러운 밥맛을 완성해 재료 본연의 식감을 살리는 요리용 백미밥으로 활용하기 좋다.

‘쿠첸 트리플’ 밥솥에는 쿠첸이 비전선포식에서 강조한 신기술을 접목해 편의성을 높였다. 신제품에 적용된 IoT 기술로 외부에서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밥솥 취사 및 예약, 진행 상태 확인, 마이레시피 등록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 터치 몇 번만으로 원격 취사가 가능해 바쁜 직장인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이레시피 기능은 AI처럼 취사 패턴을 자동으로 분석해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 메뉴 4가지를 알아서 보여준다. 신기술을 기반으로 더욱 똑똑해진 주방가전을 통해 소비자의 페인 포인트를 해소하겠다는 쿠첸의 의지가 반영된 대목이다.

쿠첸은 ‘본업’인 주방가전에 집중한다는 전략에 걸맞은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 8월 23일 충남 천안시 입장면에 신축 공장을 세웠다. 30년 만에 새롭게 지어진 쿠첸 천안 공장은 생산과 물류 공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으로 총 2만 3810제곱미터(약 7200평) 규모로 건립됐다.

쿠첸 천안 신축 공장은 현재 5개 완제품 라인과 2개 반제품 라인이 구축되어 압력밥솥, 전기레인지(인덕션), 플렉스쿡 등 약 250개 모델을 생산 중이다.

쿠첸 관계자는 “쿠첸은 주력 제품인 압력밥솥(IH, IR 압력밥솥 라인)과 전기레인지(인덕션)에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해 관련 제품을 자체 생산 중”이라며 “밥솥뿐만 아니라 인덕션도 자체 기술로 생산하고 있어 앞으로 제조 성장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해 생산과 물류 공정을 원스톱으로 집약한 스마트공장을 새롭게 지었다”고 전했다.

◆쿠쿠, 생활가전으로 영역 확대…기존 주력제품 밥솥도 꾸준히 선보여

쿠쿠는 주방가전만이 아니라 렌털, 펫 등 생활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와 쿠쿠홈시스를 합친 전체 매출 중 밥솥 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집계된다. 2018년 해당 제품군 판매 비중이 50%였던 점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비중이 커진 것이다.

쿠쿠는 올 상반기에도 주방 외 생활가전 제품들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청소기의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8% 성장했다. 같은 기간 공기청정기와 비데 판매량은 각 40% 정도 증가했다. 지속적인 제품군 다각화와 렌털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쿠쿠는 쿠쿠전자를 통해서는 밥솥, 인덕션, 멀티쿠커 등 주방 가전, 펫 가전 넬로(Nello)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쿠쿠홈시스로는 렌털 사업을 확장하고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창문형 에어컨, 청소기 등 생활 가전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지난해에는 LED마스크 제품도 선보이며 뷰티 가전 영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쿠쿠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식, 펫, 뷰티디바이스, 냉방 등 종합 건강 생활가전 기업을 표방하고 있으나 밥솥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관련 신제품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쿠는 지난 9월 취사 시 발생하는 소음을 현저히 줄인 ‘마스터셰프 사일런스’를 출시했다. 쿠쿠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사일런트 압력 시스템으로 취사 소음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사일런트 압력 시스템은 기존 전기압력밭솥이 외부로 돌출된 압력추 하중으로 취사 중 발생한 압력을 제어하던 방식을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돌출형 압력추를 과감히 없애고, 매립된 증기 배출 통로에 ‘신개념 실린더 압력 제어 기술’을 도입해 취사 중 발생되는 소음을 크게 낮췄다. 

돌출형 압력추로 압력을 제어하던 기존 압력밥솥은 취사 시 평균 61dB의 소음이 발생하는 반면, ‘마스터셰프 사일런스’는 취사 마지막 단계에서 스팀이 한꺼번에 분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취사 중 발생하는 소음을 속삭이는 소리 정도인 36.9dB로 현저히 낮아졌다. 

여기에 스팀이 통과되는 캡의 구조를 변경한 사일런트 스팀 실드로 증기가 저소음으로 배출되도록 설계돼 취사 소음을 줄이면서, 울퉁불퉁한 요철 없이 매끈한 형태를 갖춰 청소도 쉬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화를 통한 주방가전 집중 전략은 확고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고, 사업 확장을 통해서는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나설 수 있다”며 “시작은 밥솥이라는 주방가전으로 동일했지만, 추후 전략이 다른 두 업체가 향후 어떻게 시장에서 자리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