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줄었지만..하락장에 재건축 활성화 '미지수'

나원식, 송재민 2022. 9. 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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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4곳 중 38곳 부담금 면제.."주택 공급 긍정적"
50% 부과율 유지에 강남 등 불만 여전..영향 제한적

정부가 재건축 규제 3대 대못으로 불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 방안을 내놨다. 이번 방안으로 전국 84개 재건축 단지 중 38곳의 부담금이 면제되는 등 기존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을 추진하는 걸림돌이 일부 제거된 만큼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이번 방안으로 당장 재건축 사업 추진이 눈에 띄게 활성화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최고 부과율 50%를 유지해 징벌적 환수 성격이 여전하다는 점과 이번 정부의 방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시행된다는 점 등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부담금 1억원 이상 단지 19곳 → 5곳

국토교통부는 29일 지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8·16대책)의 후속 조치로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초과 이익 면제 기준 3000만원을 1억원으로 상향하고, 초과 이익 구간별 10~50%인 부과율 단위는 기존 2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시장의 예상과는 다르게 초과 이익 산정 개시 시점을 조합설립 인가일로 조정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관련 기사: 재건축 부담금 확 준다…1주택자 10년 보유때 50% 감면(9월 29일)

이번 방안으로 기존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예정 부담금이 통보된 단지 84곳 중 이번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38곳이 면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8곳 중 5곳이, 경기·인천은 24곳 중 12곳이 각각 부담금이 면제된다. 금액별로 따지면 현재 부담금 1억원 이상이 19개 단지인데 5개 단지로 줄어든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재건축 단지 부담 줄겠지만…활성화 제한적

전문가들은 이번 완화 조치로 기존 재건축 단지들의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다한 재건축부담금 부과로 재건축 사업이 위축되거나 지연되는 부작용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서울 등 도심 주택공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 역시 "재건축을 진행하는 주요 단지들은 이번 합리화 방안이 재건축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강북권과 경기 외곽지역 재건축 단지는 부담금이 면제되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도 부담금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이번 방안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강남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의 경우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부담금 부과율이 50%로 유지된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부담금 부과 금액이 1억원을 넘어서는 강남권 고가아파트 밀집지에서는 여전히 부담금 완화 수위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면제금액과 부과율 구간은 완화됐지만, 최대 50%란 부과율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론적으로는 재건축에는 긍정적이지만, 개별 재건축 단지마다 체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부담금이) 소폭 부과되는 곳과 억원 단위로 적용돼 감면해도 부담금이 큰 단지의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 역시 "재건축이 활성화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재건축을 앞둔 단지에서는 반기기는 하겠지만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집값이 또 오르면 여전히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해 있다는 점도 변수다. 임 팀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있어 사업 추진이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이번 방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실현된다는 점도 변수다. 임 팀장은 "재초환 개편안은 법률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높다"며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장기간 계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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