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기념공원 지하에 일제 비행장 지휘소 존재"

김용희 2022. 9. 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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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조성한 대규모 지하 군사시설이 광주 곳곳에 남아 있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학생독립운동기념관 인근에 있는 지하시설은 1970년대까지 상무대(한국군 교육시설) 훈련장소로 활용했다는 주민 증언도 확보했으며 1948년 여순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한 한국군 지휘부도 광주비행장에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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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11월 미군이 항공 촬영한 광주비행장 모습.신주백 전 독립운동사연구소장 제공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조성한 대규모 지하 군사시설이 광주 곳곳에 남아 있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역사연구자들은 이곳들을 발굴해 침탈의 역사를 후대에 알리자고 제안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은 광주학생독립 제93주년 기념일(매년 11월3일)을 앞두고 28일 ‘숨어있는 광주역사: 일제와 상무비행장’을 주제로 역사강연회를 열었다. 강연회에서 신주백 전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2015년 일본 방위성에서 발굴한 1940년대 광주비행장 지도를 공개하며 광주 서구 일대에 탄약고 3개와 유류고 4개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소장은 “일제는 1939년 광주와 경성을 잇는 비행장을 조성했고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뒤 1942년 군용비행장으로 재편했다”며 “미군의 폭격이 있는 일본 본토를 피해 광주에서 안정적으로 비행기 조종사를 양성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비행장 공사에는 민간인뿐 아니라 광주농업학교, 광주서중 학생들이 동원돼 담양 등에서 자갈 등을 채취해왔다. 비행장 부속시설은 모두 18개로 지하시설은 7개였다. 3개는 탄약과 폭탄을 보관했고, 4개는 연료창고였다. 서구 벽진동 사월산, 화정동 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인근, 쌍촌동 중앙공원, 5·18역사공원(505보안대), 5·18기념공원, 천주교 광주대교구, 광주가톨릭대학 평생교육원 터 등이다.

신주백 전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이 2015년 일본 방위성에서 발굴한 1940년대 광주비행장 일대 지도. 현재의 광주 서구 치평동 일대다.신주백 전 독립운동사연구소장 제공

신 전 소장은 대구, 충북 영동 등 다른 지역보다 광주에 지하시설이 많다고 전했다. 학생독립운동기념관 인근에 있는 지하시설은 1970년대까지 상무대(한국군 교육시설) 훈련장소로 활용했다는 주민 증언도 확보했으며 1948년 여순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한 한국군 지휘부도 광주비행장에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 소장은 6곳은 존재가 확인됐지만 5·18기념공원에 있던 비행장 지휘소는 콘크리트로 매립돼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장 지도와 공원에 남아 있는 옛 물탱크 흔적 등을 근거로 지휘소는 지금의 단성전 자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인근에 소형비행기가 이용할 수 있는 활주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신 전 소장은 “부산과 영동은 일제 지하시설을 와인저장고와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다”며 “광주도 지휘소 자리, 활주로 시작과 끝지점 등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보전, 활용 작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광주지역 아시아·태평양전쟁 유적 현황 및 역사문화자산 활용 방안’ 발표에서 “광주에서 일제 지하시설이 처음 확인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은 이를 규명하려는 연구가 미흡했다”며 “시설 대부분 오물로 뒤덮이는 등 방치돼 있어 보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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