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집값 덜 빠진 곳도 풀었으면서"..화성·김포·광명 규제 반발

이가람 2022. 9.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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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해제되지 못한 의왕·광명·김포·화성 등 경기도의 주요 도시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규제 지역을 유지하는 것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2.13% 하락했다. 도시별로 보면 화성이 5.34% 떨어졌다. 시흥(-4.82%), 오산(-4.49%), 의왕(-4.25%) 등은 4% 이상 주저앉았다. 수원(-3.48%), 광명(-3.27%), 하남(-3.24%), 광주(-3.12%), 김포(-1.64%) 등도 내렸다. 대부분 경기 전체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청약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2일 청약 신청을 받은 의왕시 '인덕원 자이 SK뷰'는 1순위 해당지역에서 미달이 발생해 1순위 기타지역에서 가까스로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지난달 청약 일정을 소화한 화성시 '봉담 자이 라젠느'는 평균 경쟁률 자체는 4.8대 1로 나쁘지 않았지만 500가구 중 128가구가 미계약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단지는 오는 28일 무순위 청약에 들어간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하락장에서 규제를 하는 의미가 있나", "수도권 내 규제 해제 지역이 규제 유지 지역보다 집값이 덜 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문제가 아니더라도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소시민들 생각은 안 한다", "추후 경제 흐름이 개선돼서 집값이 오를 때 다시 규제로 묶어도 되는 거 아니냐", "지금은 서울만 빼고 (규제를) 다 풀어도 된다" 등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서울·수도권·세종을 제외한 전국의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고 조정대상지역을 대부분 풀었다. 경기에서는 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 등 외곽지역 5곳만이 조정대상지역 해제 대상에 포함됐다. 나머지 지역은 부동산시장 불안 가능성이 남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39곳, 조정대상지역은 60곳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남부권의 부동산시장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 지역 내에서는 부동산 거래세와 보유세 등이 중과되는 만큼 세금 부담이 크고,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설명이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거래 정상화와 경착륙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규제 완화의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서울 강남처럼 핵심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대한 규제 수위 조정을 통해 실수요가 회복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규제 지역 해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포를 지역구로 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주와 입지가 비슷한 김포는 규제 해제 대상에서 빠졌는데 무슨 기준으로 결정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부의 주장을 면밀히 분석해 이번 결정이 타당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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