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파타고니아 회장은 왜 회사를 통째로 기부했을까?

KBS 2022. 9. 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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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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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아웃도어 파타고니아, 회사 지분 100%를 기후변화 대처 비영리 단체에 기부
- 파타고니아 전신은 암벽 등반 장비 제조사, 작은 철물점으로 시작해 제품군 확장
- 환경 보호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을 넘어서 이본 쉬나드 회장의 철학 재확인
- 패스트 패션 환경오염 일으키는 주범으로 인식…파타고니아는 가격 비싸도 유기농, 친환경 원단 고집
- 파타고니아 ESG 행보로 현지 Z세대 열광하고 기업 평판 순위에서도 1위 차지
- 이본 쉬나드 회장, 주식 상장 유혹 거절…회사 통제권을 잃고 주주 이익 극대화로 간다면 무책임한 회사 될 수 있다고 밝혀
- 다른 브랜드들 파타고니아 트렌드 따라가려고 노력…지속가능성 의식하는 모습
- 포토샵·일러스트 등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 최근 디자인 협업 도구 피그마 인수 밝혀
- 피그마, 어렵고 비싼 디자인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소프트웨어…팀 간 협업 용이
- 피그마 공동 창업자 딜런 필드, 대학 중퇴 후 창업 전선 뛰어들어…기술적 재능과 예술적 감각 뛰어나다는 평
- 어도비는 무리한 대형 M&A로 주가 하락…인수가가 피그마 매출의 50배에 반독점 이슈까지 거래 무산 가능성도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방송시간 : 9월 21일(수) 09:05-10:53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방희 소장 (생활경제연구소)
■ 출연 : 송이라 기자(더 밀크)


◇김방희> 오늘 미래생활사전에서는 예고해 드린 대로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장식하고 있는 두 개의 기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둘 다 우리한테도 익숙한 기업들이어서 소개를 해드리는 겁니다. 하나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죠. 파타고니아의 창업자가 회사 지분 100%를 통째로 기부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돈 많은 분들이 기부하는 일들이야 많이 벌어집니다마는 회사 지분 전부 또 앞으로 생길 미래 수익까지 전부 넘기는 건 드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회사가 좀 크다 싶으면 무조건 상장해서 개인 투자자들 돈 끌어들이려는 생각과는 달라서 어떻게 된 일인지 좀 알아보겠고요. 또 다른 통 큰 M&A 인수합병에 나선 기업이 하나 있는데 우리도 컴퓨터를 켜면 바탕 화면에 이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가 많죠. 어도비라는 회사인데 포토샵 기능도 있고요. 경쟁업체인 디자인 기업 피그마를 인수했는데 이게 금액이 28조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정작 어도비 주가는 급락하고 있어서 또 화제가 되고 있는데 더 밀크 송이라 기자와 함께 두 회사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송이라> 네, 안녕하세요.

◇김방희> 송 기자도 젊은 분이니까 짧은 동영상이 좋습니까?

◆송이라> 요새 좀 익숙해지고 있어요. 10분 넘어가는 동영상은 잘 못 보겠더라고요.

◇김방희> 취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긴 강연 같은 걸 봐야 될 거 아닙니까?

◆송이라> 그럴 때는 1.75배속으로 하고 봅니다.

◇김방희> 별책 부록도 1.7 혹은 1.5배로 보시는 모양이군요. 아까 청취자 분 중에 한 분이 1.5배로 해서 보니까 걱정 말라고 해주셨는데 그렇게 속도를 높여서 해 주고 계시군요.

◆송이라> 1.5배에서 1.75배 정도로 볼 때가 딱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 정도 속도가 익숙해지더라고요.

◇김방희> 콘텐츠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없습니까?

◆송이라> 왜냐하면 자막도 있고 하니까.

◇김방희> 두 배는요?

◆송이라> 두 배는 너무 빨라요 그런데 그럴 때 고민이 뭐냐면 콘텐츠를 생산도 하잖아요. 말을 막 빨리 해야 될 것 같은 약간 그런 고민이 들 때가 있어요.

◇김방희> 그럴 수 있겠군요. 저도 마음이 조급한데 아이디 K4386번 님은 2시간으로 해 주세요. 50분도 짧아요 해 주셨는데. 젊으신 분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파타고니아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여기는 국내에도 들어와 있는 아우도어 브랜드이기 때문에 아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회장 일가가 회사의 소유권을 환경단체 또 비영리재단에 다 넘겼는데 지구를 구하기 위한 명분이라는데 이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송이라> 글로벌 아웃도어 용품 기업 파타고니아를 창업한 이본 쉬나드 회장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지난주죠. 자신과 부인 두 자녀가 소유한 회사 지분 100%를 통째로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쉬나드 일가가 넘긴 지분은 약 30억 달러, 우리 돈 4조 1800억 원에 달하는데요. 일단 지분의 98%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서 세운 비영리단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라는 곳으로 기부를 하기로 했고요. 또 나머지 2%는 신탁사에 넘겼습니다. 이 1400억 원에 달하는 연 매출, 향후 연 매출도 생물 다양성 보전과 전 세계 미개발 토지 보호 활동에 사용될 계획이고요. 올해 83살이에요. 이 쉬나드 회장이. 이분이 뉴욕타임즈와 인터뷰를 장시간 했는데 이런 사실을 직접 밝혔고 이렇게 할 거다가 아니고 이미 했다라고 밝혀서 더 놀라운 소식입니다. 이분이 꾸준히 해왔던 얘기가 기업이 정말 책임을 느껴야 할 대상은 고객도 주주도 직원도 아니고 자신들의 자원 기반, 즉 지구라고 꾸준히 얘기를 해 왔었는데요. 실제 이런 철학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건 정말 쉽지 않은데 통 크게 이번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방희> 고민해왔다고 그래요. 월가에서는 워낙 IPO, 기업 공개를 요청했지만 지구에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를 고민해왔고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그랬는데 회사 지분을 아예 환경보호 활동에 기부하기로 한 결정인데 미국 분위기 여론은 어떻습니까?

◆송이라> 미국은 정말 자본주의의 종주국이잖아요. 그러니까 모든 게 자본주의 논리로 설명이 되는 대표적인 나라인데 그런 미국에서 미국 기업이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감을 받았다. 정말 인스파이어드하다, 놀랍다, 존경스럽다. 이런 반응들이 많고요. 파타고니아가 기업의 ESG 경영 요새 한참 화두잖아요. ESG 경영을 뛰어넘는 새로운 표준을 수립했다. 이런 평가들이 있고요. 또 일각에서는 약간 시샘 어린 시선도 있죠. 당연히 못하니까 자기들은. 가디언이나 이런 언론사에서는 일개의 기업이 이런 로또 같은 행동을 하는 게 의지할 게 아니고 우리가 정말 이 환경 보호를 위해서는 정부들이 더 역할을 더 해야 된다, 이런 류의 얘기들도 있습니다.

◇김방희> 그렇군요. 이 아웃도어 브랜드라고 소개를 해드렸는데 사실 국내에도 워낙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있고 대중적으로도 더 알려져 있는데 파타고니아라는 회사 어떤 곳입니까?

◆송이라> 소장님은 파타고니아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세요.

◇김방희> 금융계 쪽에서는 월가의 유니폼이라고 그래요. 월가가 직원들이 셔츠 위에 플리스로 된 파타고니아 베스트를 대부분 입어요. 그리고 회사 로고가 적힌. 그래서 이걸 보면 골드만삭스에 다니는지 아닌지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흥미로운 건 이분이 가진 독특한 철학 때문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전 세계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잖아요. 월가에서. 일부 월가 투자은행에 대해서는 유니폼 판매를 안 했어요. 그래서 못 입은 투자은행들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어떻게 보면 마케팅이 아니라 디마케팅으로 유명한 회사라고 볼 수 있겠죠.

◆송이라> 그렇죠. 소장님이 볼 때 금융가, 월가가 딱 떠오르시는군요. 저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먼저 딱 떠올라요. 그래서 제가 살았던 보스턴 지역도 워낙에 이 바이오테크 기업도 많고 제2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만큼 창업가들이 많았는데 진짜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전부 다 파타고니아 옷을 입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워크만 가면 다 파타고니야 판이에요. 그래서 왜냐하면 날씨도 워낙에 추웠다 더웠다 이렇게 하니까 말씀하신 대로 그 플리스 재킷이나 이런 베스트, 조끼를 많이 입고 있고요. 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는 미국 IT 기업들의 사실상 교복으로 통하죠. 정말 많은 기업들이 단체복으로도 많이 맞추고 있어요.

◇김방희> 참고로 이 회사 브랜드를 밝히지 않고는 이 내용을 전할 수가 없어서 밝히고 결코 홍보의 목적은 절대 아닙니다.

◆송이라> 그래서 지금 가벼운 플리스 소재 점퍼나 조끼 같은 거는 IT인들의 상징이 된 지 오래고요. 엊그저께 실리콘밸리에서 한 선배 말로는 여기는 정말 교복이다라고 얘기를 할 정도로 그런데 파타고니아가 처음부터 이런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를 판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1973년도에이 캘리포니아 벤추라 지역에서 만들어진 회사인데요. 이 파타고니아의 전신이 암벽 등반 장비를 제조했던 쉬나드 이킨먼트라는 회사예요. 그래서 쉬나드 회장 본인이 굉장히 열렬 암벽등반가였잖아요. 직접 이 등반 장비를 제조해서 쓰는 일종의 작은 철물점에서 시작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김방희> 그러다가 점점 제품군을 확장한 건데 어떻게 보면 이분 하면 회사 브랜드 말고도 이분 자체가 일종의 덕업일치잖아요. 자기가 좋아하던 일을 일과 사업으로 키운 건데 그런 점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부러움을 사는 것 같아요.

◆송이라> 너무 부럽습니다. 그걸 통째로 기부를 했다는 그 통 큰 결정이 정말 자연을 너무 사랑하시는 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쉬나드 회장은 등산뿐만이 아니고 서핑, 카약, 낚시, 캠핑 같은 모든 자연 활동을 즐겼다고 해요. 그래서 거기에 필요한 장비를 직접 생산을 했는데 암벽 등반 전문가인 자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만든 제품들이 반응이 상당히 좋았대요. 초반에. 초반에 가장 잘 팔렸던 도구가 이 바위틈에 이렇게 박는 쇠못. 피톤이라는 쇠못이었는데 이게 철물점에서 직접 주조를 해서 만들었는데 본인이 등반을 하면서 불편한 거를 적용해서 만들었으니까 얼마나 좋겠어요. 그래서 굉장히 성공적이었지만 결국에는 이 피톤이 환경을 해친다는 걸 알고 더 이상 제조하지 않은 것으로도 그런 일화가 유명하죠. 계속 바위에 틈을 내는 거니까요. 그래서 등반할 때 편하고 따뜻하면서 질긴 기능성 의류들로 제품군을 확장을 해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고요. 그런데 파타고니아의 기업 목표가 지구에 불필요한 해를 끼치지 않고 사업을 통해서 자연을 보호하는 것 이렇게 나와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기부로 정말 환경 보호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완전히 잠재우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제가 한 권 갖고 왔는데요. 이게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회장이 쓴 책이에요. 그래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타야 된다. 여기 보면 파타고니아의 기업의 시작부터 기업 재무 마케팅, 환경 모든 철학이 다 담겨 있는데 상당히 자세하고 재미있게 나와 있어서 저는 읽어볼 만한 것 같아요.

◇김방희> 이전 같으면 이것도 전략이겠구나 할 텐데 전 재산, 전 지분, 미래 수익을 다 기부하는데 이걸 마케팅의 일환으로만 볼 수 없겠죠. 실제로도 워낙 최근에 인기가 더 높아지면서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행하는 억만장자 명단에도 올랐는데 개인적으로는 자연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것 빼고는 굉장히 검소한 생활을 한다고 그래요.

◆송이라> 인터뷰만 봐도 굉장히 소박한 그냥 코트는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왔고요. 핸드폰도 컴퓨터 없다고 해요. 참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차도 미국에서 저가 자동차로 분류되는 스바로를 직접 운전하는 검소한 생활을 한다, 이렇게 얘기가 나와 있는데 평소에 자신이 억만장자 명단에 오르는 걸 너무 싫어했대요. 그래서 이번에 이번 기부로 빠지게 됐다면서 기뻐했다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김방희> 국내 언론에서는 또 이본 쉬나드를 미스터 북한산, 이렇게 부르면서 우리나라와의 인연을 강조하던데 우리나라하고 인연이 있죠?

◆송이라> 네, 쉬나드 회장이 주한미군으로 근무를 했대요. 1963년부터 2년 동안 근무를 했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일화가 이 책에 나와 있는데 자유로운 영혼이었을 거 아니에요. 자연을 사랑하니까. 영장을 받자마자 군대를 가기 싫어서 간장을 통째로 마셨다고. 신체검사할 때. 그래서 결국에 하지만 입대를 했고 한국으로 파병이 됐는데 유일한 낙이 한국인 등반가들이랑 산에 오르는 거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북한산에 가면 인수봉에 오르는 루트 중에 취나드 A, B길, 이렇게 있어요. 그런데 쉬나드를 잘못 표기해서 취나드라고 나와 있는 건데 이게 당시 쉬나드 회장이 개척한 루트고요. 신발도 없이 180미터에 달하는 암벽에 달라붙어서 길을 냈다는 걸로도 아주 유명하죠. 그가 등반 장비를 구할 수가 없어서 쌍림동 대장간에서 직접 주문 제작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 같이 등반했던 산악인 선우중옥 씨는 파타고니아 초기에 같이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방희> 국내 원로 산악인들한테도 꽤 유명한 분인데 이분이. 그런데 처음에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가 지구 보호, 기후 변화 방지, 이런 것들을 얘기할 때는 역설적이라고 느꼈어요. 왜냐하면 패션 산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이런 분위기가 팽배했었기 때문에. 뭔가 좀 상충되는 명분을 내걸었는데 그걸 납득시킨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땠을까요.

◆송이라> 참 어려웠겠죠. 패션이 워낙에 환경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주범인데 요새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이렇게 뜻하는 ESG가 언제부터는 굉장히 트렌드가 되면서 기업들은 원치 않아도 환경을 생각하는 척이라도 해야 되는 지금 상황이잖아요. 그런 시대인데 제품이나 서비스를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은 참 쉽지가 않다는 것을 본인도 인정을 해요. 특히 패션 쪽에서는 더 그런데. 그래서 유행을 빠르게 반영해서 저렴한 가격에 유통시키는 패스트 패션 업체들 있잖아요. 이런 업체들은 남은 재고를 다 폐기를 시켜서 정말 그거를 옷 산 같은 게, 칠레에 옷 산, 이런 사진을 보면.

◇김방희> 그걸 또 소각시키기도 하고.

◆송이라> 그 소각을 시키면서 나오는 폐기물, 유해가스, 이런 게 너무너무 심하대요. 그래서 패션 산업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 전체가 10%, 전체 양의 10%가 패션 사업에서 나오고 이게 항공 해운 산업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패션업을 하는 이 파타고니아의 철학이 더 시선을 끄는 건데요. 결국에는 이 쉬나드 회장은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도 우리는 무조건 유기농, 친환경 원단만을 고집한다는 게 초반부터의 원칙이었어요. 그래서 염소나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 사용을 없애고 초원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서 방목 규칙을 개발 중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서 나일론을 염색을 해야 되는데 형광 빛 연료가 얼마나 유독한가를 실제로 계산을 계속 해 보는 거죠. 그런데 유독 하다. 그렇다면 독성이 덜한 독일제 연료로 바꾸자고 독일제 연료로 바꿨어요. 그런데 주황색만큼은 독일제라도 독성이 줄어들지 않더라고 한다면 주황색 옷을 생산하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씩 다 일일이 체크를 해봤다고 해요. 그래서 이 쉬나드 회장 역시 환경오염이 없는 천연 섬유만으로 생산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섬유는 점점 줄어들고 인구는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천연 섬유로 옷만을 만드는 건 안 되니까, 하지만 지속 가능성이 우리 패션업에 계속 멀어지는 목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향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김방희> 말씀하신 것처럼 개별 연료 혹은 기타 소재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 점검을 하고 대체를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고 비싼 가격이라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는 무리다 이런 지적도 초창기부터 있었는데 73년 설립된 이후 회사 매출이나 실적은 어떻습니까?

◆송이라> 1973년 설립된 파타고니아는 지금 10여 개국에서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해서 지난해는 15억 달러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요. 왜냐하면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추정치가 있잖아요. 그래서 쉬하드 회장의 순자산 가치는 지금 12억 달러 정도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1985년부터는 적자가 나는 해에도 매년 매출의 1%는 꼭 기부를 풀뿌리 환경단체 이런데다가 기부를 했어요. 그래서 그런데 희한하게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만 봐도 돈 모아서 파타고니아 사시는 얼토당토않게 비싼 가격은 사실 또 아니거든요. 그리고 아울렛 같은 데 가면 할인도 하고 하니까 저도 블랙 프라이데이, 이럴 때 미국에서 파타고니아 자주 샀었어요.

◇김방희> 실리콘밸리나 월가 같은 데서 많이 소비하고 그러면서 약간 입소문을 탄 게 결정적인데 진정성을 높이 산다고 그럴까요. 그런 건데 그 파타고니아의 전략 가운데 하나 유명한 게 디마케팅이죠. 그러니까 이 재킷을 사지 마시오 하는 광고로 해서 유명해지죠.

◆송이라> 맞습니다. 구글 검색창에서 파타고니아를 친 다음에 d, 소문자 d만 딱 입력하면 자동으로 Don’t buy this jacket. 이렇게 딱 떠요. 그 정도로 유명한 카피 문구인데요. 그러니까 저도 온라인으로 옷을 배송을 시켰는데 종이봉투 겉면에 엄청 크게 이 문구가 쓰여 있더라고요. 그래서 파타고니아 사이트에 들어가면 의류 수선하는 동영상 설명서도 있어요. 새 옷을 사기 전에 먼저 이 이베이 중고 장터부터 확인을 해봐라. 그런 안내도 있고 옷을 이렇게 수선해서 입어라. 그래서 웬만하면 수선해서 입고 사지 말라고 하니까 사람 심리가 더 사고 싶어지는 거죠. 뭔가 파타고니아, 내가 되게 의식 있는 사람 같고 그런 느낌이 있어서 그게 정말 디마케팅에 성공한 사례가 아닐까.

◇김방희> 그렇죠.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얼마나 튼튼하면 중고 사 입어라라는 얘기를 할까. 그건 수선하는 아주 실용적인 방법들도 다 올라와 있거든요. 그래서 그야말로 진정성의 승리 같기도 하고 그런데 미국 현지에서 이 브랜드 이미지는 어때요?

◆송이라> Z세대들이 너무 열광하는 브랜드죠. 그러니까 실제 2016년도에 블랙 프라이데이 때 파타고니아가 본인들이 이 판매 금액을 전부 기부를 하겠다고 발표를 했었어요. 당시 1천만 달러 정도 되는 판매고를 올렸는데 신규 고객이 2만 5000명 정도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계속 인식을 하고 있다는 거죠. 의류, 이런 소비에 대해서도. 지난해에는 악시오스와 설문조사 기관인 해리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기업 평판 순위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 1위로 뽑혔고요.

◇김방희> 그래요? 애플 이런 걸 누른 모양이군요.

◆송이라> 그렇죠. 그 전 해 대비 무려 31계단이나 상승을 했어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같은 대다수의 빅테크 브랜드들은 이미지가 당시에 하락했거든요.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고 운영이 투명한 건강한 회사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 밖에도 햄버거 체인인 우리나라에서는 안 들어와서 모르지만 칙필레나 유니레버 같은 기업들도 ESG 실천 이미지가 강해서 브랜드 평판도가 쭉 올라갔고요. 빅테크 중에서는 다 내렸는데 유일하게 애플만 개인보호정책 때문에 좀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서 어떻게 좀 유지를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이 기업의 목적이 제가 사회 시간에 배울 때만 해도 이윤 창출이라고 배웠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그 이윤 창출에서 한 발 나아간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하는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김방희> 그러니까요. 한 가지 부러운 게 우리나라도 아웃도어 브랜드가 많다는 말씀드렸는데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거든요. 중장년, 이른바 아재 옷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꽤 업력이 된 회사인데 73년 설립이 됐으니까 젊은 세대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고 그것의 바탕에 진정성이나 환경에 대한 고려가 있다는 게 상당히 놀라운데요. 벤치마크를 할 수 없을까요. 국내 기업들이.

◆송이라> 쉽지 않죠. 자기 전 재산 기부하려는 억만장자가 있을까요. 사실 월가에서는 계속해서 이 기업을 유혹해 왔거든요. 기업 공개해라. IPO 하면 대박 난다 이렇게 했는데 상장을 거부했고

◇김방희> 이번에 사실은 이런 방식의 기부를 통해서 실질적으로 미래 상장 가능성도 없애버린 건데 상장 거부한 이유는 뭐라고 밝혔습니까?

◆송이라> 이번 결정이 있기까지 사내에서조차 굉장히 다른 제안들이 많았대요. 얼마나 아쉬웠겠어요. 주식시장에 상장을 해서 기업 가치를 더 높이고 그거를 팔아서 그 금액을 기부하면 어떻겠냐, 이런 류의 제안도 있었고 그런데 쉬나드 회장이 이 모든 제안을 단칼에 거절을 했다고 합니다. 상장을 하면 결국 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되고 주주 이익 극대화로 결국에는 갈 텐데 그렇다면 무책임한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그는 웹사이트에 가보면 이런 레터를 쭉 띄어놨어요. 이번 결정에 대한. 고잉 퍼블릭이 아니고 그러니까, 즉 상장이 아니고 우리는 고잉 퍼포즈. 목적을 갖고 간다고 문구를 띄워놨는데 결국 본인들의 최대 주주는 지구라고 얘기를 한 게 저는 좀 전율이 느껴졌어요.

◇김방희> 자기 논리도 있는 거예요. 그냥 단순히 미사여구만 쓰는 게 아니라 분명한 논리와 그에 따른 실천을 하고 있으니까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입니다. 저희들도 수시로 전할 때가 있는데 통 큰 기부하고 나면 세금 문제가 남아요. 그래서 좋은 일 하고 나쁜 결과가 나올 때도 있는데 이 경우는 지금 세금은 어떻게 됩니까?

◆송이라> 세금도 그냥 다 냈대요. 그래서 이번 기부로 쉬나드 일가 지분의 회장의 지분은 0%, 거기에 지금 240억 원에 달하는 세금 폭탄까지 맞게 됐는데요. 보통 큰 금액을 기부하는 기업가들이 있지만 대부분 세금을 회피하려고 꼼수를 쓰잖아요. 그런데 쉬나드 일가는 금액 자체도 큰데 세금도 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어요. 뉴스에 나오기 전에 이미 지분 정리가 끝난 상태고요. 하겠다가 아니고 했다는 거죠. 그래서 이 분이 인터뷰를 통해서 남긴 얘기가 있는데 지금의 자본주의는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자로 이루어져 있지 않나.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를 좀 본인이 리이미징하고 싶다. 그래서 이런 선한 영향력을 주기 바란다고 얘기를 했고요. 자기는 처음부터 회사를 만들 생각도 없었고 사업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으니 내가 없어도 이 회사가 옳은 가치를 위해서 계속 굴러갈 수 있게 됐으니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런 멘트를 남겼더라고요. 찐자연인다운 목소리 아닙니까?

◇김방희> 찐자연인이죠. 사실 제가 개인적인 호기심도 있고 그래서 미국에서 네팔까지 이렇게 좀 다른 유형의 부자들을 만나보고 싶어서 어떤 채널하고 같이 그런 다큐멘터리를 만든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낀 생각은 한국에서 이런 부자 만나기 쉽지 않겠다. 그래서 제목도 한국에 없는 부자를 찾아서 이런 거였는데 전경련 산하단체에서 아주 비난하는, 그 콘텐츠를 비난하는 여론이 있더라고요. 보니까 부자에 대한 사회적 압박만 가하는 질 나쁜 콘텐츠라고 그랬는데 글쎄요, 뭐가 더 좋은 것인지도 역시 개인이나 기업의 선택이겠죠. 의류 브랜드들 다른 경쟁업체들 입장에서는 조금 신경 쓰이겠네요.

◆송이라> 신경 쓰이죠. 당연히. 그런데 명품 브랜드들은 그래도 좀 이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 Z세대 사이에서 굉장히 다시 역주행하는 브랜드가 발렌시아가거든요. 발렌시아가가 제가 조금 대학생, 약간 사회 초년생일 때 한참 유행했던 브랜드였는데 올해 FW 컬렉션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뭐였냐면 보통 패션 브랜드 컬렉션이라고 하면 뭔가 디자인을 뽐내기 위한 굉장히 화려한 자리잖아요. 그런데 올해 발렌시아가는 기후 변화를 상징하는 인공 눈 돔 세트에서 우크라이나 시 낭송과 함께 쇼를 시작했어요. 모든 사회적 문제를 쇼에 다 녹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환경오염을 의식한 것처럼 비닐 옷을 입고 약간 구부정하게 걸어가는 그런 모델들의 워킹 또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의상을 입고 쓸쓸하게 워킹하는 모델 이런 것을 전면에 이런 분들을 내세워서 시대상을 반영하는 깊은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얻고 있고 그래서 Z세대들이 더 호응을 하고 있는 거예요. 스파 브랜드들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엄청 의식을 하고 있어서 이런 택을 보면 이 옷을 사면 탄소 발자국을 몇 퍼센트나 줄일 수 있다. 재활용 섬유를 얼마큼 사용했다. 이런 것들을 요새는 다 기입을 하고 있죠.

◇김방희> 그러네요, 환경에 대한 의식은 명품에서부터 저가 스파 브랜드까지 지금 다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할 수밖에 없어서 하는 브랜드와 또 본인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걸 목적으로 삼고 실천하는 브랜드의 차이가 좀 드러나고 있는 거. 시장에서의 평가도 그렇게 차이가 벌어지고 있으니까 그나저나 창립자가 회사 통째로 기부한 셈이니까 어떻게 보면 회사의 미래까지 기부해 버렸는데 이 회사는 어떻게 됩니까?

◆송이라> 일단은 비영리 단체로 이동하는 98%는 모두 의결권 없는 주식이고요. 나머지 2%인 의결권 있는 주식은 신탁사로 넘기는데 이 신탁사를 쉬나드 가족이 이끌면서 쉬나드 회장은 파타고니아 이사회에 계속 참여할 예정이에요. CEO도 그대로 가고요. 어찌 보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목적이 완전히 갈아엎어졌다. 이렇게 좀 이런 실험이다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과연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회사의 매출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그것도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김방희> 이 실험이 상당히 흥미롭죠. 그래서 미국에서도 지금 대서특필되고 있는 거고 두 번째 회사도 국내에서 웬만하면 아시죠. 직장인들이라면 다 이 프로그램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아실 텐데 아주 굵직한 인수합병의 주역이 됐습니다. M&A의. PDF파일이라든가 포토샵 같은 걸 보유한 어도비라는 회사인데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최근에 인수한 게 피그마라는 기업인데 이게 왜 지금 뉴스거리가 됩니까?

◆송이라> 인수 금액이 엄청 커요. 아마 다들 어도비는 잘 몰라도 아마 이미지 편집 툴인 포토샵이나 동영상 편집 도구인 프리미어 프로 또 PDF 문서 작성 툴인 아크로뱃, 이런 거는 아마 다 컴퓨터에 깔려 있으실지도 몰라요. 이런 소프트웨어를 만든 공룡 어도비가 지난 15일 경쟁업체인 디자인 협업 도구 피그마를 200억 달러, 우리 돈 약 28조 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저희가 최근에 M&A 소식으로 다뤘던 아마존의 원메디컬 인수, 로봇 청소기 회사 아이로봇 인수 이런 거 줄줄이 얘기를 했었잖아요. 이런 거 다 인수한다고 해도 고작 50억 달러, 60억 달러 이 정도 수준이에요. 그런데 어도비는 피그마 인수에 200억 달러를 쓴 거니까 얼마나 대규모 합병인지 감이 오실 텐데요.

◇김방희> 그러게요. 28조 원이니까.

◆송이라> 이번 거래는 1982년 설립된 어도비의 역사상 가장 큰 M&A고요. 또 IT 업계 전체로 봐도 역대 20위권 안에 들 정도로 대규모 큰 규모의 M&A였습니다. 아직 완성된 건 아니에요.

◇김방희> 그렇죠. 28조 원인데 조금 비싼 게 아니냐 하는 논란도 있고요. 그러니까 현재 기업 가치의 한 2배 정도를 쳐준 건데 IPO 시장이 위축되고 지금처럼 증시 전반이 안 좋을 때는 이렇게 높이 쳐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피그마라는 회사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는데 어떤 회사입니까?

◆송이라> 피그마는 한마디로 비싸고 어려운 디자인을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든 소프트웨어라고 보시면 돼요. 특히 디자인의 결과물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게 만들어서 팀 간의 협업을 쉽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이런 편리함 때문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도 피그마를 이용했고요.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줌, 에어비앤비 같은 굵직한 테크 기업들이 다 피그마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점점 모든 업무가 디지털화될수록 시각 자료나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잖아요. 주변에 피그마 쓰시는 분들 보니까 한 번 써보니까 너무 편리해서 어도비에는 손이 잘 안 가더라,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김방희> 그게 바로 인수합병의 목적일 수도 있겠죠. 경쟁업체를 자금력이 되는 IT 업체들이 인수하는 게 하나의 추세니까 국내에서 화제가 됐던 건 피그마 창업자 딜런 필드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원룸에서 살던 청년이었는데 그야말로 28조 원의 대박을 쳐서 상당히 화제가 되고 있더군요.

◆송이라> 이 피그마가 어도비에 거액에 인수되면서 공동 창업자인 딜런 필드라는 인물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필드는 2009년 동부 아이비리그 중 한 곳인 브라운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학생이에요. 09학번이죠. 여느 학생들처럼 여름에 인턴으로 링크드인, 소셜 매거진인 플립보드 같은 곳에서 인턴을 했는데요. 남들은 인턴하면서 졸업 후에 갈 회사 찾고 추천서 받기 바쁘거든요. 인턴하면. 그런데 이분은 인턴 때 창업 시드머니를 챙겼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피그마를 같이 창업할 브라운대 동문인 에반 월러스도 만났고요. 결국에는 학기 도중에 피터틸이라고 유명하신 분이죠.

◇김방희> 벤처캐피탈리스트죠.

◆송이라> 맞아요. 그래서 그 피터틸 재단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합격을 하면서 브라운대를 중퇴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그 비싼 아이비리그 학비 다 대줬는데 얼마나 속이 탔겠어요. 그래서 반대를 하셨는데도 그만두고 창업지원 전선에 뛰어들었고요. 1달러짜리 커피를 사서 마시면서 피그마를 만들어낸 사람입니다.

◇김방희> 30살밖에 안 됐는데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는데 그런데 이런 자수성가 신화가 나오면 궁금한 게 회사 이끄는 경험이 전혀 없었잖아요. 경영자를 해본 경험이. 어떻게 이런 기업 일구고 또 운영할 수 있었던 거죠.

◆송이라> 일단 처음에는 투자자들의 눈에 벤처 캐피탈리스트 눈에 띄었어요. 그래서 필드는 기술적인 재능도 뛰어나지만 예술적인 감각과 직관력이 굉장히 좋았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고요. 예술과 공학이라는 그의 장점이 피그마라는 디자인 협업 툴로 발현이 된 거고 디자인 툴 써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굉장히 비싸고 배우기도 어렵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생각을 했고 처음부터 그런데 이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래요. 계속 피버팅을 하면서 이걸로 정착을 했고 결국에는 협업과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지원을 했고요. 그런데 문제는 처음에 베타테스트가 나올 때까지 4년도 넘게 걸렸대요.

◇김방희> 그러니까요. 많은 창업 기업들이 겪는 고민인데 실제 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너무 시간이 걸리니까 어떻게 버팁니까?

◆송이라> 그래서 일부 직원들은 불안해서 회사를 떠나기도 했고 필드에게 큰 기대를 했던 투자자들도 다 등을 돌렸대요. 왜냐하면 어떻게 보면 인턴 직원에서 CEO가 된 거잖아요. 그래서 필드는 경영 코치를 세게 받았고요. 베타 버전이 나온 이후에 투자금이 줄줄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6년에는 본 제품이 출시가 됐고 제일 좋았던 거는 팬데믹 때, 코로나 때 다들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까 이렇게 협업이 가능한 디자인 툴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2018년 코로나가 터지기 전인 2018년에는 회사 가치가 고작 1.2억 달러도 안 됐던 회사가 팬데믹 이후에는 무려 100억의 인수 가치로 치솟았고 어도비는 거기에 더블 쳐준 거니까 참 고마워해야겠죠.

◇김방희> 그런데 이 회사를 사서 화제가 되고 난 직후부터 정작 인수한 어도비 주가가 꽤 많이 떨어졌어요. 하루 만에 17% 폭락하기도 하고 시장에서는 너무 비싸게 쳤다. 이렇게 보는 겁니까?

◆송이라> 그렇죠. 아무래도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한 대형 M&A가 성공적으로 간 사례도 있지만 실패한 사례도 굉장히 많잖아요. 과거에 과도한 프리미엄으로 실패한 대표적인 기업이 아메리칸 온라인. AOL의 타임워너 인수가 대표적인데요. 어도비가 피그마의 적정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매겼다는 게 지금 투자업계의 지적이고요. 물론 기업가치를 매기는 것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이번 인수가는 피그마 매출의 50배에 달해요. 그래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를 하더라도 너무 비싸다는 거죠. 게다가 지금 미국 정부가 반독점 이슈에 불을 켜고 있잖아요. 이 거래가 사실상 경쟁자를 제거한 거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최악의 경우에는 지금 엔디비아의 영국 ARM 사례처럼 인수 발표 후에 거래가 무산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고요. 이런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까 주가에 그대로 그 우려감이 반영이 됐어요. 인수 소식이 나온 날 하루에만 16.8% 급락했고요. 이후에도 추가 하락해서 지금 3거래일 만에 20% 이상 하락한 상태입니다.

◇김방희> 이 스타트업 업계의 입장에서는 피그마 창업자 딜런 필드라는 사람 행보가 궁금한데 뭘 할 계획이래요?

◆송이라> 우선 계속해서 지금 피그마를 이끌면서 어도비의 디지털 비즈니스, 디지털 미디어 비즈니스 부분에 소속이 될 예정이고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많이 만나잖아요. 그런데 이 공동 창업자인 월러스가 작년에 번아웃으로 퇴사를 했대요. 그리고 이 딜런 빌드도 어쨌든 회사를 매각한 거니까 뭔가 조금 너무 지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어쨌든 계속 혼자 이끌어 나갈 계획입니다. 피그마를.

◇김방희> 조기 은퇴하겠다. 이 파이어족들의 꿈은 아마 이런 걸 텐데 정작 역사의 흔적을 남길 만큼의 큰 창업과 자수성가를 한 사람들을 보면 조기 은퇴하지 않고 계속 일을 합니다.

◆송이라> 그렇죠. 그래서 성공해서 엑시트 한 분들 만나보면 또 다른 데 계속 성장을 시키는 게 이분들의 성취감인 거예요. 그래서 월급보다는 지분을 받고 그렇게 계속 옮겨 다니시더라고요.

◇김방희> 어도비 주가는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학 개미들이 계시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송이라> 주가 전망은 제가 잘... 어도비는 굉장히 유망한 주식이에요. 그래서 그 전에도 어도비에 대해서 그로스주로 굉장히 훌륭하다 이런 평가를 되게 많이 내렸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주가가 급락했으니 어떻게 보면 기회가 아닐까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방희> 다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죠. 인수합병이 마무리가 잘 될 것이냐 하는 불확실성은 있습니다마는 오히려 지나치게 폭락한 감은 있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더 밀크의 송이라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이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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