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빅마우스', 이대로 보내긴 아쉽잖아..시즌2 부르는 이유 [Oh!쎈 초점]

연휘선 2022. 9. 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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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법으로도 못한 일을 일그러진 영웅이 해냈다. '빅마우스'가 시즌2 기대감을 한껏 높이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크리에이터 장영철·정경순, 극본 김하람, 연출 오충환)가 지난 17일 방송된 16회(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13.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주인공 박창호(이종석 분)가 아내 고미호(임윤아 분)가 죽은 이유를 그대로 돌려줬다. 끝까지 죄를 뉘우치지 않은 최도하(김주헌 분)를 방사능에 피폭되게 만들어 죽인 것. 이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복수가 애청자들에게 큰 통쾌함을 선사했다는 평이다.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 박창호가 우연히 맡은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는 이야기. '빅마우스'는 다소 허황될 수도 있는 이 한 줄짜리 플롯을 16부작 미니시리즈로 발전한 작품이다. 이로 인해 극 초반 사기꾼 빅마우스의 정체가 누구인지 추리하는 과정이 12회까지 이어지며 다소 질질 끄는 듯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박창호가 살아남기 위해 교도소를 장악하는 과정이나, 남편 박창호를 지키기 위해 교도소 밖의 고미호가 해결사처럼 활약하는 모습, 선악이 모호한 이중적인 모습으로 거대한 음모를 전개하는 구천시장 최도하와 특권층의 민낯이 촘촘하게 얽혀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빅마우스'는 법으로도 해내지 못한 정의구현을 개인의 복수로 해내며 애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주인공 박창호는 아무리 승률이 낮다고는 하나 법에 정통한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사법적 판결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감행했다. 하루아침에 빅마우스 누명을 쓴 그의 상황이 특수하기도 했거니와, 교도소부터 검찰, 재판부까지 장악한 특권층이 연루된 범죄를 정의로운 방법으로 단죄하긴 어려운 설정 탓이다. 

이는 비단 드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 솜방망이 처벌로 풀려나는 일이 비일비재한 터. 억울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3심제가 집행유예를 위한 감형 수단으로 악용된 지 오래다.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사법적 판결에 대중의 갈증이 쌓인 결과, '빅마우스'처럼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조차 법을 통한 정의구현이 아닌 자력구제로 개인의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지경에 이른 모양새다. 

물론 '빅마우스' 박창호 같은 인물이 전에 없이 새로웠던 것은 아니다. 법을 초월해 부패한 특권층을 응징하는 이야기는 유사 이래 모든 이야기의 단골 소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형 히어로로 평가받는 홍길동, 전우치는 물론 해외에서 만화로 출발해 영화로도 사랑받은 히어로 배트맨 시리즈, 당장 한국 드라마만 해도 '원더우먼', '모범택시' 등 다양한 작품들에서 비슷한 스토리 구조를 보여왔다. 

다만 '빅마우스'는 방사능 폐수 방류라는 실제 피부와 맞닿은 소재를 극적으로 활용하며 한층 더 몰입감을 높인 모양새다. 또한 여자 주인공에 해당하는 고미호가 극 후반부에 이르러 그 희생자로 숨을 거두는 극적인 설정이 희소성을 더했다. 고미호의 죽음으로 타이틀 롤인 빅마우스 박창호는 살아남았지만, '착한 자는 살아남는다',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며 일종의 반전을 선사한 격이다.

같은 이유로 최도하의 최후 또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극 중 최도하는 자신이 저지른 만행을 그대로 돌려받아 방사능에 피폭돼 피눈물을 흘리며 최후를 맞았다. 악인의 최후를 법에 맡기지 않고 직접 응징하는 '빅마우스'였기에 가능한 결말이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자못 섬짓하면서도 현실에서 불가능하기에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대리만족의 쾌감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2대 빅마우스로 완벽하게 탈바꿈한 변호사 박창호의 결말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인다. 실제 타 방송사이긴 하나 '빅마우스'와 비슷한 성격의 작품인 '원더우먼', '모범택시' 등도 시즌2 제작이 확정된 바. MBC 또한 '검법남녀'로 시리즈 제작 의지를 보였던 데다가, '빅마우스' 제작사 에이스토리 또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으로 시즌제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타이틀롤을 연기한 이종석을 중심으로 배우들의 출연 연속성이나, 이야기의 완성도 등이 과제이겠으나 장영철, 정경순 부부의 크리에이터 참여와 연출력을 인정받은 오충환 감독의 노하우 또한 해결능력을 상회할 터. 이대로 끝내기 아쉬운 '빅마우스2'의 퇴장이 애청자들의 박수를 부르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에이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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