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줍줍]보고싶다, 왕숙아!(feat.3기 신도시)
1. 3기 신도시, 기다리다 지쳤어요 땡벌~
2. 분양가는 올릴게! 분양은 누가 할래?
3. 전세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3기 신도시, 기다리다 지쳤어요 땡벌~
'기다리다 지쳤어요 땡벌 땡벌~' 요즘 부동산 시장을 보면 이 노래가 절로 나와요. 재건축·재개발은 물론이고 신도시 공급까지 함흥차사거든요. 특히 빨리 공급하겠다던 3기 신도시는 입주 계획이 예상보다 지연돼 수요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요.
3기 신도시는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조성을 시작, 수도권 일대 총 189만 가구로 조성될 예정인데요. 지난 2020년만 해도 3기 신도시 최초 입주 시기에 대해 남양주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고양창릉 지구 2025년, 부천대장 지구 2026년으로 예측했어요.
그러나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8월 기준) 최초입주 예정일은 △인천 계양 2026년 상반기 △남양주왕숙2 2026년 하반기 △하남교산·남양주왕숙 2027년 상반기 △부천대장·고양창릉 2027년 하반기로 약 1~2년가량 뒤로 밀린 것으로 확인됐어요.
이렇게 되면 후보지 발표 이후 최초 입주까지 8~9년 소요될 전망인데요. 문제는 여기서 더 밀릴 수도 있다는 거예요. 3기 신도시 조성 지구를 발표한지 4년이 지났지만 예정지 6곳 중 토지 보상이 마무리된 곳은 인천 계양 뿐이거든요. 문화재 발굴 등 변수가 생길 수도 있고요.
이미 사전청약으로만 1만4000가구가 분양된 만큼 수분양자들의 주거 안정이 우려되는데요. 가뜩이나 민간분양도 시장 침체, 공사비 인상 등으로 공급이 밀리고 있는데 공공주택까지도 원활하게 공급이 안 되니... 수요자들은 갈수록 걱정만 쌓일듯 하네요. 분양가는 올릴게! 분양은 누가 할래?
아파트 분양 가격이 또 오른대요!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1.53% 인상)에 이어 두 달 만인 이달 14일 기본형건축비를 2.53% 올렸어요.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동주택의 분양가격(택지비+택지 가산비+기본형 건축비+건축 가산비) 산정에 활용하는 비용인데요.
국토부가 매년 3월1일, 9월15일에 정기적으로 조정해 발표하고 있어요. 다만 철근, 레미콘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비정기적으로 조정하기도 하는데요. 자잿값이 급등하자 올해 7월 비정기 고시 때 기본형건축비를 올리면서 비정기 조정 요건도 완화했어요.
9월 인상분에는 건설자재, 노무비 가격 인상 등이 반영됐는데요. 자재는 합판 거푸집(12.83%), 전력케이블(3.8%), 창호 유리 (0.82%) 상승분이 반영됐어요. 이에 따라 ㎡당 건축비 상한금액(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이하 기준)은 기존 185만7000원에서 190만4000원으로 4만7000원 더 올랐어요.
가뜩이나 오른 분양가가 더 오를 전망이에요. 이미 올 들어 8월까지 전국 아파트 3.3㎡ 기준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평균 분양가보다 11.6% 상승(부동산R114 집계)했거든요. 시장에선 분양가가 오르면 주택 사업자들이 공급을 확대할 거라는 시선도 일부 나오는데요. 현 시점에선 그 반대 시선이 더 많은듯 합니다. 안 그래도 주택 매수 심리가 꺾인 상태라 서울에서도 청약 미달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분양가가 올라가면 청약 시장이 더 외면받을 거라고요. 전세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월세 시대'가 왔어요! 집값 하락,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의 인기가 점차 사그라들더니 최근엔 '깡통 전세' 등 전세 사기 이슈가 불거지자 월세 수요가 눈에 띄게 많아진듯 한데요.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이 지난달 직방 어플리케이션 사용자 13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임차인 중 월세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중은 42.6%, 전세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중은 57.4%로 집계됐어요. 여전히 전세 선호도가 높은 거 아니냐고요?
이 설문조사는 2년 전(2020년 10월)에도 진행했는데요. 그땐 월세를 선호한다는 답변이 17.9%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죠. 임차인들은 월세 선호 이유로 '목돈 부담이 적다'(40.4%),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을 떼일 부담이 적다'(20.7%),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다'(13.5%) 등을 꼽았어요.
한국은행이 올해만 세 차례(총 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해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집값은 떨어지니 갭투자 한 집주인 등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 등이 나오고 있거든요.
실제 월세 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어요.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올해 2월(52.50%)부터 7개월째 전세 비중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하지만 수요가 많아지면 임대료도 오르기 마련이라 이러나 저러나 세입자들의 지갑만 더 얇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흑.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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