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치원 교사 선발인원 4년만에 170명→10명.. "교사 더 뽑아 학급당 정원 줄여야" 반발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대대적인 교원 정원 감축에 나서면서 서울 공립유치원 신규교사 선발규모가 4년 만에 17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초등교사 선발 규모도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교원단체와 교대생 등은 과밀학급 문제 해소를 위해 오히려 채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14일 오전 10시 2023학년도 공립유치원과 공립초등학교, 특수학교(유·초) 교원 임용시험 모집공고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교육부가 취합한 선발규모를 보면 내년도 전국 초등학교 신규교사 선발인원은 3561명으로 2022학년도(3758명)보다 5.2% 줄었다. 공립유치원 신규교사는 422명으로 579명을 뽑았던 2022학년도보다 27.1% 급감했다. 특수교사는 유치원 105명, 초등 244명 등 총 349명을 선발하기로 해 2022학년도 대비 61% 줄었다.
이른바 ‘임용적체’ 현상이 심각한 서울의 유아·초등교사 선발인원 감소가 눈에 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시험에서 공립 유치원교사를 단 10명만 선발한다. 서울 공립 유치원교사 선발인원은 2019학년도에는 170명, 2020학년도에는 103명, 2021학년도 90명, 2022학년도 42명으로 계속 줄었다.
초등교사 선발인원은 115명으로 2022학년도(216명)에 비해 반토막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신규 초등교사를 2016학년도 960명, 2017학년도 846명 뽑았으나 2018학년도부터 385명으로 확 줄였다. 이어 2019학년도와 2020학년도에는 370명을 뽑았고, 2021학년도에 304명, 2022학년도 216명으로 계속 줄이고 있다.
다른 지역도 선발인원이 크게 줄어든 곳이 많다. 초등교사 선발인원은 부산이 지난해 50명에서 올해 30명으로, 전남이 200명에서 163명으로 크게 줄었다. 유치원의 경우 대구(3명), 광주(3명), 대전(2명) 등 한 자리수 인원만 뽑는 교육청도 있다.
신규교사 선발인원은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결정한다. 교육부가 교원수급계획에 따라 임용시험 6개월 전까지 그 해에 뽑는 인원을 사전예고하고, 임용시험 최종 공고일에 맞춰 최종 선발규모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교육부가 사전예고 때부터 선발인원을 대폭 감축하면서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 7월 ‘교원 정원 감축 중단을 촉구하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반발이 일었다.
교대생과 교원단체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해 신규교사 선발을 늘려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 23만3345개 학급 중 5만4050학급(23.2%)이 과밀학급 기준인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교사를 줄일 경우 교단이 전반적으로 고령화될 수도 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이날 성명에서 “시도교육청들이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 도입과 유지를 위해 비정규직 교사를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질높은 공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교육에 투자해야 하며 교육투자의 핵심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교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원의 경우 학급당 유아 수 상한선이 최대 26명에 달하는 지역도 있어 이를 대폭 낮춰야 한다는 현장 요구가 거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맞춤형 학습과 놀이중심 교육, 유아의 안전을 고려하면 학급당 유아 수를 연령별로 12~16명까지 낮추고 정규교원을 확충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이런 요구를 무시했다”며 “법정 정원대비 배치율이 83%에 불과한 특수교사 선발인원을 줄인 것은 특수교육 포기”라고 지적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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